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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무협지] 현무암지대의 벼농사 : 철원편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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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지형을 가르치다 보면 몇몇 신통한 녀석들로부터 '같은 현무암질 지각이면서도 제주도에서는 불가능한 벼농사가 어찌하여 철원에서는 행해지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사실 이런 거 물어올 때 교사들은 대상불문하고 학생들이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게 느껴지죠. 가르치고 있는 교과에 대한 긍지와 보람도 느끼고..
퀭하니 앉아 있다가 이유를 제시하면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넘들은 그래도 양호한 편, 나머지들에겐 초장부터 아예 제주도 밭농사, 철원 벼농사의 구도화된 써머리를 강요해야 하니까요.
그럼 올해도 이런 걸 물어올 몇몇 고마운 녀석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미리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학생들을 염두에 두고 되도록이면 쉬운 언어로 써 내려가겠습니다. 그럼, 라이브모드로 슬슬 썰을 풀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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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좌측은 철원평야, 우측은 여기에서 생산되는 철원쌀의 모습입니다. 적대아?d : 그럼 논에서 쌀나지 뭐나냐고? 지리샘 초장부터 뭔 당연한 얘기를 이토록 진지하게 하냐고?
나 : 무식한 넘들아 그게 아니란 말이다. 먼저 철원이 어디 쳐박힌 동네인가 이거부터 보자 이거다. 이 동네는 울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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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골똘아?d : 아디쯤인지 당췌 감이 안오는데요?
나 : 휴전선 아래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이다. 특히 여기 있는 남자쉐키들 중에 상당 부분이 머지 않아 여기서 총과 삽을 들고 좆뺑이 치게 될 터이니 잘 기억해 두기 바란다. 그래도 감이 오지 않으면 오늘 야자시간에 지리부만 보는 거다. 그러한 노력 하기 싫거든 지리 당장 때려 쳐라. 가망 없으니까 공연히 나 열받게 해서 수명 단축시키지 말고...
착한아?d : ㅠ.ㅠ.
나 : 그런데 말이다. 여기 철원군의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벼농사가 이루어지는 곳의 분포에 무슨 규칙성 보이지 않냐? 함 잘 들여다 보아라.
예리하?d : 예. 북동쪽에서 남서 방향으로 방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 : (뭉클~) 훌륭하도다. 넌 지금의 그 예리한 눈썰미만 잘 간직하며 살아간다면 필히 세상을 즐길 수 있을 지어다. 자 그렇다면 좀더 정확히 북북동-남남서의 방향성 잘 기억해 두고 철원으로 자세히 들어가기 전에 앞에서 배운거 복습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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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보통아?d들 : ㅋㅋㅋ
나 : 좋다. 그럼 우리나라의 지체구조는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체크해 보도록 하고, 오늘은 우리나라의 중앙을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관통하고 있는 추가령 구조곡에 주목하기 바란다. 이곳은 우리나라가 분단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원산을 연결하는 경원선 철도가 놓여 있던 주요 교통축으로 긴 협곡, 그러니까 거시적인 틀에서는 북쪽의 마식령산맥과 남쪽의 광주산맥 사이의 커다란 골짜기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의문아?d : 샘 구조곡이 뭐예요?
나 : (이걸 갈켜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구조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질 구조선, 단층선곡, 지구대 등의 여러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 오늘은 간단히 구조선만 얘기하기로 한다. 지질 구조선이란 내적 영력에 의해 암석이나 지형에 일련의 선구조가 나타나는 모든 것을 총칭하는 용어인데 그 범위는 작게는 절리로부터 크게는 수 천 km에 이르는 대단층선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 넓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구조선이 선상 배열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층이나 절리와 같은 균열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화강암의 대상 배열과 같은 암석 분포, 직선상으로 발달한 하천의 배열, 그리고 거시적인 틀에서는 한반도의 산줄기의 배열도 포함할 수 있는 점이란다.
의문아?d : 샘 그러면 지질구조선에 물이 흘러 골짜기가 되면 구조곡인가요?
나 : (낭패로다. 넘어갈 걸 왜 이야기를 꺼냈단 말인가.. 벌써 몇몇은 고개를 떨구고 있지 않나. 좋다. 그래도 이런 넘들이 우리의 희망이다. 다시 학생을 똑바로 주시하며..) 본래 추가령 구조곡은 추가령 지구대라고 불리웠었다. 이건 이곳을 최초로 연구한 일본인 학자 고또가 서울-원산간의 골짜기 지형을 지구대로 보고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지구대란 평행한 두 정단층의 상하 단층운동에 의해 지괴가 내려앉아 생긴 골짜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함경선이 통과하는 길주-명천 지구대가 이에 해당한다. 추가령 구조곡 역시 처음에는 이러한 단층운동에 형성된 지구대인줄 알았는데 후에 연구해보니 이곳은 지구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명칭이 변경된 것이다.
