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대 순종의 유릉(裕陵) (Ⅲ)
○ 건축물
유릉에 건립된 건물은 침전, 비각, 홍살문, 수라간, 수복방으로 어재실 이하의 각 처소는 건립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중 수라간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 침전
유릉의 침전은 대한제국기 선포 이후 조성된 능에 건립된 산릉의례용 건물로, 홍릉의 침전과 마찬가지로 ‘오례의’의 5칸 정자각 제도를 따라 건립한 후 배위청을 그 내부로 들인 건물이다. 전체 규모는 정면 5칸, 측면 4칸이다. 월대의 전면과 좌우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전면에 3개소, 좌우면에 각 2개소가 설치되어 있다.
유릉의 3면 운제는 모두 계단이 4단으로, 소맷돌에는 쇠시리만 있고 구름문양은 새기지 않았다. 고석에는 삼태극을 돋을새김하였다.
침전 후면의 신교는 침전 월대와 능상의 지형이 끝나는 곳의 계체석에 걸쳐 만들었는데, 길이 1,200mm, 폭 1,080mm의 장대석 1매를 사용했다.
㉯ 비각
유릉의 비각은 침전의 좌측에 위치해 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이며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용마루와 내림마루에 양상도회하고, 용마루의 좌우에는 용두를 내림마루에는 용두와 잡상 3개씩을 설치했다.
비각의 간잡이는 정면과 측면의 어칸 모두 3,390mm고, 협칸은 정면과 측면 모두 1,170mm다. 비각의 높이는 지면에서 용마루까지 8,945mm, 주심도리하부까지의 높이가 4,965mm다.
비각의 정면에는 2칸 모두 판살벽의 가운데 우리판문을 두어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양측면과 후면의 하부는 화방벽을 설치하고 상단에는 홍살을 촘촘히 설치하여 조류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통풍이 원활하도록 하였다.
㉰ 수복방·수라간
일반적인 능제에 따라 수라간과 수복방을 침전을 중심으로 대칭되도록 배치했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수복방뿐이다. 침전의 좌측에 건립된 수복방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1칸 반이다.
㉱ 예감·산신석·제정
유릉의 예감은 침전의 우측 뒤편에 자리하였으며, 화강석 지대석 위에 반방전을 쌓아 굴뚝 형상으로 조성했다. 평면은 790*790mm고, 노출된 전면의 높이는 1,315mm지만 지형의 영향으로 뒤쪽은 400mm 정도가 흙에 파묻혀 있다.
유릉의 산신석은 침전 뒤편 예감과 대칭되는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모양은 장방형으로 크기는 1,300*890mm이고, 높이는 420mm다. 유릉의 산신석은 밑부분이 많이 노출되어 있어 2매로 구성된 지대석을 볼 수 있다. 모서리는 사선으로 갈아 마감하였다.
유릉의 제정은 홍살문 바같쪽 서편에 설치되어 있다. 둥근 형태의 우물은 현재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둘레에는 화강석과 방전을 이용해 사고석 담장을 쌓고 기와를 얹었다. 정면에는 살문을 두어 출입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재실 앞쪽에 또 다른 우물이 하나 있다. 담장 없이 갓변에 19개의 사다리꼴 석재를 배치해 원형을 만들고, 윗면은 4개의 장대석으로 우물 틀을 짠 다음, 3개의 장대석으로 위로 덮어 두었다.
㉲ 홍살문·판위·향어로·거석(炬石)
유릉의 홍살문은 능침 및 침전의 축에 맞추어 건립되었다. 현재 홍살문의 위치는 침전 월대로부터 약 5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홍살문의 구조는 두 개의 기둥을 5,700mm 간격으로 배치하고, 그 위에 높이 4,985mm 정도 되는 기둥을 원형 초석 위에 세웠다. 기둥 상부에는 두 개의 횡목을 관통하여 걸고, 14개의 살을 등간격으로 세우고 중앙에 삼태극 문양을 두었다.
유릉의 판위는 홍살문의 서편에 자리하고 있다. 바깥쪽으로만 다듬어진 장대석으로 사방틀을 짜고 안쪽에 방전을 깔아 포장했다. 판위의 크기는 길이가 2,492mm, 폭이 2,533mm로 거의 정방형이다.
홍살문 가운데 부분에서 시작하는 향어로는 다른 능과 달리 가운데 향로 부분만 가장자리를 장대석으로 두르고 박석을 깔았다. 향로의 좌우에도 박석을 깔았지만 장대석 경계가 없어, 홍릉의 3중로와 같은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 폭은 향로가 2,172mm다.
