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문화유산답사

[스크랩] "벼슬도 거절하며 만든 정원이었다니"... 직사각형 연못에 섬을 품은 국가민속문화유산 정원

작성자선운사|작성시간26.06.12|조회수105 목록 댓글 1

"벼슬도 거절하며 만든 정원이었다니"... 직사각형 연못에 섬을 품은 국가민속문화유산 정원

  • 입력 2026.06.07 06:00

국가민속문화유산 함안 무기연당
충절과 은일이 공존하는 경남의 숨은 연못 정원

함안 무기연당 경관 / 사진=국가유산청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연꽃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다. 그러나 단순히 꽃을 보러 가는 것과, 300년 가까이 된 선비의 철학이 연못 하나에 오롯이 담긴 공간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경남 함안군 칠원읍 무기리의 작은 마을 안쪽에는 화려함 대신 단아한 기품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연못 정원이 숨어 있다.

이 정원은 1728년 이인좌의 난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운 국담(菊潭) 주재성(1681-1743)을 기리기 위해 주씨 고가 안에 조성된 것으로, 1984년 12월 24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유교적 우주관과 도교적 이상세계가 한 공간에 녹아든 무기연당은, 누각에 걸린 단 한 글자에도 선비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

 

칠원천 변 평지에 자리한 주씨 고가의 정원 공간

함안 무기연당 / 사진=함안문화관광

 

함안 무기연당(경상남도 함안군 칠원읍 무기1길 33)은 칠원천이 흐르는 평지에 위치하며, 붉은 정려로 장식된 주씨 고가 안에 자리한다. 대문채를 지나 한서문을 통과하면 비로소 연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정원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기(舞沂)'라는 명칭 자체도 예사롭지 않다. 『논어』에서 증점이 읊은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쐰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자연 속 소요와 은일의 삶을 향한 선비의 지향이 이름에 먼저 새겨진 셈이다.

1700년대에 지어진 주씨 고가와 함께 형성된 이 공간은, 한 인물의 충절과 자연을 벗 삼은 삶이 함께 기억되는 장소이다.

 

길이 20m 연당 안에 담긴 유교와 도교의 우주관

함안 무기연당 항공뷰 / 사진=함안문화관광

 

무기연당의 핵심은 길이 약 20m, 폭 약 12.5m에 달하는 직사각형 연당이다. 둘레에 자연석으로 두 단의 석축을 쌓고, 그 안에 기암괴석으로 원형 인공섬을 조성했는데 이를 양심대(良心臺)라 부른다.

직사각형 연못 안에 원형 섬을 배치한 구조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유교적 우주관을 공간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양심대는 봉래산을 상징하며, 석가산의 돌에는 봉황석(鳳凰石)과 백세청풍(百世淸風)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봉황과 더불어 노니는 도교적 이상세계를 함께 구현한다. 연못과 그 주변에는 탁영석(갓 끈을 씻는 곳), 양심대(어진 마음을 기르는 곳), 백세청풍(영원히 맑은 바람이 부는 곳) 등 이름 붙인 공간들이 이어지며, 하나의 연못이 축소된 우주이자 수양의 무대로 완성된다.

 

벼슬을 거절한 일화에서 탄생한 하환정과 풍욕루

무기연당 풍경 / 사진=함안문화관광

 

연당 주변에는 선비의 정신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건축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하환정(何換亭)은 조정에서 주재성에게 벼슬을 내렸을 때 그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어찌 벼슬과 바꾸겠는가"라는 취지로 거절한 일화에서 이름이 비롯되었다.

내부에는 그의 충절을 노래한 시와 중수기가 걸려 있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기록물 역할을 한다. 풍욕루(風浴樓)는 높은 기단 위에 세운 누각으로 '바람에 몸을 씻는다'는 뜻을 품고 있으며, 내부에 걸린 '경(敬)' 자 현판 한 글자로 선비가 지향하는 올바른 몸가짐과 학문의 목표를 압축해 보여 준다. 충효사·충효각, 영정각, 영귀문(일각문)까지 더해져 무기연당 일원은 정원·제향·생활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을 이룬다.

 

관람 조건과 방문 전 확인 사항

함안 무기연당 경관/ 사진=함안문화관광

 

무기연당은 일반 관람이 가능하지만, 사유지 성격이 남아 있어 소유주 사정에 따라 관람이 제한될 수 있다. 방문 전 함안군 담당 부서(전화 055-580-2551)에 미리 문의하거나, 함안 문화관광 공식 누리집과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서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이용이 편리하며, 주씨 고가 인근에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정원 관람 시 사유지임을 감안하여 조용히 둘러보는 예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연꽃이 수면을 채우기 시작하는 여름은 무기연당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이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고요한 선비의 정원을 걷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함안 무기연당을 향할 때이다.

출처 : 아던트뉴스(https://www.ardentnews.co.kr)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벽송 | 작성시간 26.06.13 무기연당 가려다 못갔는데 금년 가을에는 꼭 가봐야겠어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