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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題茶譚

서울 우신 50회 초딩 친구들과 한국의 갈라파고스 "굴업도" 1박 2일 여행스케치

작성자햇살편지|작성시간26.06.06|조회수473 목록 댓글 7

초딩 친구들과의 여행이 한 두번은 아니지만 섬으로의 여행은 처음이다.

코흘리개 시절의 친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우정을 나누면서 친목이 건재하다는 것은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얻어질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하므로 우리는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센스를 갖고 있기는 하다.

 

어쨋든 개인적으로는 체력고갈을 맞아 겨우 힘들게 컨디션을 올려 오래 전 약속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무진장 애쓴 나머지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나름 안도하였다.

물론 음성으로 거주지를 옮긴 친구가 운전을 하여 픽업하러 찾아들어 엄청 수월하게 인천 연안부두로 향할 수 있었음이니

이 또한 친구의 배려와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더불어 마치 친구들의 엄마처럼 바리바리 준비물을 챙겨온 철저함에도 혀를 내둘렀다.

 

당연하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들의 것을 내어온다.

나 역시 갓김치와 열무김치, 사과와 계란 삶은 것과 찐 고구마와 에너지바를 챙겨갔다.

 

그렇게 아침 여덟시에 인천 연안 부두에 모이자고 약속했던 날은 선거 투표일이었으며 나름 도로편도 수월하였다.

부두에는 이미 사전투표를 하였을 것 같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요 그중에서도 덕적도를 향해 가는 배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그제서야 아침을 챙겨먹을 수 있었다.

 

아홉시에 출발하는 "해누리호"를 타고 서서히 바다를 가르는 광경을 보면서 간만에 낭만이라는 것에 취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초장에 배에 올라타 눈 한 번 흘깃이 전부였던 우리는 친구가 챙겨온 커피와 음식들을 흡입하며

실내 선박에서의 감성에 빠져든다....홀수 날에는 세시간을 넘게 여기 저기 들러가는 시골버스같은 배였으므로.

 

 

그러다가 파도와 함께 흐린 하늘에  누구랄 것도 없이 멀리 보이는 섬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흐린 하늘에 사진 촬영을 선호하기도 하여 굳이 핸폰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사실 간만에 너무나 흥분한 채로 셔터음을 즐겼다는 것은 혼자만의 비밀....

 

물론 시작부터 낭만은 차고 넘쳤으며 "개머리 언덕"의 붉은 노을은 이미 정평이 났던고로

그 유명세에 답하기 위해 떠났지만 어쩐지 그 날은 모든 것이 우리의 편인 듯 시작부터 조짐은 좋았다.

선박에서의 같잖은 낭만과 수다 역시 민폐 끼치지 않은 선에서 흡족하였으니 더더욱 그러하였다.

 

 

드디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굴업도"에 도착, 다들 트럭이나 펜션 전용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지만

우린 먼저 사람의 발길이 닿기 전에 "코끼리 바위"를 향해 걸어간다.

간조시에만 가능한고로 물때를 잘 맞춰 가야만 충분히 모랫길을 점령하여 겨우겨우 걸어가면서도 즐거울 일이다.

 

 

하지만 아직 체력이 극복되지 않은 상태라 자꾸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는 법이 없는 개인적인 성향 덕분에 끝까지 촬영을 하면서 오르막길을 오르면서는 희열조차 느꼈다.

정상인가 싶었지만 더 걸어가야 보인다는 붉은 모래 해변도 찰칵....기분이 더욱 좋아지기 시작한다.

 

돌아나오는 길은 절대적으로 왔던 길을 갈 수는 없는 법인지라 개척자의 마음으로 새로운 길로 내려간다.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고 그곳에서야 "코끼리 바위"의 진면목을 발견하였으나 나의 시선은 그곳이 아닌

해초로 뒤덮인 바위와 그 길을 안내하는 붉은 모랫자국이었다.....

무슨 상황에서든 개인적인 스타일로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기쁨, 나만의 것이다.

 

그렇게 뒤늦게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오고 내리는 법을 일러준 뒤 우리는 걸어서 펜션까지 향한다.

오르내리막길 4킬로를 모랫발 길을 걸은 지친 몸으로 걷는 나는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지만 걸어야만 도착하는 펜션인지라

선택의 여지는 없고 가면서 CJ그룹이 굴업도를 사들여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욕심을 내었던

아둔함을 지닌 그룹 횡포질에 버럭.....CJ 계열사가 98프로 이상 섬의 주인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끝까지 2프로를 지켜내며 굴업도의 주인이 된 펜션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암튼 기기묘묘한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깎아 만든 바위 앞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종일 그곳에서 사진 촬영만 하여도 좋을 시간들에 빠져있다 보니 왜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부르는지 알 것 같더라는.

이미 며칠동안의 체력고갈을 올리기 위해 애쓰고 준비물을 챙겨 배안에서의 식탐을 부리면서도 굴업도에서의 만끽할 풍광과

푹푹 빠지는 모랫길에 사투를 벌이며 기어이 얻어낸 촬영분 사진에 나름 뿌듯해해면서 펜션으로 가는 길은 힘들었어도 즐거웠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든 "해바라기" 펜션의 쥔장들과 그의 아버지를 존경하기로 했다.

대기업에도 굴하지 않고 기꺼이 자신들의 삶을 저당잡혀 굴업도에서 살아내는 5형제의 단합에도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그야말로 시골밥상의 정석을 탐한다.

