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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題茶譚

보성 반야다원 차밭기행 스케치 1

작성자햇살편지|작성시간14.05.13|조회수182 목록 댓글 6

일 년을 기다려 만나야 하는 차밭기행.

아니 기행이라기 보다는 일년 동안 잘 자라 준 차를 따기 위해

핑계김에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연례 행사를  2박 3일에 걸쳐 동행하였다.

 

작년에는 이런 저런 연유로 참석하지 못하다가 간만에 지난 인연들도 볼겸해서

엮인 스케줄에 불참을 통보하고 휘리릭 마음도 가볍게 나섰더니

전 인연들은 아쉽게 참여를 하지 아니하고 새로운 인연들이 가득이다.

 

허나 이제는 굳이 새로운 인연들과 다시금 뭔가를 도모한다는 것이 편편치 않아

그냥 눈 인사로 일별하고 같이 간 안성 차인들과는 오히려 더더욱 결속을 다지게 되었다.

 

누군가와 더불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나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었던 부분과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된다는 것이니 조심스러울 일이나 양면의 날을  들이댈 일 없는 묵은 된장같은  우리는 그저 그 동행이 즐겁기만 했다.

 

아침 8시 20분에 커피컬처 앞에서 만나 인원 확인을 하였더니만 아하, 한 사람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을 하였단다.

참, 그렇다...이미 오래 전에 약속된 일이건만 웬만하면 참석해야 하거늘, 도대체 뭔 일이래 지만

그 또한 내 일이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고 그저  부글거리는 속내들 다잡고 안성톨게이트 곁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탑승할 버스를 기다리자니 정확한 시간에 석정원 식구들이 가득한 여행자 클럽 버스가 도착을 한다.

서둘러 지인의 딸이 마련함 쑥 내음 가득한 절편을 차량에 옮기면서 들뜬 마음은 한층 더 상승하고 마음은 이미 보성 차밭에

이르기 전에 즐길 하루치 여행 삼매경에 푹 빠져 들었다.

 

이번 코스에는 서산 개심사와 해남 미황사가 포함되어 있어 더더욱 기대감을 갖기도 했으니 이유인 즉은

두 절집 모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절이기 때문이요 특히 소소하고 고즈넉하며 엣 것을 오롯이 지키는 개심사는

이름 난 절집 치고는 몇 안되는, 별 핑계를 끌어다 대면서 세월의 힘에 밀려 변화를 도모하는 다른 절집과 달리

어떠한 이유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변하지 않는 그런 절집이어서 더욱 좋다.

 

 

개인적으로 지난 번에 서산 부석사에 다녀오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터라 혹시 개심사도 그런 변모를 하였을까 염려하였으나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전히 제 멋과 제 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으로 휘릭 지나쳐 돌아나오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으나 일행과 움직이는 동선에 홀로 이탈할 수는 없는 법이니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찾아오기를 안성 지인끼리 약속을 하고 나서는 길...찾아들지 않은 동안에 세워진 일주문을 지나자 마자

여지 없이 마련된 장터 앞에서 말린 나물들에 탐심이 들었으나 욕심은 금물이라 모르쇠로 지나가기로 한다.

 

이어 예산 수덕사 먹자 길에 산채정식을 예약하였다고 해서 찾아가는 길이건만 아, 운전 기사 아저씨 왜 이러시나.

운전 기사의 기본 역할은 어디다 저당 잡히시고 완전 길치로 길을 헤매고 계신다.

 

 

  

 

아니, 개심사에서 나와 마애 삼존 여래불을 만나러 가는 길도 몰라 뺑뺑 돌다가 다시 개심사 근처까지 다시 돌아와

팻말을 확인하고 찾아가는 실수를 범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도대체 운전 기사의 기본 복장도 불량이더니만

운전의 기본 매너도 모르는 듯 어쩌자고 자꾸 길을 잃고 헤맨다는 말이냐.

 

결국 네비 활용도 못하고 시디 작동도 못하는 어리버리 운전 기사분을 위해 일행 중 한 명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수덕사를 찾아들어감이니 오호 애재라 통재라...배고픈 여자들의 위는 등짝에 붙어 버리고 덕분에 허겁지겁 맛은 고사하고

위장 달래기 급급하니 에라이 어찌 시작 조짐이 이미 한계치를 넘어 선 불만 가득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행이란 즐겁자고 하는 것이니 웬만하면 그냥 처분에 맡기겠나이다로 눈 감고 귀닫고  입 다물고 가야 편편할 일이니

참아야 하느니라로 마음을 다잡는 순간 이건 또 웬 시추에이션이더냐.

그 기사님께서 아주 대놓고 우릴 능욕해 주신다.

