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201」동백이 익어간다/ 김영경

작성자사마난추|작성시간25.11.28|조회수30 목록 댓글 0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201」

 

 

백이 익어간다/ 김영경

 

동백은 세 번 꽃 피면서 익어 간다

 

겨울,

나무에서 붉은 탄성을 불러내며 피어나고

 

봄,

땅에서 뚝, 뚝 떨어진 한숨으로 피어나고

 

가을,

탁, 탁 갈라진 꼬투리로 한 번 더 피어난다

 

씨앗까지 다 내려놓고

바닥에서

 

저만치 혼자서, 탁 벙글어진다

 

동백 꼬투리가 꽃처럼 환하게 익어 간다

 

2025 시집(얼치기완두 길 잃기) 90

2025.12.01 김포신문 기고

 

(시감상)

 

동백은 1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개화하는 꽃이다. 12월에서 1월이 가장 절정으로 피는 꽃이기에 하얀 눈 내리는 계절, 동백의 붉은색으로 인해 그 색감이 도드라지는 꽃이다. 동백의 꽃말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의미다. 겸손과 열정이라는 다른 의미도 있다. 겨울의 탄성과 봄의 한숨, 가을의 꼬투리가 결합하여 한 떨기 꽃을 피우는 과정을 시로 형상화한 시인의 눈이 시인답다. 어쩌면 우리가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을 사랑하는 것은, 절개와 굳은 약속의 상징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맘때면 송창식의 (선운사) 노래가 유독 기억난다. 눈물처럼 후드득 지는 꽃, 말 이예요라는 가사가 맘을 후벼판다. 꼬투리와 탁 벙글어진다에서 생명의 순환을 배운다. 동백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내 마음을 붉게 피워보자. 동백처럼.(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영경프로필)

2019년 『문예바다』 등단,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블랙 동시 선집 『나의 작은 거인에게』(공저) 2025 시집(얼치기완두 길 잃기)

김영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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