 

시골 밥상의 절정을 이룬 식탁이지만 그러나 집에서 매일 먹던 쥔장은 가져간 갓김치와 열무김치로 입맛을 돋우는 점심을 먹고

짐을 정리한 후 "개머리 언덕"을 향하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며 잠시 쉬어볼까 했으나 웬걸 쉬지는 못했다.

해서 급 후회가 밀려왔으나 어차피 저녁과 다음날을 위해 체력 안배를 해야 하는지라 그냥 포기하고 만다.

 

*이곳 사진은 친구에게 부탁한 것으로 이미지를 빌려왔다

 

아마도 친구들은 오르막 길의 시작부터 헉헉 대었을 터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를 무렵 눈앞에 펼쳐진 초지대와

사방의 바다를 눈앞의 절경으로 맞딱뜨렸을 터... 함께 하지 못했음을 아쉬워 했으나 사진을 부탁했던 고로

그나마 위안을 얻고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그 풍광을 그려보는 시간만큼은 그저 해피해피.

 

아쉽게도 흐린 날의 노을은 아스라했으며 해묵은 추억담을 풀어놓으며 친구들은 막걸리를 마셔댔더라는 후문에

참여하지 못한 수다와 풍광에 취하지 못한 아쉬움은 그냥 교차 되어 잊기로 한다.

그리고 돌아와 펜션 쥔장이 잡아올린 생선으로 회를 뜨고...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았다.

 

삼겹살을 구우며 소소하게 기울이는 술 한잔과 삼겹살 냄새가 미각을 돋게 하고 또다시 차려진 성찬에 흡족함이 번진다.

이후 거나했던 저녁만찬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모여들어

"해바라기" 펜션에서는 야외 탠트 안에서 늦도록 수다를 펼치며 3차를 거행한다.

고량주, 소주, 막걸리, 맥주 그리고 아사무사한 초딩친구들과의 대동화합....

 

 

간밤의 늦은 회식을 비롯한 설렘과 기대치 혹은 선거판의 판도변화에 잠을 뒤척이다가 멀리 들리는 파도소리에 선잠을 깨고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와 섬의 실루엣은 마치 액자안의 그림이라  갑자기 올라오는 해무에 감탄사를 내뱉고

짧은 골목길을 걸으며 산책을 시도하는 와중에 내리는 비...여전히 부지런한 펜션 주인의 정갈한 아침 식사를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길지 않은 산책으로 또다른 매력치를 보여주는 굴업도의 골목과 능선을 바라보며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것도 순간이다.

또한 해무가 밀려들어 보여준 풍경과 시원한 바닷바람과 웅장하고 가슴 시리도록의 절경을 보여준 해안 절벽의 풍광을

우리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돌아오는 펜션 버스에서 내려 잠시 일장춘몽같은 하루를 생각하며 짧게나마 생각에 잠기려는 찰나 갈매기들이 쪼로록.

 

이후 여전히 선상에서의 커피와 과일, 과자 파티에 이어 연안부두를 지나 중국인 거리  일명 차이나타운에 들러

기본적인 짜장면의 진수와 고량주, 별미 탕수육을 먹고 마시며 여행 후기 한담은 끝간데를 모른 채 희희낙락이다.

이미 다녀온 경험이 있던 친구의 추천으로 다녀온 굴업도 여행은 늘 그랬지만 언제나 최고 최고였으며

각자만의  상념과 즐거움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는 천차만별의 길 조차 뿌듯 하였을 터.

 

 

갑자기 쏟아져내린 비님을 제외하곤 그야말로 천상의 굴업도를 마음껏 만끽한 그 날의 감동은 아마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 모든 일을 진두지휘 해준 친구나 누구랄 것도 없이 각자 지니고 온 먹거리들로 풍성함을 더하고

진한 우정의 끄트머리일지라도 무엇이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여지 없이 보여준 굴업도에서의 1박 2일은

그야말로 삶의 한조각 보너스 같았다는 생각이며 "한국의 갈라파고스 굴업도"에서의

시끌벅적 낭만이 차고 넘치던 그 하루는 오래도록 우리들의 기억을 좌지우지 할 것이고

그래서 11월의 인문학 기행은 더욱더 기대가 되는 바이다.

그리고 담주와 그 다음주까지는 일본여행 스케줄이 잡혀있으로

당분간 카페에서의 소식은 잠잠...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체력을 올려 무사히 일본까지 잘 다녀올 요량이니 카페를 부탁드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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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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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pinks | 작성시간 26.06.07 사진이 정말 좋고, 몇명이서 다녀오셨남유~? 우리나라도 좋은데 많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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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햇살편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7 시간되는 친구들 7명이 함께 했더라는.
    사진은 마음만 먹으면 다양하게 촬영가능 한 곳이고
    한국의 갈라파고스라는 말이 이해됨.
  • 작성자pinks | 작성시간 26.06.07 갈라파고스와 비견되는 이유가 뭘까? 동식물의 독특성은 아닐테고?
  • 답댓글 작성자햇살편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태고의 원시림 느낌이 팍팍오는 바위를 보면 절로 그런 생각이 들 터.
    그냥 한눈에 귀한 느낌의 섬이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들었음요.
    그런데 CJ가 골프장을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은 어이가 없었더라는.
    당연히 나라에서 허락하지 않았고.
    암튼 작지만 소중한 섬 생태계도 좋았다요..
  • 답댓글 작성자pinks | 작성시간 26.06.07 햇살편지 알려줘서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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