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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한 변백현

남보다 못한 변백현 18.5

작성자달빛|작성시간14.10.30|조회수1,536 목록 댓글 0

 

 

 

 

 

 

 

 

 

 

 

에디킴 - 너 사용법

 

 

 

 

 

 

 

 

 

 

 

 

 

 

 

“취해? 정신 몽롱해?”

 

 

“...몰라..”

 

“집에 갈래? 준면이 형 불러줘?”

 

 

 

 

 

나는 네가 술을 마실 때마다 내가 다 피가 말라. 네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를까봐.

내 말에도 김여주는 대답 없이 눈을 꿈뻑거리기만 했다. 그 느린 눈꺼풀 사이로 온전히 날 보는 두 눈동자에 심장이 떨렸다.

멍하게 날 쳐다보던 김여주가 ‘놔바아...’하고 중얼거리며 자신을 붙잡은 내 팔을 느리게 뿌리친다.

그리고 고개를 푹 꺾어 숙이더니 푸- 하고 한숨을 쉰다.

 

 

 

 

 

 

“여주누나 취한 거야?”

 

 

 

“어.”

 

 

 

“으헣.. 귀엽다.”

 

 

 

 

시발, 누구보고 귀엽대.

김여주를 보고 실실 웃는 오세훈이 싫다.

인상을 찌푸리고 오세훈 쪽으로 성의 없이 손을 저었다.

 

 

 

 

 

 

“야. 가라. 너.”

 

 

 

“왜?”

 

 

“가랄 때 가. 나랑 여주도 이제 갈 거니까.”

 

 

“왜 형 맘대로 누나 데려가?”

 

 

 

“내꺼니까.”

 

 

 

“아니야. 우리 누나 공공재야.”

 

 

“내꺼야.”

 

 

“아ㄴ,!”

 

 

“변백혀언..”

 

 

 

“....?”

 

 

 

 

 

또 기를 쓰고 찡찡대는 오세훈에게 대충 대답해주며 준면이형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갑자기 김여주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깨 쪽이 무거워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김여주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김여주가 눈을 감은 채로 ‘변백혀언.’하고 또 날 부른다.

너의 입에서 길게 불리어지는 내 이름이 듣기 좋아 일부러 대답을 않았다. 그랬더니 너는 또 여러번 날 부른다.

널 보며 미소 짓다가 한참 뒤에 ‘왜.’하고 대답했다.

김여주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눈을 굴려 날 올려다본다. 날 바라보는 너의 시선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누나 그런 변태한테 어깨 기대지 마요! 얼른 떨어져!”

 

 

 

“내가 왜 변태야.”

 

 

 

“변백현 변태! 등신!”

 

 

 

 

 

저게 또 형한테 기어오르네. 아까 꺼지랄 때 안 꺼지고, 이씨.

오세훈에게 뭐라고 하려는데 김여주가 더 빨리 ‘세훈씨.’하고 오세훈을 부른다.

김여주가 자기 이름을 부르자 오세훈은 또 좋다고 웃으면서 ‘네. 누나!’하고 대답한다.

 

 

 

 

“있잖아요..”

 

 

 

“네~”

 

 

“세훈씨 그거 알아요오?”

 

 

“네? 뭘요?ㅎㅎ”

 

 

“나 있잖아요..”

 

 

“네.”

 

 

“나.. 변백현이랑 사귄 거 알아요오?”

 

 

 

“.......”

 

 

 

 

 

또 시작됐다. 김여주 술버릇.

서둘러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 테이블엔 우리 셋이 다고, 나머지 스태프들도 꽐라가 돼서 정신이 없는 걸 보니 딱히 이 얘기를 들을 사람도 없어 보인다.

김여주의 입에서 나온 말에 오세훈은 당황스런 표정을 짓더니 곧 울상을 짓는다.

 

 

 

 

 

 

 

 

“..알아요.. 왜 물어봐요, 나 슬프게...”

 

“으흥.. 아는구나아.”

 

 

 

 

 

 

김여주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연스럽게 소주병을 집는다. 아, 미쳤어!

급하게 손을 뻗어 김여주의 손에 들린 소주병을 빼앗아들었다.

 

 

 

 

 

 

“정신도 못차리면서 이건 또 왜 잡아.”

 

 

“..세훈씨 주려고오..”

 

 

“됐어. 오세훈이 뭐 예쁘다고 줘.”

 

 

 

“.......”

 

 

 

 

뭘 째려봐 이 새끼야.

날 째려보는 오세훈을 노려보는데 김여주가 ‘그럼 있잖아요..’하고 다시 입을 연다.

존댓말을 쓰는 게 오세훈한테 하는 말 같다.

 

 

 

 

“세훈씨.. 그것도 알아여?”

 

 

 

“뭔데요?ㅎㅎ”

 

 

“흐흥..”

 

 

 

“....?”

 

 

“나... 변백현 좋아하는데에.. 그것도 알아요. 세훈씨?”

 

 

 

“.....”

 

 

 

“..야.. 김여주.”

 

 

 

 

이건 듣도 보도 못한 술버릇인데?

