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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오솔길

수국꽃이 필 때 / 이형권

작성자루미 530|작성시간26.06.13|조회수94 목록 댓글 1

수국꽃이 필 때

 

 

이형권

 

 

 

 

수국꽃이 피는 날

지난 연서를 들여다 본다.

오래도록 내 속에서 넘쳐나던 말들이

빗방울처럼 꽃잎에 스미던 날이 있었으니

불현듯 찾아온 기억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만다.

 

초저녁 하늘빛 같기도 하고

홀로 걷던 강변의 노을빛 같기도 하고

꽃들은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사랑이 떠나간 자리에서

비를 몰고 오는 구름처럼 피어난다.

 

계절처럼 사랑은 변한 것일까

다정했던 말들이

해변의 모퉁이처럼 바스라져 갈 때

꽃들은 숲속에 두고 온 속삭임으로 무성해진다.

무장무장 차오르는 보름날 

저 사릿물처럼

 

그대가 수국꽃처럼

내 마음 속에 피어나던 날은

저미는 안개처럼 사라져갔지만

바다에 수장되었던 연모가

종소리처럼 피어오를 때

쓸쓸해진 시간의 경계 위에서

그대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본다.

 

 

 

 

 

 

 

 

 

📷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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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트로이 왕자 | 작성시간 26.06.13 수국 차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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