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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처님의 아내/야소다라(耶輸陀羅)

작성자풍경|작성시간08.01.02|조회수17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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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부처님의 아내 / 야소다라(耶輸陀羅)

 

 

      싯달타 태자는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해 오다가 마침내 출가하여 도를 이루기로

   굳게 결심을 했다.  태자는 아버지 숫도다나 왕(淨飯王) 앞으로 가서 아뢰었다.

 

      "은애(恩愛)의 모(母)인 정에는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의 고통이 올 것입니다. 

       원하건대 출가하여 수행하고자 하니 허락하여 주소서."

 

      숫도다나 왕은 속으로 몹시 놀라고 당황했다. 

   태자가 태어났을 때 아시타 선인이 했던 예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시타 선인은 눈물을 흘리며 다음과 같이 예언 했던 것이다.

 

      "이 태자가 출가 수행하면 최고의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최상의 청정함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진리의 법륜(法輪)을 굴릴 것입니다. 

       이 분의 깨끗한 행위는 널리 세상에 퍼질 것입니다."

 

 

      부왕은 엄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안 된다.  너는 왕위를 계승하여 이 나라를 다스려야 할 태자가 아니냐?

       출가는 허락할 수 없다.

 

      이후로 숫도다나 왕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태자의 출가를 단념시키거나

   혹은 막아 보려고 더욱 애를 썼다.  성문에는 5백 명의 힘으로도 움직일까말까

   하는 빗장을 채웠고,  한편으로는 무희(舞姬)들을 보내어 노래와 춤으로 끊임없이

   태자를 즐겁게 해주려 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그날도 태자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데,  시종이 달려 와서 태자비가 방금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태자는 그 말을 듣는 즉시 혼자 중얼거렸다.

 

      "장애가 생겨났구나."

 

      이렇게 하여 아이 이름도 '장애'라는 뜻인 '라훌라'라고 지었다.  태자는 아들의

   탄생이 기쁘기보다는 더욱 마음이 답답하고 어두워짐을 느꼈다.  그 동안 몇 차례

   부왕을 설득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태자는 어떻게 하면 출가의

   뜻을 이룰 것인가 하는 생각에만 잠겨 있던 차에 아들의 탄생을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태자가 이미 내린 결단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무작정 세월을 보낼 수 없다고 판단한 태자는 아무도 몰래 궁성을 빠져 나가야겠

   다고 결심을 하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는 날이었다.  태자비 야소다라가 근심 어린 얼굴로 태자에게 말했다.

 

      "어젯밤 심상치 않은 꿈을 꾸었습니다."

      "꿈 같은 것은 허망한 것이니 너무 상관치 마시오."

      "하오나 전에 없던 꿈이어요. 

       예사 꿈이 아니라서 두려운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무슨 꿈을 꾸었기에 그렇게 두렵단 말이오?"

 

      야소다라는 한참 생각을 더듬더니 말을 이었다.

 

      "제가 앉아 있던 평상의 다리가 부러져 내려앉았으며, 

       두 팔이 부러져 덜렁거리고 치아와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버리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태자는 아내의 꿈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자신이 곧 출가하리라는 것이 바로 꿈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그러나 태자는 태연히 아내에게 말했다.

 

      "그것은 인생의 무상함을 알려 주는 것이오.  인생은 언젠가는 늙게 되며, 

       늙으면 이도 빠지고 머리 털도 빠지며,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오. 

       그러므로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을 얻어야 하오."

      "한번 태어나면 죽게 마련인데 어찌 영원한 삶이 있겠습니까?"

      "아니오,  반드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오."

 

      태자는 꿈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서 아내를 안심시켰다. 

   태자는 자신의 출가를 끝까지 아내에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의 출가를 전혀 모르고 있는 아내가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태자는 마음속으로 더욱 아내를 사랑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태자는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아내와 아들 라훌라의 모습을 한참 바라본 뒤 사색을

   하기 위해 궁궐 밖으로 나오다 궁궐 한쪽에서 잠에 떨어져 제각기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런 장면을 하루 이틀 보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이날따라 태자에게는 더없이 부정하고 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 가야지.  이 밤으로 나의 길을 가야지.'

 

      태자는 자신의 육체와 세속적 생활에 대한 혐오감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어떤 장애가 또 닥쳐올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태자는 잠자는 마부를 깨워 백마를 준비하게 한 다음 그날 밤으

   로 카필라 성을 떠나고 말았다.  성에서 멀리 떨어진 아노마 강에 이르자 태자는

   몸의 장신구들을 모두 벗어서 마부 찬타카에게 주며 말했다.