갑자기 오세훈의 앞에서 또 내게 고백을 한 김여주를 보고 당황한 오세훈과 난 둘 다 딱딱하게 굳었다.

 

 

 

 

“나 변백현 좋아해요~”

 

 

 

“.........”

 

 

“ㅎㅎ그치이?”

 

 

 

 

 

 

충격을 받은 표정의 오세훈을 뒤로하고 김여주가 내게 되묻는다.

날 보며 해실대는 얼굴에 좋기도 하고, 오세훈의 앞에서 이런 얘길 한 김여주가 감당이 안 되서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떴다.

그 와중에도 오세훈은 말없이 허공을 쳐다보고 있다. 저 새끼 저거, 또 탈덕한다고 지랄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와중에도 김여주는 계속 ‘좋아해애. 변백현 좋아해.’하고 중얼거린다.

김여주가 내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좋긴 한데. 오세훈 멘탈이 걱정이다.

그리고 그때, 오세훈의 뒤로 감독님이 약간 비틀거리시면서 오시는 게 보였다.

 

 

 

 

 

“여기는 왜 세 명 밖에 없나~ 다들 술 많이 마셨어?”

 

 

“감독님~”

 

 

 

 

김여주가 눈이 안보일 정도로 해실대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감독님을 부른다.

감독님이 ‘어~ 여주씨는 취했네.’하고 웃으신다.

 

 

 

 

“감독님도 그거 아세요오?”

 

 

 

“응? 뭘?”

 

 

 

“야. 김여주.”

 

 

“저요~ 저 변백,”

 

 

“야!”

 

 

 

 

 

미치겠다.

김여주를 부르며 김여주의 입을 급하게 손으로 막았다. 감독님이 좀 의아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신다.

아, 이대로 있다가는 또 대형사고가 일어날 것 같다.

급하게 한쪽 손에 짐을 챙겨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김여주의 팔을 부축해 일으켰다.

 

 

 

 

 

 

“어..감독님, 저.. 김여주씨가 많이 취한 것 같고. 저도 좀 취한 것 같아서..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그래~ 그럼 먼저 가~”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감독님.. 앙녕히 계세여.. 근데 제가여~ 변ㅂ,”

 

 

 

“감독님! 술 조금만 드세요!!”

 

 

 

“그래요~ 어~ 세훈씨도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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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님과 오세훈을 뒤로하고 스태프들에게도 대충 인사를 건넨 뒤 서둘러 술집을 나왔다.

준면이형을 불러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옆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김여주.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술버릇이 뭐 이래. 사람 심장 떨어지게.”

 

 

“...변백혀언.”

 

 

“왜.”

 

 

“좋아해애.”

 

 

 

 

그렇게 말하고 김여주가 내 팔뚝에 이마를 푹 박는다.

 

 

 

 

 

 

“좋아해..”

 

 

 

“.......”

 

 

“좋아해애..변백현..”

 

 

 

 

네가 내게 하는 ‘좋아한다.’는 말을 다 주워들을 새도 없이 계속 내게 몰아붙이는 네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없다.

김여주가 내 팔에 박았던 고개를 들고 날 올려다본다.

날 바라보는 네가 예쁘다.

 

 

 

 

“좋아해..”

 

 

“얼만큼 좋아해.”

 

 

“...몰라.”

 

 

 

“이야. 얼만큼 좋아하는 지도 모를 만큼 좋아해?”

 

 

“...ㅎ..”

 

 

 

 

 

김여주가 짧게 웃는데 순간 입을 맞추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네가 이렇게 예뻐서 어떡하냐, 여주야. 너는 왜 이렇게 사랑스러워.

한참을 김여주를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김여주를 다시 부축하고 좀 더 큰길로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백미러 너머로 우릴 힐끗 보고 마는 택시기사.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게, 다행히 우리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나는 김여주의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어뒀다. 좋아한다고 중얼거리는 게 잦아들었고, 김여주는 아마 잠이 든 모양이다.

김여주가 규칙적인 숨을 내쉴 때 마다 내 목 언저리에 와 닿는 숨에 가슴이 뛰었다.

꼭 그것이 자극적이라서가 아니라, 네 숨이 내게 이렇게도 가까이에 닿는 다는 게 떨렸다.

내 어깨에 느껴지는 너의 온기와 내게 닿는 네 숨에 떨리는 마음을 감추고 애써 창밖만 쳐다봤다.

한참을 달렸을까, 익숙한 곳이 보이더니 곧 택시가 멈춰 섰다.

 

 

 

 

 

“김여주. 일어나.”

 

 

 

 

잠이 든 김여주를 깨우고, 정신이 든 김여주를 다시 부축하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잠에서는 깼지만 술에서는 깨지 못한 김여주고 내게 몸을 축 늘어뜨리고 기대고 섰다.

내게 기대 선 김여주를 빤히 내려다봤더니 김여주가 날 쳐다보고는 비틀거리면서 내게 기댔던 몸을 조금 떨어뜨린다.

 

 

 

 

“왜 그렇게 봐아..”

