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꽃

작성자김정대|작성시간08.04.11|조회수79 목록 댓글 0

                                                              시들지 않는 꽃

 

나이가 들수록 체감하는 세월의 속도는 나이만큼 빠르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실감한다.

엊그제 같건만 내가 안동에 머물렀던 시간이 어느 새 반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며칠 전 안동을 떠났지만 그동안 틈나는 대로 변의 유교문화유적지와 사찰을 둘러보면서 나름대로 모은 자료

들을 가지고 있긴하나,그것들을 그때그때 정리해서 소개하기에는 내게 허락되는 시간이 그리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소회(所懷)는 기회 있을 때 마다 나누기로 하고, 오늘은 예천의 용문사(龍門寺), 그중에서도 대장전

윤장대의 꽃살문이 내게 준 감회의 작은 보따리를 관련자료를 참고로하여 풀어보려 한다.

  

나는 이글을 통해서

그저 우리 것, 우리들이 지켜야 할 우리 문화를 내 좁은 안목으로 바라본 것을 그대로 알리려 할 따름이다. 

혹여 기회가 되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 이 글이 조그만 참고가 되었으면 더 좋은 일이고.....

마음의 흔적을 남길 여유조차 없이 스쳐 지나는 것 보다, 잠시의 머무름이 가져다 주는 몰입도 행복한 일이라

생각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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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는 예천읍에서 용문면 방면 928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고오는 도중에 "금당실 마을" "초간정" KBS 사극 황진이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병암정"을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용문사 초입의 허리 구부려 인사하는 천하대장군의 모습에 미소로 답해 주는 것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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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 때가 2월 하순이었다. 며칠 뒤에 꽤 많은 눈이 경북 북부지방에 내렸는데 설경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어느 사이트에서 보고 빌려온 것이다.그런데 내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은 용문사의 사진을 그전에

전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어쩌면 이렇게 같은 장소(point)에서 동일한 방향을 촬영 했을까다....

동일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같은 곳,같은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묘한 신비로움이 어디 이것 뿐이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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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廻轉門)

회전(廻轉)은 '윤회전생(輪廻轉生)'의 줄임말인데 일반 사찰의 사천왕문(四天王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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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 안의 국내 최대크기의 사천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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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의 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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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45호로 지정된 대장전은 고려시대 명종 3년(1173)에 건축된 맞배지붕 건축물이다.
대장전 전면에 새겨진 조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기둥 위에 연꽃, 붕어, 귀면이 있다.
외부 공포 위 창방 뺄목에 붙인 귀면과 물고기, 그리고 연꽃 봉우리가 새겨져 있다.

이들은 모두 불을 끄는 부적의 의미가 있다. 1984년 초구일 새벽, 초파일의 뒷설거지를 하던 신도들이 연등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촛불이 연등 더미에 넘어져 순식간에 5동의 건물을 태웠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1,000도가 넘은 화마에 대장전 건물은 온전하였다.

 

사람들은 대장전에 새겨진 그 세 가지 조각품의 주술적 방어력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를 더욱 신비롭게 여겼다.

 

대장전은 이 절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곰삭은 기둥이며 서까래와 특히 연꽃과 국화꽃으로 각기다른 꽃살무늬를 정교하게 조각하여 만든 창호는

그윽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실내.외의 퇴색된 단청은 고건축의 미를 느끼게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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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전의 삼존불과 목각탱불(보물 제989호)
숙종 10년(1684)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목각후불탱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기본구조는 상하가 긴 사각형이지만 좌우로 구름무늬 광선을 표현한 둥근 모양의 조각을 덧붙여 장엄하게 장식
하고 있다. 이러한 목각탱불은 국내 제일의 선사(禪寺) 문경 대승사(大乘寺) 대웅전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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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의 퇴색된 단청이 그 세월의 깊이를 말해준다. 

목각탱 바로 위 들보에다 용의 몸체와 용두의 형상을 달아놓았다. 이는 이 사찰의 창건역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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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전의 윤장대(輪藏臺, 보물 제684호)

국내 1,000여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용문사에만 있는 불교 공예품이다.
내부에 불경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서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의례를 행할 때 쓰던

도구이다. 경전을 장대 안에 넣어두고 돌려가며 읽은 데서 윤장대라고 이름하였다.

 

이러한 공예품은 티벳불교의 "마니차"와 그 기능을 같이한다.

대구 인근에서 티벳풍의 "마니차"를 볼 수 있는 사찰로 경주 안강에 있는" 회재 이언적"

을 배향하는 옥산서원(玉山書院)을 들어가다가 좌측을 보면 "대흥사"란 사찰이 있다.


윤장대의 상부 가구(架構)는 다포식 공포로 그 솜씨가 섬세하고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마루 밑에 회전축의 기초를 놓고 윤장대를 올려놓았으며, 지붕 끝을
건물 천장에 연결하였다.

 

용문사 대장전 안에는 두 개의 윤장대가 있다. 모두 여덟 개의 창을 가진 구조로 되어 

있는데, 부처님 왼쪽 편에 있는 윤장대의 창문은 모두 교살문이고,

오른쪽 윤장대의 창문은 섬세하고 화려한 꽃살문이다.

