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에 목어 한 마리 살고 있었네
물빛 고운 날
목질의 가시 지느러미
물을 할퀴어 거품으로 돌아오는
뱃길을 열어놓고 있었지
아가미 뻐끔 거릴 때 마다 뱉어내는
수 천 수 백 마디의 법문
텅빈 뱃 속을 가득 채운 목탁소리
바다가 법당이다
춘곤증으로 나른해진 어느 해 봄날
꽃 향에 취해 선사를 탈출했지만
어리석어라 변심한 물고기여
박제된 육신으로는 꿈꾸던 피안까지 헤엄쳐 건널 수 없다
지금도 저 아득히 먼 바다 외딴 섬 기슭엔 전설처럼
눈 멀어 앞 못 보는 목어 한 마리
짓다가 부수다가
시 닮은 절 하나 끌어안고 몸부림치고 있다
(제미나이가 그려준 손오공 닮은 목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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