 

 

 

“ㅋㅋ예뻐서.”

 

 

“예뻐?”

 

 

“응.”

 

 

“누가아.”

 

 

 

“너.”

 

 

 

 

 

내 말에 김여주가 핏 웃더니 ‘나도 알아아.’하고 말한다. 예쁘게 휘어진 네 눈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김여주가 내게 얼굴을 조금 더 대더니 날 빤히 본다.

 

 

 

 

“어디가 제일 예쁜데에?”

 

 

 

“ㅋㅋㅋ미치겠다.”

 

 

 

 

내가 막 웃자 김여주가 왜 웃는 거냐며 묻는다.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웃어. 왜 술버릇이 이렇게 예쁘게 바뀌었어. 술 먹지 말라고 말도 못하게.

내 대답을 기다리는 듯 계속 날 쳐다보고 있는 김여주의 얼굴을 쳐다봤다.

다 예뻐서 못 고르겠는데. 어떡하지.

하나라도 놓칠까 너의 얼굴을 꼼꼼히 훑어 내렸다.

그리고 내 시선이 너의 붉은 입술에 멈췄다.

..아. 안 돼. 변백현, 이러지 마. 시간이 시간인지라 괜히 다른 생각이 드는 내 자신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때, 내 눈에 담겨져 있던 김여주의 입술이 움직였다.

 

 

 

 

“왜 입술 쳐다봐... 여기가 제일 예뻐어?”

 

 

 

“어?”

 

 

“..ㅎ.. 입술이 제일 예쁘구나아..”

 

 

 

 

 

그런 게 아닌데.. 김여주가 혼자 멋대로 결단 짓고 중얼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렸다. 김여주가 내게 기대지 않고 비틀비틀 엘리베이터를 먼저 나간다.

위태로운 걸음걸이에 서둘러 김여주를 따라 가 김여주를 잡아챘다.

 

 

 

 

 

“그러다 넘어진다.”

 

 

“넘어지면.. 변백현이 이렇게 잡아주니까 괜찮아..”

 

 

 

 

 

 

말은 잘한다.

오늘도 우리 집에서 재워야하나 걱정했는데, 오늘은 잠든 게 아니여서 그런지 김여주는 자기 집을 제대로 잘 찾아 멈춰 섰다.

그리고 느릿느릿 현관 비밀번호를 누른다.

 

 

 

 

“잘 들어갈 수 있어?”

 

 

“응..”

 

 

 

“...하.. 너는 나 없는 동안 어떻게 살았냐. 이렇게 일일이 챙겨 줘야할 걸.”

 

 

 

 

내 말에 김여주가 ‘몰라..’하고 작게 말하며 고개를 여러번 가로젓는다.

김여주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걸 보다가 나도 집 앞에 서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현관문을 벌컥 열었을 때, 김여주가 ‘변백현.’하고 날 부른다.

날 부르는 목소리에 김여주 쪽으로 돌아봤고, 김여주는 내게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내 가까이에 멈춰 선다.

 

 

 

 

 

“내가 여기가 제일 예쁘면...”

 

 

 

“.........”

 

 

“예쁜 거.. 이거 너 가져어.”

 

 

 

 

 

김여주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김여주의 입술이 내 어깨춤에 닿았다.

술에 취해 힘 조절을 못해 부딪치듯 닿았다 떨어진 입술. 비록 옷 위로 닿은 입술이었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내게, 너의 입술이 닿았다.

 

 

 

 

“..그리고 있잖아아.”

 

 

 

“.......”

 

 

“좋아해애..”

 

 

“.......”

 

 

“..좋아해.. 변배,”

 

 

 

 

한계였다.

자꾸만 날 좋아한다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를 억지로 넘겨버리는 것도, 사랑스러운 널 눈앞에 두고 어쩌지 않는 것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내게 닿은 네 입술이 꿈같다.

 

 

 

내 입술 아래로 덮인 너의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었다.

내 입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김여주. 나는 자연스럽게 김여주를 감싸안았다. 우리의 입술이 더 깊게 닿는다.

 

너는 아무 것도 기억하질 못하겠지. 네가 나한테 수도 없이 좋아한다고 말했고, 이렇게 우리가 입을 맞춘 것도.

깊게 맞추었던 입술을 천천히 떼어냈다.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가까이에서 우리의 숨이 섞인다.

눈을 내려 깐 김여주의 눈두덩에 짧게 입을 맞췄다. 천천히 반대쪽 눈에도 입을 맞추고, 다시 너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김여주가 어지러운지 내 어깨에 머리를 푹 기댄다.

그리고 곧 너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변했다.

내게 기댄 널 조금 더 꽉 끌어안았다.

너의 뒤통수를 쓸어내리며, 나는 너의 귓가에 말했다.

 

 

 

 

 

“좋아해.”

 

 

“........”

 

 

“..좋아해. 여주야.”

 

 

 

 

단 한순간도 널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어.

나는 널,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좋아해.’

네가 기억하지도 못할 말을 나는 한참을 반복했다.

아마도 네가 했던 것 보다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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