다들 올라 탈 차 앞에 모여 인원 점검을 하는 순간 갑자기 화장실을 다녀 오겠다며

빤히 눈 앞에 보이는 석정원 차회의 탑승객을 주차창에 세워 놓고 차 문을 잠궈 둔 채로 비적비적,  느적거리며 화장실로 가버렸단다.

 

물론 처음부터 그 자리에 쥔장이 있었다면 차 문을 열어놓고 가시라고 개인적으로 일침을 놓았겠지만

아, 아름다운 차인들이여, 그녀들의 성정은 어찌도 그리 넓은 바다와 같고 푸른 하늘만큼 쾌청이신지

어이없다고 여기면서도 그저 아무 말 못하고 뻔히 기사님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요

와중에 뙤약볕 아래 마냥 서성이며 분통만 터트리시다니 정말 대단하다 싶었는데

어쭈, 이번엔 저 멀리 화장실에 다녀오는 아저씨의 폼새가 가관이다.

 

빨리 튀쳐 나와 뛰어와도 모자랄 판에 아주 느려터진 걸음으로 불량복장-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특히 눈에 뜨이는 것이

기사님들의 단정한 복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찌 된 일인지 기본적인 손님맞이 예우를 하지 않은 채

집 구석에서 입고 나온 듯 안에 꿰 입은 티셔츠 쪼가리에 잠바뙈기에 후줄근한 바지를 입었으며 모자는 뭔 모자 그냥 헤쳐 모여의 머릿발이니 

정말 기본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는 듯-을 추스리며 느적거리며 걸어온다.

아, 환장할 일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의 생명줄이 그에게 달렸는 고로 그저 모르쇠로 눈 감아 주려니 속좁은 쥔장만 복장이 터진다는 말씀인데

이번에는 모든 사람이 탑승을 하여 다음 행선지 차밭으로 고고고를 하려는가 싶었더니 아 글쎄  이 아저씨,

저 혼자 묵묵히 무념 무상으로 멍청히 앉아서 십여분을 망중한을 즐기는지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는다.

 

결국엔 속 뒤집힌 쥔장이  참지를 못하고 나서서 " 아니 도대체 왜 안 움직이는 것이냐"를 항변하고 나서야

겨우 시동을 걸고 있으니 나참, 석정원 식구들 마음도 널찍하고 무르고 좋기만 하다.

그리고 애먼 국도를 빙글빙글 돌아들다가 겨우 다시 서해안 고속도로로 올라 탔으나

이번에는 이 아저씨 국도에서의 차량 속도를 유지하시느라 80킬로 이상을 달리지 않는지 거북이도 그런 거북이가 없다.

 

와우, 고속도로에서 기어가는 관광 버스라니...최소한 100킬로는 달려 주셔야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법이거늘

이 아저씨는 어쩌자고 이리도 심사를 거스리는지,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로 뒤집힌 속을 달래려는데

쉴 새없이 조잘거리며  계속 뒤에서 떠들에 대는 거시기들 때문에 잠은 또 뭘, 아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늘은 여기까지...다시 생각해도 분통 터지는 운전 기사님을 만난 것이다.

도대체 길치라니 말이 되는가 말이다.

그래서 슬쩍 떠보느라고 동행한 지인이 인사차 "힘이 드시죠? 운전하는 것과 줌마들과 다니는 것이" 라니

어이없게도 "매번 하는 일이라 힘이 들지는 않는다"는 말씀이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좌우지간 첫날, 보성 차밭에 도착하지 직전까지의 상황은 이러했다.

이어질 편은 도착한 저녁에 들른 대한다원 2지역과 보성 바닷가와 판소리 전수관의 조촐한 이야기를 필두로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미뤄 짐작하실 것이다.

속내가 편편치 않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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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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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햇살편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14 좀 그랬지만 원래 성정이 느려터진 사람들은 어쩔 수 없더라고.
    그려러니로 가야지 싶다가도 그냥 속내가 그랫다는 말씀.
  • 작성자메아리 | 작성시간 14.05.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여행길 되시와요~ 계속 이어질 다음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햇살편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14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나선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 것.
    나름대로 보람되고 추억거리 하난 머리 속에 저장하고 돌아왔답니다.
    잘 지내는 거죠?
  • 작성자pinks | 작성시간 14.05.14 으휴~! 상황이 짐작됩니다 그려~! 운전자가 맘에 안들면 여행이 편편치 않았을터~!
    나도 요즘 운전하시는분과 조율하느라 힘이 좀 듭니다 그려~! 상황은 다르지만 동병상련~? ㅋ~!
  • 답댓글 작성자햇살편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15 왜애? 전에 하시던 분이 아니신감요?
    이래 저래 많이 피곤하시겠습니다.
    우리와 동행하신 그 기사분은 아예 성정이 느려터진 분 같더이다.
    전혀 개의치 않고 놀멘놀멘 움직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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