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있습니다
촛점 잃고 흐려지는 노을 보다
별 지는 먼곳에 서면 가만히 있어도
잔금으로 부서지는 그런 날 있습니다
마른 풀로 뒹굴다 물끼 잃은 잎새에 엎드린
단풍처럼 아픈 그런 날 있습니다
누가 오기로 한것도 아닌데
대문밖 오가다 옆으로 눕는 정오에 깔리는
외눈의 담장이에 마음 거두지 못하고
구름에 하늘 베끼는 바람에 나즈막히
무너지는 가슴 들키고픈 날 있습니다
오랜 종이에 빛바랜 무늬처럼 번지다
허기 더하는 어둠에 유리빛으로 고이는 저녁
혼자 떠는 밥숟가락에 얌전히 깔리는
슬픔이 않되기를 바라는 그런 날 있습니다
외투 벗지 못하고 선채로 두꺼워지는 그리움
가랑잎에 걸려 그 하루 꿈으로
오지 않았으면 싶은 그런 날 있습니다
술잔에 남은 거품위에 남은 꽃빛 수놓다
말랑한 흔적 남기고 간 그 가을에
나마저 지워져 버리길 바랬던
어디서 시작된지 알 수 없는
막연한 아픔에 헤매는 그런 날 있습니다
추수 끝난 빈들에 떠도는 허수아비 같아
세월의 때위에 가슴 포개고 울어도
젖가락 처럼 가늘어지는 그 밤 너무 길고
내안에 흐르는 그림자 같은 삶마저 너무 긴것 같아
따라내도 알몸으로 남는 석양에 남은 나이 두고
또다시 지워졌으면 싶은 그런 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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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 임지훈
길을 걸었지
누군가 곁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 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지네
마음은 얼고
나는 그곳에 서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나는 놀라 서 있던 거지
달빛이 숨어 흐느끼고 있네
우~떠나버린 그 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맘은 너무 아팠네
이미 그대 돌아 서 있는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우~ 떠나버린 그사람
우~ 생각나네
우~ 돌아선 그 사람
우~ 생각나네
묻지 않았지
왜 나를 떠나느냐고
하지만 맘은 너무 아팠네
이미 그대 돌아서 있는걸
혼자 어쩔 수 없었지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
미운건 오히려 나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