의문아?d : (보통 아?d들은 하나둘씩 제우면서 자신의 필은 극대화되기 시작) 샘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림 그려 주세요? (아?d들의 적대적인 표정에도 아랑곳 없이 이젠 제법 애교까지 떤다)
나 : (그림을 준비해 왔을리 없다. 못그리는 그림 이래저래 그리다가..) 여기 지루라고 올라간 곳 보이지, 그 아래 내려간 부분이 지구이다. 이러한 것들이 선상으로 길 게 이어져 있을 때 지구대라고 한다. 세계적인 지구대인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홍해로 이어져 아프리카를 동서로 분리하기도 한다. 이곳 동아프리카 지구대에는 큰 호소들이 괴어있기도 하고, 큰 강이 흐르기도 한며, 곳에 따라서는 화산활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 씨바 이거 오늘은 벼농사 얘기는 하지 못하고 엄한 것만 얘기하네. 다음 시간까지 해야지 겨우 끝내겠네...)
의문하?d : 아~ 그럼 추가령 구조곡은 이런 지구대가 아니란 말이네요. 그럼 추가령 구조곡은 어떻게 형성되었나요?
나 : (자~ 그럼 빨리 마무리짓고 얼릉 쌀얘기로 넘어가자) 추가령 구조곡은 골짜기가 구조선을 따라 발달하여 구조곡이란 명칭을 얻은 거다. 단층선을 따라 형성된 직선상의 골짜기로 지구대와는 달리 곡폭이 좁은 것은 단층선곡이라고도 하는데, 추가령 구조곡을 단층선곡이라고 하기에는 골짜기의 이어짐이 확연하지 못하다. 크고 작은 골짜기들이 얽히어 거시적인 틀에서 북북동-남남서의 배열을 보이는데, 이는 지각운동으로 먼저 형성된 구조선이 시간이 흐르면서 침식되거나, 이에 관입한 화강암들이 차별침식을 받아 주변의 산지보다 낮아져 생긴 결과란다. 즉 골짜기의 침식에 있어 일련의 구조선들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 분명하기에 구조곡이란 명칭을 얻은 거지.
의문아?d : (이젠 완죤히 지올에 나갈 테세로 달려 든다) 그럼, 그 구조선을 형성시킨 정확한 원인은 무엇이예요?
나 : (올때까지 왔구나~) 아직 추가령 구조곡을 형성시킨 성인에 관해서는 확실한 이론은 없다. 다양한 학설들이 공존하지. 그것이 궁금하다면 개인적으로 샘을 찾아 와라. 읽은 만한 거 하나 던져 줄 터이니.. 그럼 다시 앞서 제시한 지도 중 우측에 주목해라. 야~ 조는 쉐키들 대가리 들어라. 다시 첨으로 왔다. 적대아?d들 : (암턴 조는 꼴을 못 본다니까.. 지리가 무슨 중심과목인가? 국영수라도 되나? 잠시 쉬어 가는 과목이지...)
나 : 이중환님의 택리지에 보면 철원 지방에 대해 이렇게 나와 있다.
"철원부는 비록 강원도에 속하였지만 야읍이고, 서쪽은 경기도의 장단과 경계가 인접하였으며, 토지가 비록 척박하나 큰 들과 작은 산이 모두 평활하고 맑고 아름다워 두강 안쪽에 있으면서도 또한, 두메 한가운데에 한도회를 이룬다. 그러나, 들 가운데에는 물이 깊고 검은 돌이 마치 벌레를 먹은 것과 같으니 이는 대단히 이상스러운 일이다."
나 : '검은 돌이 마치 벌레를 먹은 것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현무암을 얘기하는 것이다. 알지? 제주도 돌하르방, 구멍이 뻥뻥 뚤러 검은 돌 말이다. 현무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넘들은 과음한 다음날 아침의 샘 피부를 연상해라. 그래도 모르겠으면 소보루빵이나 귤껍데기를 연상하면 될 터이고.. 우리나라엔 현무암이 흔하지 않기에 당시 이중환님께서 그 모양새의 특이함에 놀라고 계시는 거다.
적대아?d들 : (샘 피부란 얘기에 잠시 시선을 집중한다)
나 : (뭘 쳐다봐 쉐키들아. 니네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예전에는 애기처럼 뽀얀 시절도 있었다. 개쉐들아 한 10년만 술, 담배에 찌들어 봐라) 그렇다면 여기에 현무암이 어떻게 있을까? 현무암이란 마그마가 지표에서 급격하게 식어서 형성된 암석인데, 이곳에서 과거에 무슨 화산활동이라도 있었던 걸까?
예습아?d : (기회를 놓칠세라) 열하분출이요.
나 : (뭉클~) 아주 훌륭한 학생이다. 앞서 제시한 이 지도는 추가령 구조곡을 따라 형성된 용암대지의 분포를 유형화한 것이다. 용암대지란 유동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이 열하분출하여 기존의 계곡이나 산지를 덮어 쌓여진 평지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개마 고원 동부, 신계-곡산, 철원-평강 일대에 분포한다. 비슷한 말로 용암평원이라는 것이 있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용암평원이란 용암이 분출하여 계곡이나 산지가 아닌 기존의 평원을 넓게 덮은 경우를 일컫는다.
