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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숲 새

뱁새

작성자무심재|작성시간06.01.12|조회수399 목록 댓글 0
 붉은머리오목눈이, 즉 뱁새는 몸길이가 13센티미터 정도로 작은 새다. 몸이 작기 때문에 다리도 짧은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생겨났을 것이다.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면 도리어 화를 당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이 속담은 뱁새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뱁새는 관목지대·덤불·농경지·풀밭 등의 평지와 구릉에 서식하는 텃새이고, 한국·일본·중국 동북부·연해주에 분포하는 황새는 강 하구나 넓은 습지대의 물가에서 주로 사는 철새다. 결국 뱁새와 황새는 서로 서식지가 다르기 때문에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속담이 생겨난 것은 황새가 대표적인 큰 새인 반면 뱁새는 대표적인 작은 새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뱁새보다 작은 새로 굴뚝새가 있다. 하지만 굴뚝새는 여름에는 산지, 겨울에는 인가의 굴뚝 부근에 서식하기 때문에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래서 무리를 지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시끄러울 정도로 울어대는 뱁새가 속담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뱁새에 대한 또 다른 속담으로 '뱁새는 작아도 알만 잘 낳는다'가 있다. 작아도 제 구실을 못하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새는 같은 새인데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한 것이다.
 4월이 되면 번식을 시작한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일 년 중 4월에서 7월 사이에 약 2, 3회 번식을 한다. 첫 번째 번식하는 둥지는 5월과 6월에 번식하는 두 번째, 세 번째 둥지보다 크고 깊다.
 둥지는 찔레나무나 사철나무, 조릿대, 개나리같이 키가 작은 나무에 얕은 지푸라기와 죽은 잡목의 나무껍질들을 거미줄로 연결해서 밥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뱁새의 둥지는 폭풍우가 휘몰아쳐도 무너지지 않을 만큼 견고하며, 보통 4~6개의 알을 낳아 번식한다.
 우리 나라에서 한 종이 두 가지 색의 알을 낳는 것은 붉은머리오목눈이 한 종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암컷의 유전자에 따라 흰색의 알을 낳는 암컷은 계속 흰색의 알을 낳고, 푸른색의 알을 낳는 암컷은 푸른색을 낳는다. 흰색과 푸른색의 알의 비율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70~80%가 푸른색 알을 낳는다.
 잘 알려져 있듯이 뻐꾸기는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종류의 새 둥지에 알을 낳는다. 뻐꾸기가 주로 탁란(托卵)하는 곳은 개개비의 둥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대부분 개개비 둥지에, 우리 나라에서는 약 90%가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탁란한다.
 탁란은 주로 붉은머리오목눈이의 푸른색 알에서 이루어지는데, 그것은 뻐꾸기의 알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간혹 흰색의 알에 탁란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붉은머리오목눈이에 의해 알이 제거되거나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둥지를 포기해 실패하고 만다.
 뻐꾸기 새끼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새끼보다 보통 1~3일 빨리 부화한다. 부화하면 아직 부화하지 않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알을 등에 하나씩 업고 둥지 밖으로 떨어뜨린다. 둥지를 독점한 뻐꾸기 새끼는 붉은머리오목눈이로부터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따라서 둥지를 떠날 때쯤 되면 뻐꾸기 새끼는 붉은머리오목눈이보다 몇 배나 크게 자란다.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뻐꾸기의 탁란 대상이 되면서도 종을 유지하는 것은 2회 이상 번식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 새는 '협동 번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미가 한 해에 두 번 이상 번식할 경우 먼저 태어난 새끼가 2차 번식에서 태어난 동생을 어미새와 같이 공동으로 먹인다. 번식하지 않는 개체들이 번식하는 개체의 새끼를 서로 도와가며 기르는 것이다.
 번식이 끝나는 7월 말이 되면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무리를 지어 집단생활을 시작한다. 한겨울에는 50~100여 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주로 곤충류나 거미, 종자, 풀씨 등의 먹이를 먹는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우리 나라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였지만 요즘은 종다리와 마찬가지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물 쓰듯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나라는 물이 흔한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아무리 흔한 것도 아끼고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만다. 참새목에 속하는 작은 새가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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