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모니터의 수치는
바쁘게 움직이고
삑삑거리는 기계음이 소란스럽다
바이탈을 확인하고
숫자를 적는 손은
늘 정확해야 했지만
마음까지 숫자로 만들 수는 없다
호흡이 빨라질 때도 느려질 때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살리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보내기 위한 기록이 될 수 있다는 걸
산소를 올리고
맥박을 혈압을 또 확인한다
해야 할 일은 분명한데
마음은 늘 한 박자 늦다
늙은 몸이
이별에 익숙한 듯 조용해져
눈을 감겨 드리고
심전도를 확인후 흔적을 출력한다
이 방에서
몇 번째 마지막인지
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차트에 적히는 것은
시간과 숫자
적히지 않는 것은
숨이 멎던 순간의 표정
그 짧은 틈에서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보낸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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