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
독 후 감 : 추 청 화
이 책의 표지 그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1632~1675)의 작품이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도 불리는 이 그림은, 베일에 싸인 화가의 생애처럼 신비감이 느껴진다. 단순하지만 조화로운 구성, 선명한 색채 그리고 반짝이는 진주 구걸이가 그림 전체에 멋지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터번을 두른 진주 귀걸이 소녀는 과연 누구인 것일까.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주로 그려진 트로니( Tronie : 고유의상을 입은 특별한 인물 유형을 대표하는 가슴 높이로 그린 초상화)로,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이국적인 인물 유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그림 속으로 튀어나와 관람자의 손을 이끌 것 같은 소녀의 인상은 신비감을 증폭시킨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베르메르의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영감을 얻어 화가와 모델 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상하고 재구성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항구도시 델프트에서의 일상을 모델 그리트의 눈으로 이야기한다. 소설의 주인공 그리트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하녀로서의 새로운 삶에서 부딪히는 일상과 감정에 적응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베르메르의 화실을 청소하다가 베르메르의 마음에 들게 되고 그의 일을 돕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베르메르와의 애정이 싹트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님께선 마음이 내키지도 않는 푸줏간 집의 아들 피터와 결혼하기 원한다. 게다가 베르메르의 주 후원자인 반 라위번이 그녀를 욕심내어 베르메르에게 내키지도 않는 그림을 그리게 한다. 할 수 없이 그리트를 모델로 하여 그리는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엔 신뢰, 갈등, 애정, 수치심 등이 생겨나게 된다. 그 과정을 바라보는 베르메르 부인은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받는 그리트에게 질투를 하게 되고 결국 베르메르의 집을 나가게 된다.
그리트가 베르메르의 집에서 나가고 푸줏간의 아들 피터와 결혼하고 몇 년 후, 베르메르는 그림그릴 때 귀에 걸었던 진주 귀걸이를 전해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원인을 모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트는 그 귀걸이를 팔아서 피터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완전한 해방을 맞는 것으로 책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작가는 과연 어떤내용에 초점을 두고 이 글을 쓴 것일까? 그리트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둔 것일까,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둔 것일까. 아버지의 실직으로 인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베르메르 집안의 하녀로 일하게 되었고, 남다른 미술적 감각과 베르메르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의 작품 활동을 도운 것일 뿐인데, 베르메르의 아내 카타리나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매력과 남편의 관심을 받는 그리트를 질투하게 된다. 결국 그리트는 자신의 감정보다 환경에 의해 주어진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베르메르가 남긴 진주 귀걸이를 그냥 가지지 않고 팔아서 그 돈을 피터에게 주면서 그 동안의 빚진 마음에서 자유를 선택하면서 마무리되어 조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인상적인 구절은 다음과 같다.
p.271 결심을 했을 때, 나는 알았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임을.
내 삶의 대부분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내 의지와는 무관한 선택을 많이 해왔다. 비록 그 선택이 나를 위한 것이었거나 결국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 할지라도, 삶의 중요한 순간에 자기 자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마냥 주어진 환경에 떠밀려 선택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혼자 다독일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의 선택을 하고 그 책임도 온전하게 지는 그런 삶을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