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만 해도 긴장이 연속된 삶을 살았을 때는
웬만한 더위와 추위에도 버티었는데 올여름 더위는 덥긴 덥다
어지간해서는 더위와 추위를 안타는 나인데도 덥긴 덥다
긴장이 풀어져서 그럴까 하고 나 자신에게 물음표를 새겨본다
사람들이 더위 때문에 지치겠는가
다 먹고살자고 지치고 그나마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 열받는 가운데 살아남아야 하고
그 마주한 일들이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하니 하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안식처가 어디 있는지 여러 번 물어야 한다
모든 게 귀찮고 싫으면 이미 지친 것이고
생활 속에서 의욕이 없고 우울증세가 지속되면 과감히 하던 일을 끊고
좀 쉬대 잘 놀아야 한다.
맞는 말 같은데 책임감이 뒤따라 그게 안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리 달리다간 몸뚱이도 정신력도 답이 없다
길도 못 찾고 헤매는 사람들
답을 알아도 그리 가지 못하는 세상
이 누구의 허물이란 말인가
내가 아프면 나로써 끝나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 이해인의《작은 기도》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