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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패러디 숙제

작성자강은숙|작성시간26.06.11|조회수12 목록 댓글 0

양지쪽/ 윤동주

 

저쪽으로 황토 실은 봄바람이

호인(胡人)의 물레바퀴처럼 돌아 지내고

아롱진 사월 태양의 손길이

벽을 등진 설운 가슴마다 올올이 만진다.

 

지도째기 놀음에 뉘 땅인 줄 모르는 애들이

한뼘 손가락이 짧음을 한(恨)함이여

 

아서라! 가뜩이나 엷은 평화가

깨어질까 근심스럽다.

 

 

 

음지식물

 

번쩍이는 볕들이 내리쬐고 나면

이파리가 검게 탄 얼굴처럼 변하고

따사로웠던 5월의 손길도 이제는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 같다

 

커다란 나무 아래 자리 잡고

추위에 떨던 때가 어제인 듯도 한 대

 

앞으로 다가올 뜨거움을

어찌 피할가 걱정스럽다

 

 

 

몇 번째 봄/이병률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 구나

 

겨울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몇 번째 여름

 

7년간을 땅속에서 살다 깨어난 매미는

뜨거운 여름도 추워서 맴맴하고 우는구나

 

바다에서 웃는 소리가 거슬려

검은 구름 잔뜩 찌푸리고 태풍은 달려오는구나

 

여름에는 가을에 떠난 사람 생각에

땀도 눈물처럼 마를 날이 없구나

 

내 머릿속에는 생각이 많아서

밤새 뒤척이며 잠을 잘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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