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323) 담쟁이/ 황윤현

작성자사마난추|작성시간26.03.21|조회수9 목록 댓글 0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323)

 

쟁이황윤현

 

 

가을이 상강의 하얀 이불을 덮고

담벼락 햇살 그림자 늘려 가면

물관을 비워야 하는 얼마간의 시간

 

조금 더 높이 손 뻗은 자세 그대로

삼동三冬 긴 잠에 빠질 때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저것

 

다시 봄 오고

담벼락에 햇살 왕성할 때

새로 피어나는 이파리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라고

저렇게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쉴 줄 몰라 검버섯 가득 피어나고

무엇 하나 비우지도 못한 채,

긴 세월 살도록 아등바등

햇살 아래로 밀어 올리려는 천형

 

가을의 끄트머리는 왜 슬픈 것인지

겨울이 지나며 잊어버리고 말

짧은 시선이 서럽다

 

(시감상)

 

봄이 오면 초록이 무성한 여름이 올 것이며그 여름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자랄 것이다땅이든벽 틈이든 담쟁이는 담을 타고 계절을 넘는다삶이 늘 그렇듯이 하나의 담을 넘어 나를 키우는 것이 담쟁이덩굴좀 더 높은 곳에 더 많은 곳을 보는 것이 본능인가 보다작은 담조차 넘을 생각도 못 하는 나는 담 앞에서 멈춘다이내 말라버린다봄이다여름이 올 것이다올해는 저기 저 담을 넘어 볕 무성한 다른 세계를 봐야 한다폭우가 내려도태풍이 불어도 의연하게 견디고 담을 넘는 담쟁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황윤현프로필)

모던포엠 등단건축가평론가시집(곤지곤지 죔죔) (세상의 고아), 세종문화 예술 대상

황윤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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