바람은 왜 부는가.
어디에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가.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인
바람은 움직임으로써 살아 있는 기능을 한다.
움직임이 없다면 그건 바람일 수 없다.
움직이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겠는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으로 움직이고 흐른다.
강물이 흐르고 바다가 출렁이는 것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묵묵히 서 있는 나무들도 움직이면서 안으로
끈임없이 수액을 돌게 한다.
해가 뜨고 지는 거나 달이 찼다가 기우는 것도,
해와 달이 살아 있어 그런 작용을 한다.
우주의 호흡과 같은 이런 움직임과 흐름이
없다면 사람 또한 살아갈 수 없다.
이 세상에서 멈추거나 고정 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멈춤과 고정됨은 곧 죽음을 뜻한다.
그러니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 움직임과 흐름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것은 변화를 거치면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하나의 극에서 다른 극으로 움직이면서 변화한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통해서 새롭고 신선한
삶을 이룰 수 있다.
- 법정 스님 / '오두막편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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