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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해경

아기는 엄마라는 발음으로 운다 / 김기택

작성자안해경|작성시간26.06.07|조회수6 목록 댓글 0

 

 

 

울음이 입을 열 때마다

엄마가 동그랗게 새겨지는 입술

엄어 닫혔다가 마에 열려서

울 때마다 저절로 나오는 말 엄마

 

아기가 태어날 때

아기 울음과 함께 태어난 말 엄마

첫울음에서 나온 첫말 엄마

입보다 먼저 울음이 배운 말 엄마

아무리 크게 울어도

발음이 뭉개지지 않는 말 엄마

 

울음에 깊이 빠져 있을 때

아기는 엄마가 있는 곳을 아는 것 같다

엄마 찾는 길을 아는 것 같다

지치지 않고 나오는 울음을 다 뒤져서

나기 전부터 제 몸에 새겨진

엄마를 찾아내는 것 같다

 

울음이 몸을 다 차지하면

아기는 노래하며 노는 것 같다

엄마 심장 소리를 타고 노는 것 같다

 

우는 동안은 신났다가도

울음이 그치면 아기는 시무룩해지고

엄마라는 말만 입술에 덩그러니 남는다

울음이 더 남아 있다고

딸꾹질이 자꾸 목구멍을 들이받는다

 

 

 

[낫이라는 칼], 문학과 지성사.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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