의문아?d : (슬슬 또 도지기 시작한다) 샘 열하분출은 무엇이고, 또 유동성이란 어떤 말이예죠.
나 : (가만 있을리가 없지. 그래도 얼마나 예쁜 아이인가) 먼저 유동성이란 쉽게 얘기해 미끄러지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대되는 용어로 끈적이는 정도를 표현한 점성이란 말이 있지. 그러니까 유동성이 크면 점성은 작아지고, 반대로 점성이 크면 유동성은 작아지는 거란다. 지금 콜록 거리는 넘들 가끔 교실 바닥에 방울뱀처럼 침을 뱉고 다니기도 하던데, 가래침일 경우 맨 침에 비해 점성은 크지만 유동성은 약해 바로 퍼지지 못하고 비교적 원형을 간직한 채로 오래 동안 교실바닥에 달라 붙어 있는 거다. 반면 현무암질 용암은 가래침과는 달리 유동성이 커서 지표로 분출되는 즉시 미끄러진단다. 가래침 뱉는 새끼들 원액 추출하여 국립과학연구소에 보낼 터이니 걸리면 그 자리에서 사형이다.(나도 본래 비위가 약하다. 하지만 수업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때론 자극적인 언사도 필요한 법. 날 때부터 고고한 인간이 어디 있는가? 모든 건 길들이기 나름.. 적응해라. 적응하면 자연스러워진다)
내숭여하?d들 : (야유를 담은 입모양과 혐오스런 눈길)
의문아?d : (이런 데 아랑곳 없다. 어서 빨리 열하분출에 대해 얘기해 주기를 바랄 뿐..)
나 : 열하분출이란 용암이 화산폭발처럼 한번에 분출되지 않고 지각에 생긴 균열을 따라 분출되는 것으로, 주로 현무암질 용암이 조용히 흘러나와 용암류를 이루면서 넓게 퍼지는 것을 얘기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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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골똘아?d : (서서히 인지적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한다. 슬슬 딴짓을...)
나 : 지도의 A 지역 일대는 신생대 제4기 이전에는 깊은 계곡을 형성하였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신생대 제4기에 현무암의 열하분출로 인하여 계곡이었던 지역이 현무암에 의해 매몰되어 평탄 지형을 형성한 것이다. 반면, B 지역은 고도가 높은 산의 정상 부근이었던 지역이었으므로 현무암에 의해 매몰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까지의 산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의의 보통아?d들 : (점심 식단표만이 간절하다. 그래도 눈동자를 맞추려고 애쓴다)
나 : 우측의 모식도를 볼 거 같으면, 하천이 흐르는 일대의 평지 지형은, 현무암의 열하분출에 의해 하곡이 메워져 형성된 용암대지, 그러니까 좌측의 지도상에서 A에 해당하고, 하천 양안의 평지 너머에 위치한 산지 지형은 고도가 높아 현무암에 매몰되지 않아 현재 산지로 남은 지역을 말한다.
예습아?d :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짐짓 이번에 깨달은 척을 하며) 그럼 두 지역의 토양과 암석이 다르겠네요.
나 : 그렇지. 아주 훌륭하다. 지도상의 A 지역의 토양은 현무암이 풍화된 것이며 그 기저엔 현무암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달리 B 지역엔 본래의 기반암인 화강암이 자리하고 있지.
선의의 보통아?d들 : (종 칠때가 됐는데.. 어찌 샘 필 받은 거 같다. 아직 쌀 얘긴 나오지도 않았는데..) 나 : 그런데 A 지역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현무암 풍화토 위에서 벼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 다공질의 현무암은 보습력이 불량하여 벼농사엔 부적합한 토양인지라 제주도에서는 많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벼농사가 미비한데 이곳에서는 쌀이 특산품이 될 정도로 벼농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어찌해서 그러한가? 날 죽일 테세로 바로 보는 너희들의 눈빛을 존중하여 이건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하겠다. 이번 시간에 배운 걸 바탕으로 하여 함 심심할 때 생각해 보거라. 이만~
(하) 편으로 이어집니다. ...ing
작업후기 : 이런 거 작업할 때는 한 번에 필 받아야 하니까 주로 집에서 약속 없는 저녁 시간을 이용합니다. 줄커피와 줄담배는 필수...
요건 만드는 동안 제 컴터 책상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저는 HTM문서를 만들때 드림위버를 사용합니다. 버젼은 4.0을 쓰고 있지요. 포토샵은 5.5 한글은 97. 본래 소프트웨어 업데이틀 잘 안해요. 익숙한 것이 좋아서...
뽀샵은 막강한 텍스트 편집 기능이 있는 7.0으로 슬슬 바꾸어 볼까도 하는데... 7.0가지고 있는 분 계시면 100G자료실에 와레즈화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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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Dokken / Up From The Ashes (1990) - Give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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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1. 31 Written By Georo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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