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6.08)
커피를 끊다/서봉교
지금 와 이야기지만
난 사실 두 달 반 전에 커피를 끊었어
누구는 술을 끊지 못하면
목숨을 끊으라고 했지만 술보다 아주 쉽게 끊었지
사실 몇 년 전부터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에 다니고 있었거든
그런데 끊고 나니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는 거야
첫째 심장의 두근거림이 없고
둘째 누우면 바로 잠들고
셋째 중간에 깨서 화장실 가는 것도 줄고
사실 이 나이 예쁜 여자를 보면
심장이 뛸 나이도 아니지만
그런데
이런 행복이 숨어 있는 줄 몰랐을까?
헉
그런데 오해는 마시라
커피를 끊고 안 끊는 것은
오직 그대의 선택에 달렸으니
궁금증은 절대 나에게 묻지 말기를
제발
(시감상)
새해 벽두마다 다짐하는 것들이 있다. 건강, 행복, 가족 등을 위하여 절제하려거나 끊어보려는 것들이 많다. 6월이 지난 지금, 과연 실천한 것이 있는지? 중간쯤 되는 지점에서 점검해봐야 할 때다. 중독은 무서운 것이다. 중독보다 더 무서운 것은 중독을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다. 커피가 아닌, 마음에 중독된 단절, 관계, 이기심, 대인 기피증, 사회 부적응 등을 끊어보는 것은 어떤지? 신록이 우거진 계절, 옆이나 뒤를 보면 아름다운 것 천지다. 나 홀로 외로워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에 생각이 중독된 것은 아닌지 곰곰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책임도.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서봉교프로필)
2006년 월간<조선문학>등단, 시집『강물이 물때를 벗는 이유』외 2권, 원주문학상수상, 요선문학발행인
서봉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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