 

      "찬타카여,  나를 위해 고생이 많았구나. 

       너는 돌아가 나의 이 장신구들을 부모님과 처자에게 돌려 드려라."

 

      이렇게 하여 하루아침에 야소다라는 남편을 떠나 보내게 되었다.

   마부 찬타카가 태자의 장신구를 가지고 돌아왔을 때 온 궁중은 비탄에 싸여 있었

   다.  그 중에서도 야소다라의 슬픔은 더욱 컸다. 

 

      야소다라는 마부 찬타카에게

 

      "어떻게 싯달타 태자를 남겨 두고 너 혼자 돌아왔느냐?" 하며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리면서 꾸짖기도 하고,

 

      "어찌하여 나만을 버려 두고 출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떠나간 남편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일은 끝이 났다. 

   매일 슬픔과 비탄에 잠겨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야소다라의

   마음도 가라앉았다.  안정이 되자 홀몸이 된 자신의 공허함보다는 남편이 겪어야

   할 온갖 고초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야소다라는 다음과 같이 맹세를 했다.

 

      '오늘부터 내자님을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는 침상에 눕지 않겠다. 

       화장하거나 아름다운 옷을 입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을 것이다. 

       이 육신이 비록 궁전 안에 살고 있을망정 항상 산림 속에 있는 것처럼

       고행자의 생활을 하겠다.'

 

      이때부터 야소다라는 태자가 고행(苦行)을 하는 동안 궁중에서 고행자와 똑같은

   생활을 했다.

 

 

      출가한 태자가 6년 만에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고향인 카필라 성을 방문한 것은 그로부터 6년이 더 지난 후였다. 

   부처님께서 고향에 돌아온다는 소문을 듣고 온 성안이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으나

   야소다라만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옆의 시녀들이 어서 나가 보라고 권해도

   끄떡도 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나에게 조그마한 덕이라도 있다면 부처님께서 직접 내가 거처하는 곳으로

       오실 것이다."

 

      부처님은 궁전으로 들어와 부왕(父王)과 함께 공양을 마치자 두 명의 제자와

   야소다라의 방에 들어갔다.  야소다라는 마음속에 깊이 품고 있던  부처님에 대한

   생각을 표하듯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부처님의 발등에 머리를 조아리며 예를

   올렸다.

 

      이때 부왕이 부처님께 말했다. 

 

      "세존(世尊)이시여,  야소다라는 세존이 가사를 입었다고 들으면 자신도 가사를

       입었고,  세존께서 하루에 한 끼밖에 드시지 않는다고 하면 자신도 한 끼밖에

       먹지 않았습니다.  오직 세존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야소다라는 이와 같은 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부왕의 말을 듣고 나서 말했다.

 

      "대왕이시여,  야소다라가 자신의 몸을 잘 지켰던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야소다라와의 전생에 대해 말하였다.

 

 

      "전생에도 나와 야소다라는 부부였다.  어느 날 아름다운 동산의 꽃밭에 누워서

       아내는 비파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때,  국왕이 신하들과 이 동산을 산책하다가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그 곳

       까지 왔다.  왕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용모에 눈이 멀어 직접 독화살로 남편을

       쏘아 죽이고 그녀를 빼앗으려 했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왕은 온갖

       달콤한 말로 그녀를 회유했지만 듣지 않았다. 

       끝내는 그녀를 끌고 가려고 했지만 화살을 맞고 쓰러진 남편 곁을 한사코

       떠나지 않겠다며 몸부림쳤다.  이를 본 왕은 그녀의 순결한 마음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오히려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돌아갔다. 

       아내는 그 때까지도 남편의 몸에 체온이 남아 있음을 알고는 정성을 다해 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성에 감응된 신명(神明)이 선녀를 내려보내어 약을 주었다. 

       아내는 그 약을 잘 씹어서 남편의 입으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잠시 후 몸의 독기가 풀리고 남편은 씻은 듯이 나았다. 

       그 때의 남편이 바로 나였고 아내는 곧 야소다라였던 것이다."

 

 

      야소다라는 아들 라훌라를 먼저 출가시켰고 그 후 숫도다나 왕이 세상를 떠나자

   부처님의 양모인 마하파자파티의 뒤를 이어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었다.

   출가한 그녀는 과거의 지아비를 스승으로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깨달음에

   대한 정열로 바꾸었다.  그녀는 자신을 반성하는 점에 매우 엄격했으며 나중에는

   신통력(神通力)도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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