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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수레국화 답사 후기/제철에 마주한 행복

작성자초우|작성시간26.06.03|조회수265 목록 댓글 4

수레국화의 이름을 듣자마자, 헤르만 헷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가 떠올랐다.

뭔가 심오한 뜻이 숨겨있을 법한 꽃이름이 그저 수레바퀴를 닮아 그리부른거라는 설명에 실망하긴했다.
뭐 어디 그게 수레국화 잘못이겠는가?
이름이란게 어차피 남들이 지어주고 나보다 남들이 더 자주 아니 대부분 부른다.

소설속 주인공 한스는 마을사람들 기대를 한몸에 받는 영리하고 섬세한 소년이었다.
신학교에 입학해서 모범생이었던 그는 이단아이자 천재시인 하일너를 만나, 억눌러있던 감정과 자유에 대해 눈을 뜬다.
결국 학교에서 쫒겨나 기계부속품을 만드는 기계공이 된다.
어느 일요일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밤길을 걷다 강물에 빠져죽는다.

요즘 방탄소년단 해외 콘서트가 유튜브에 알고리즘으로 자주 뜬다.
새앨범 3집중" like animals"노래 무대 배경과 퍼퍼먼스가 좋아서 보다보니 그 가사까지 알게되었다.

If you wanna be animals / Baby, we can be animals: ‘짐승처럼’은 야만적이라는 뜻이라기보다, 사회적 규범을 덜 의식하고 본능과 솔직함에 충실하자는 제안

Eat this life ’til your heart is full / If you want, you can have it all:
삶을 ‘끝까지 만끽하고, 원하면 전부 가져도 된다’는 자기확신과 해방감

None of us are tameable / Heart untameable:
‘우리는 길들여질 수 없다’는 반복으로, 통제·순응보다 주체성과 야성을 지키자


"그 중 네그림자가 좀흔들리면 어때"란 가사가 마음에 닿았다.
어차피 그림자는 허상이다.
누군가들이 만들어 낸 네 허상이 흔들리면 어때?
그림자는 검은 색으로 퉁쳐보이지만 그 실상의 다양한 색깔이 바로 너인 것을.

수레국화가 무더기로 피어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 무더기에 하나하나의 수레국화가 들어있다.
성질급한 녀석은 이미 지고 있었고, 느긋한 녀석은 아직 꼼지락 거리고 있다.
친구들과 얼키고 설켜 깔깔대다 꽃대가 부러진 녀석도 있을 것이고, 귀찮음으로 구석에 숨어 있는 녀석도 있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그저 몸을 맡긴 채 넘실거린다.
저들은 그리 또 피고 지다 또 사라지다 나타날 것이라 믿어본다. 저들 속에 그 하나를 기억해 줄수는 없다. 그 또한 그녀석도 바라지 않았으리...
존재는 지금 존재함으로 이미 충분하다.

얼마전 읽은 <제철행복> 책에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느라,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을 잃어버린다"라는 글이 들어 있다.
"제철행복"
수레국화를 보았다.
제철에 마주한 행복이다.



https://youtube.com/shorts/DufXtAb6AKQ?si=36xxj9tFG1jQ1_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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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산 마루 | 작성시간 26.06.03 수레국화를 보고 수레바퀴를 화두로~~~멋지옵니다.
    가족 친정 함께 라는 단어와 자유 욜로 여행
    모든 것들이 통용돼 좋습니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즐기고 느끼고 맛보고 누리는 여행
    무심재가 좋은 이유들 몇 십개라도 부족하지만~~~
    여행의길라잡이를 따라 길 안내부터 인문학적 소양도 맛집도
    길동무끼리의 나눔도 자유롭게
    본인의 취향대로 보고 같은 곳을 보고고 다른 느낌 또또 같은 느낌
    즐감합니다~^^
  • 작성자낙랑 | 작성시간 26.06.03 초우님♡
    수레국화와 제철행복을 님의 글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주셔 감사해요 ^^
    같은곳을 갔는데도 무더기 양귀비밭을 저만 봇 봤나요?
    즐감하고 갑니다^^
  • 작성자은사자 | 작성시간 26.06.04 문학과 음악과 사진까지 덧붙여진 깊이있는 후기글 감사히 읽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제철행복 제대로 맛본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 작성자풀과별 | 작성시간 26.06.05 같은곳을 갔어도
    다른 시각으로 담게 되지요.
    제가 못 본것들
    초우님 사진으로 봅니다.
    멋진 추억을 함께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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