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급여/노자규

작성자仁影|작성시간26.06.23|조회수1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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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규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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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급여


때 늦은 저녁,

하나둘 별들이 놓아둔 길을 따라

편의점으로 들어온 폐지 줍는 할머니와

손자로 보이는 남자아이는


이쪽저쪽을 돌며

먹고 싶은 것들을 한 아름 카운터에

올려놓더니


"난 빵 하나면 됐고,

나머진 할머니가 좋아하는 거야."


"죽은 왜 샀어?

오늘 우리 동민이 생일인데

네가 먹고 싶은 걸 사라니까."


"만 이천 원입니다."


알바생의 말에

할머니는 주머니 속 폐지를 팔아

모은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건네놓더니

아무리 뒤져봐도 백 원짜리 몇 개밖에

나오는 게 없어 난처한 표정으로

알바생을 바라보던 그때,


뒤에

서 있던 중년의 남자가 말했다.


"바쁘니까 제가 계산 먼저 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들고 있던 우유 하나를 카운터에

올려놓는 게 아니겠어요.


일한 지 겨우 한 달밖에 안 된 알바생이

얼떨결에 바코드를 가져다 대자마자

카드를 내민 남자는 급하다는 듯

후다닥 뛰어나가 버렸고


"이보게, 젊은 양반. ..

그럼 이 죽은 빼줘요."


"할머니, ..

어제부터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그러실 필요 없어요, 할머니. ..

금방 나가신 분이 같이 계산하고 가셨거든요."


고마움도 다 못 채워주는 세상에

미안함을 남겨준 게 마음 쓰인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더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있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또 신세를 졌구먼."


한 뼘 더 커진 얼굴로

손수레를 끌고 다정하게 멀어지는

할머니와 손자를 바라보는 알바생의

얼굴에는


남들이 먼저 행복해지는 게

내가 행복해지는 거라는 미소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첫 급여를 탄 돈으로

나눌 수 있었던 행복에 기뻐하면서….


펴냄 /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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