유릉에는 재실부터 침전의 동편 운제로 이어지는 박석 포장길이 또 하나 있다. 폭은 1,890mm로 홍릉의 내재실에서 서편 운제로 연결되는 길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 재실
‘순종효황제산릉주감의궤(1926)’에 의하면 유릉에는 별도의 재실을 짓지 않고 홍릉의 재실과 각 처소를 통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현재 유릉 영역에 있는 어재실, 예재실 이하의 처소들은 모두 홍릉 조성 시 건립된 것이다.
(순종 유릉 3부 끝)
<출처 : 2015 조선왕릉 종합학술보고서 [Ⅸ], 순종 유릉, 국립문화재연구소>
□ 유릉의 특징
① 유릉의 석물은 일본인 조각가 아이바 히코지로 등이 제작하였으며, 이들은 석물 제작을 위해 석고로 작은 모형을 실험적으로 만들거나 작업장에서 실제 크기의 석고 모형을 만들어, 이를 석재에 그대로 옮기는 방법을 택해 전통적인 왕릉 석물 조각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기법으로 석물을 제작하였다. 이 때문에 유릉의 석물은 실제 사람이나 동물 모습이라고 해도 그럴법할 정도로 입체감과 사실성이 뛰어난 기법으로 조영될 수 있었다.
② 일제강점기 후 완성된 홍릉과 유릉은 조선왕실의 제례를 축소 생략시킨 일제에 의해 조포사가 없는 유일한 능이 되었다.
③ 홍릉과 유릉은 능원의 사신사를 따라 담장을 두른 것이 독특하다. 홍릉은 전돌을 쌓아 담장을 두르고 있어 전통 담장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유릉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능원으로 현대식 시멘트 패널로 담장을 둘러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④ 유릉은 능침 수십미터 앞에 볼록한 언덕을 두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조선왕릉에서 능침공간과 정자각이 직선축으로 이어지는 예와 달리 정청과 축을 달리하고 있어 독특하다.
⑤ 마치 사악한 기운을 저지하듯, 우락부락한 인상을 하고 있는 조선왕릉의 나어두문과 달리, 유릉의 나어두는 크기도 소략하지만, 위엄이 사라진 미소띤 표정을 짓고 있다.
⑥ 유릉 문석인은 실제 인체를 모델링한 듯 입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전통 왕릉 석인과는 전혀 다른 기법으로 완성된 근대 조소의 단면을 보여준다.
⑦ 유릉 석인은 조선왕릉 석인의 도상과 전통을 기반으로, 근대 조소기법을 적용한 서구적 미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황제릉을 수호하는 석인의 위엄성은 구현되지 못하였고, 기능적인 미가 더욱 강조되었다.
⑧ 문석인의 양관은 세로선이 7줄인 7량관으로 조각되어 있다. 조선에서는 중국의 품계에 비해 2등급씩 떨어뜨려 착용하는 ‘이등체강원칙’을 적용하여, 1품은 5량관 이었으나, 1897년 대한제국이 성립되면서 이전의 예제를 고쳐 1품은 7량관을 쓰도록 개정되었다. 따라서 7량관을 쓴 문석인은 1품 관리임을 시사한다.
□ 여행 후기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
명성왕후가 낳은 아이 중 유일하게 성년까지 성장한 귀한 아들이었지만,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다. 더구나 1898년 러시아 역관 김홍륙의 독차사건으로, 순종은 이가 다 빠져 틀니를 끼고 살아야 했고 자주 혈변을 누었다.
그리고 1907년 헤이그특사사건으로, 고종이 강제 퇴위당하고 순종이 즉위하지만, 고종과 순종은 이에 반발하여 양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순종이 왕이 된 1907년부터 일본은 조선에 대한 침략을 노골적으로 단행하다가, 마침내 1910. 08. 29 한일병합조약을 반포하니,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세운 이후 500여 년 동안 유지해 온 조선왕조는 경술국치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순종은 창덕궁에 거주하며 16년간 창덕궁 전하로 지냈고, 이복동생 영친왕과 덕혜옹주는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식 교육을 받고 일본인과 강제로 정략결혼을 하니 일본의 내선일체의 희생양이 된다. 아마도 일본으로서는 순종이 아들이 없었으니, 그 방계의 후손들도 모두 일본화하는 것이 목표였을 것이다.
얼마 전 본 영화 덕혜옹주가 생각난다. 그녀의 기구한 삶과 함께 조선의 궁궐이었던 경복궁의 문은 닫혔다.
2019. 12. 21.
순종의 유릉을 다녀와서
사빈 하 창 락 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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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빈 하창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20 조선왕릉 탐방을 마치며
그동안 저의 부족한 글, 「조선왕릉탐방」을 읽어주신 회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오늘로써 글의 연재를 모두 마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올해도 『문장』과 「문장인문학회」에 풍성한 문학적 성과가 함께 하시길 기원하오며, 그동안 지면을 허락해 주신 교수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 01. 20.
사빈 하창락 올림. -
작성자최달천 바다낚 작성시간 26.01.21 좋은 자료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