4개의 문은 꽃살창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4개의 문은 빗살문창살로 되어 있다

 

꽃살창은 꽃 새김을 한 살을 60도 각도로 교차시키고 그 교차점에 수직살을 댄

솟을빗꽃살문 형태와 통판 투조 기법으로 연꽃을 새긴 것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통판투조란 통으로 된 하나의 판재에다 조각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연꽃 사이를 유연히 헤엄치는 물고기, 상승의 기운을 타고 피어나는 연꽃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어서 연 밭을 눈앞에 대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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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단 오른쪽의 윤장대 꽃살문 

꽃살문에 주로 새겨지는 꽃의 종류를 보면, 연꽃, 모란꽃, 국화꽃, 해바라기꽃, 또는

백일홍과 같은 모양의 꽃도 있으며, 때로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없는 개념적 형태의

꽃들도 보인다. 

 

사찰에서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물에는 다음의 여섯 가지가 있다.

6종 공양물은 향(香).화(花).등(燈).다(茶).과(果).미(米)이다.

6종 공양물은 다시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으로 나누어지는데, 정신적인 것 중에서 향은 법신을, 꽃은 보신을,

등은 화신을 상징한다. 따라서 꽃은 법신을 회복해 가진 부처님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법신의 덕을 형상한 보신의 모습을 꽃에다 비유한 것이다. 흔히 부처님께 꽃공양을 올리면 내세에

미색(美色)을 갖추게 된다고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사찰 법당 문에 새겨진 꽃들은 그 하나하나가

부처님의 상(相)일 수도 있고, 부처님을 향한 뭇 중생들의 환희심을 담은 공양화일 수도 있다.

 

꽃살문 하나하나를 촬영했지만 카메라는 아직 쓸만한데 사진찍는 기술이 모자라서 자꾸 플래쉬를 터뜨린다.

강한 플래쉬가 터진 사진은 본래의 빛깔을 왜곡시키기 때문에(아주 미묘하고 섬세한 부분을 희게 해버린다)

눈으로 보고 느낀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다.

 

이런 연유로 아래의 사진들은 내가 찍은 사진들을 대신해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다른 곳에서 빌려오는 결심을 하게

하고 실례를 범하게 만든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다.

(사진 빌려 온 곳:http://blog.daum.net/leemh/13945340)

 

꽃살문은 재질이 단단하고 결이 부드러우며 향기가 온 방을 진동하는 붉은 소나무인 춘양목을 최고로 친다. 

춘양목 중에서도 북쪽에서 100년이나 300년 정도 자라야 나이테가 촘촘해진다. 이것을 북 남풍 부는 쪽에서

다시 3년을 말려 4년째에 작업을 한다. 그런 다음 부식과 충해를 막기 위해 오방색으로 단청을 입힌다.

오방색 중에서도 부처의 세계를 의미하는 녹색은 석록이라 하여 제일 귀한 색으로 친다.

그래서 다른 색깔들이 다 벗겨진 뒤까지 가장 오래 남아 있다.

 

숨을 멎게하는 아름다움에 넋을 잃지말고 그대의 숨결을 불어 넣어보라....

방금 물뿌린 생화의 향기에 벌 나비가 몰려들 것 같지 않은가...... 

 

햇살,달빛,바람과 천년을 살아온 저 꽃들은 봄날의 한가로운 바람에도 한꺼번에 활짝 피어 쏟아져 내릴 것 같다.

 

혹자의 표현처럼 사랑만큼 아름다운 꿈이 어디 있느냐고 첫사랑의 안부를 묻는 당당함. 여염집 처자의 단정한

한복 동정. 옥빛보다 푸르고 가슴 봉긋이 부푸는 설레임, 바람에도 지워지지 않는 붉은 아름다운 외로움.........

 

이렇듯 저마다의 다른 색과 모양을 한 꽃살문은 우리들 가슴에도 분명 있으리라.
어떤 것들을 구분하여 열리고 닫히는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보고 느끼고 행하는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모으는 마음의 꽃살문은 자신의 어디쯤 달려있는지 생각해 볼일은 아닐까....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은 분명 꽃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마음의 향기로 국화와 연꽃과 모란과 매화를 피워낸다......

 

                                                            [ 대장전의 화려한 단청]

 

 

 

봄이 한창인 이때. 발 등 정도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본다.

낮은 풀이며 꽃이며 흙과 이끼.기어다니는 벌레.움튼 새싹.......

어느 것 하나 내가 만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듯 나역시 이들과 같은 자연이다.

사랑의 눈길,자연의 눈으로 꽃살문을 바라보라.

그러면 분명히 자신만이 맡을 수 있는 향기가 있을 것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불가(佛家)에서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대표적 비유로 "염화시중의 미소(拈花示衆의 微笑)"란 말을 쓴다.

부처님이 대중앞에서 꽃잎 하나를 들어 보였을 때 가섭존자만이 이를 보고 미소지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그대는 아는가?
사랑은 마음만으로도 충분한 요술쟁이인것을.....
서로 알아 차리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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