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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책

세월이 가면....

작성자사랑해~~~!!(전남 곡성)|작성시간22.07.15|조회수27 목록 댓글 4
 

결코 지울 수 없는 인연 우연과 인연은 
나와는 전혀 무관한 그냥 지나쳐 갈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참으로 우연한 마주침에서 
시작된 인연에 끈은 한 올 한 올 엮어 
가는 것이 우리네 삶은 아닐런지...

우연과 인연은 어느 날 어느 시에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느낌도 없이 영상처럼 
스쳐가야 할 사람이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마주치는 것은 아마도 인연 이였기 때문이겠지요
 
인연이 되려면 외면할 사람도 
자꾸 보면 새롭게 보인다고 합니다. 
"하루"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다 보면 
이런저런 마주침에서 비롯된 인연이 있을 겁니다. 

그러한 인연이 시작되기까지 어디엔가 
흔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연에도 여러 갈래가 있나 봅니다.
결코, 만나서는 안 될 악연이 있는가 하면 이웃과
나눔의 선한 인연도 있겠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에 만남의 인연도 있겠지요. 

오늘 내가 마주침에 인연은 어떤 인연에 
바램인지를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하루입니다.  

그 바램을 말하고는 싶은데 목구멍으로 침을 
꿀꺽 삼키듯 참아 살아야겠습니다.

이처럼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연을 맺으며 
그 끈을 붙잡고 갈망하며 존재하게 되는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게 우연이고 인연인가 봅니다. 
인연에도 지푸라기 같은 끈이 있는가 하면 질긴 
끈도 있으리라 봅니다. 

오늘 나는 이 두 가지의 끈을 모두 
꼭 붙잡고 존재하고 싶습니다.  






세월이 가면...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힘없이 뒤돌아 서는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 줘요



세월이 가면...임태경



세월이 가면 

- 박인환 詩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강원도 인제에 있는 박인환 문학관

세월이 가면 / 박인희 (박인환 詩)


한국에서 [버지니아 울프]하면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아직도 많을까..? 
우리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참고서에서 한두번씩은 꼭 마주치는 詩였는데.. 박인환은 1925년에 태어나 
1956년에 죽은 시인이다. 

본인의 아이덴티티는 시인이었지만, 생전에 시집이라고 딱 한 권을 내었을 뿐인 무명의 시인이었다. 
키크고 훤칠한 멋쟁이였고, 술을 마시지 않고는 하루도 버티지 못했고, 외향선을 탄다느니 기자를 한다느니, 
서점을 차린다느니 하며 이것저것을 하였지만, 딱히 잘 된 일은 하나도 없었다. 

전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이라고는 명동성당과 국립극장 정도인 명동거리를 밤마다 

헤매이며, 찻집에는 만년필을 저당 잡히고, 대폿집에서조차 술값이 밀려 외상으로 술을 마시며, 댄디즘과 
자조와, 직시하고픈 한편으로 눈을 돌리고 싶도록 스산한 현실의 사이를 오락가락 하며 살고 있던, 

그런 어느 초봄날 저녁에..
단골 대폿집 자리에서, 외상값을 해결하려 했는지 그것도 아니면 첫사랑의 추억을 기리려 했는지, 박인환은 
즉흥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옆에 앉아있던 이진섭이 그 시에 맞춰 곡을 지었고, 나애심이 동석해 
있었으나노래는 부르지 않은 듯, 뒤이어 온 테너 임만석이 이 즉흥곡을 불러보이고, 명동백작 
이봉구가 자리의 증인이 되어 자신의 소설에 이 장면을 그려넣는다. 

 
[세월이 가면]은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이다.
이 즉흥을 남기고 며칠도 지나지 않아 박인환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친구 김훈에게서 자장면 
한 그릇 얻어먹고, 술에 취한 채, 봄 코트도 찾아오지 못해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채였다고 한다. 

여름은 통속이고 겨울이 아니고서야 멋들어지게 코트도 하나 입지 못하니 못쓰겠다던 그였으니, 
그래도 옷은 좋아하던 것으로 입고 떠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양주 조니워커를 유달리 좋아했지만 돈이 없어서 소주나 막걸리만 마시던 그에게, 
마지막 가는 길에라도 마음껏 마시라고 친구들은 그의 관에 조니워커를 부어주며 울었다고 한다. 
그의 나이 서른 한 살이 되는 해였다.

[세월이 가면]의 시는 애처로운 관념이 앞서고, 노랫가락은 샹송과도 같고. 자조와 센티멘탈리즘이 주조인 
박인환의 다른 시들까지 비록 내 마음에 딱 공명하는 종류의 것은 없다 할지라도, 몇몇의 가슴을 울리는 
구절들을 찾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식민지 시대와 해방,전쟁통을 거쳐 피폐해진 서울 거리에서 버지니아 
울프니, 샹송이니,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버티어야 했던 마음, 먼 곳의 이미지를 동경하고 그리워하지 
않고는 현실을 견딜 수 없었던 처지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자조하며 허무하게 살다 간 시인..
술마시고 담배피우던 시인.. 서른 한 살 짧게 살다 간 그 사람의 노래는 아직도 여기에 있어 울리우니, 
그래,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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