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서러운 밤, 가슴 깊은 곳 열고
- 홍도의 바위에게 -
회장 고재복
가리라, 도시로 가리라
크게 이름을 새기리라.
젊은 날의 꿈
이제는
해가 되고
별이 되었다
노을빛은
하늘에서 타다 바다로 번져
가슴으로 스며오고
그리움은
파도처럼 수없이 밀려와
가슴에 부딪치는데
이제는 잊어야 할
이끼처럼 질긴 기억의 부스러기
수평선 너머 서성거리는 기다림
잊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고
하늘 우러러
눈물 한 방울
구경꾼도 물새도 떠나고
계절이 가고
인심이 가도
그 자리에
사명자의 모습으로
만고풍상 해탈자의 모습으로
허세 없고
뒷말 없고
청승맞지 않고
꾸미지 않고
묵묵히
그늘 찾아
햇볕 찾아
모두 등 돌아서도
홀로 묵묵히
저지르고 싶은 뜨거운 가슴 끌어안고
바다를 뿌리째 뒤흔들 폭풍우에도
오직 묵묵한
너와 친구하여
별빛 서러운 밤, 가슴 깊은 곳 열고
쓸쓸한 내 영혼까지 드러내놓고
밤새워 이야기하고 싶다.
초대석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시인 노트
이형기 (1933~2005)
1950년 ≪문예≫에 「비오는 날」로 등단.
『적막강산』,『돌베개의 시』,『꿈꾸는 한발』,『절벽』 등.
회원코너
저 만큼 당신만을 사랑하는 이는 아무도 없으리라
박준상
당신만큼 저에게 사랑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으리라
당신과 나
함께 하는 삶
세상의 어떠한 빛보다 더 강한
빛이기에 더더욱 아름답다
제가 당신을 향해
미소를 보내는 것은
정 깊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을 반겨주는
붉은 달이 슬그머니
구름 속으로 숨어준다
저 만큼 당신을 사랑하는 이는
아무도 없으리라.
시인의 기도
명기환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 가면서
시인임이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개뿔, 쥐꼬리만한 지식과
어느날 갑자기 졸부의 교만 앞에
위축되는
나약한 시인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노래할 수 있는
용기있는 시인이게 하소서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존경할 때
시인의 기도가 마음의 양식으로 남아
이 도시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영광되게 하소서
죄짓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이-시대에
시인의 목소리를 낮추게 해주시고
펜 끝에 강한 힘을 주옵시어
고향을 위한 다순 가슴과 가슴들이
한 줄의 글로 남을 시인이게 하소서…….
이런 날 그대가 그립다
김경애
새벽 하늘 푸르던 여름날
그대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한다
밤새 비가 내려 온 세상도 푸르다
가슴 깊이 숨겨둔 은밀한 그리움들을
꺼내 들고 길을 걸어도 이제 자유롭다
때로는 안개 속에 숨어서
그대와의 은밀한 대화를 즐기며
금방 아침 햇빛이 찬란하게 비춰
어디에도 숨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를 향한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숨 가쁜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대에게서 자유하기를 얼마나 기도했던가
생각만하여도 가슴속 뭉클함이 차오르는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이 내 안의 있음에
내 삶을 빛나게 꾸려가고 있음을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기도하는
그대의 영혼이 들여다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에 전율한다
새벽 하늘이 이토록 푸르게
온 세상과 온몸을 감아올려
싱싱한 바람이 내 귀와 얼굴을 스쳐 지날 때
나는 이미 푸른 들판을 달려가고 있다
이런 날 그대가 정말로 그립다.
둥근달 보며
양남일
하늘에 비친 달은
둥근 달이요.
물 속에 비친 달은
뜬 구름 속에 가리운 달은
반 달이요.
양버들이 눈에 비친 달은
둥근 달이요.
둥근 달 속에 비친 내 마음은
어린 동심의 마음이요.
마음 속에 담긴 둥근 달은
어머님의 사람스런 마음일세.
찌그러진 달 속에 비친 내 마음은
추억의 달이요.
추억 속에 담긴 찌그러진 달은
가물 가물 멀어져 간
옛 동심의 달이어라.
식빵을 먹으며․2
최은하
사온지 며칠이 지나
푸석해진 식빵에 잼을 발랐다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여전히 심심한 빵맛
냉장고를 열고
치즈 한 조각을 꺼내 빵 속에 넣었다
이번엔 크게 한 입
다시 상치를 넣고 또 한 입
내가 먹은 것은
빵이었을까
잼이었을가
아니면 치즈거나 상치.
표출
고미선
힘들다고 투덜거리더니
표출하고 말았구나
인내라는 단어를 여기저기 탱탱하게 걸어놓고
입가에 미소지으며 함박웃음 지었는데
쓰라린 기억들 뒤척이다
입술이 터지고 말았구나
비뚤어진 입술에 약을 발라 위로했지만
안에 열이 있어 약을 먹어야 된다고
그랬구나
마음과 몸은 서로
서로 사랑하니까
떫은 감이 되어버린 입술은
홍시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가로 막기
김진호
아침 등산로 산책길
와불처럼 드러누운 바위 하나
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수 없는 발자국들
저 등허리를 밟고 넘어갔을 것이다
삐거덕, 찌거덕
관절 꺾이는 소리 들린다
파열음과 함께 정상을 향하여
숨가쁘게 오르는 생의 이력들이 찍혀 있다
살다보면
탄탄대로를 달리다가도
우선 멈춤
빨간 신호등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삶의 크기가 다른
깎아지른 절벽 같은 수직 보다는
펑퍼짐한 수평으로 수 많은 낙인이 박힌
바위 앞에서
가로 막으면 누구를 짓밟고 넘지 말고
에돌아 가는 강물처럼 돌아 가라고
정상 찾는 길을 설법하고 있다
심연의 눈동자
김정열
얼마나 지나왔을까
뒤 돌아 보니
그리움에 젖은
아련한 눈동자 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팠던 일조차도 소중하네
때로는
아득히 지난 추억도
내일로 향하는
원동력이 되는듯하네
의암(義巖)
김재영
남강(南江) 물결 위
촉석루 더 받친
벼랑만큼 크고 당당하다
절벽에 빗금 치고
지난 한(恨) 옷자락 여미며
월계관 없는 개선장군의 표정이다
그토록 보고 싶어
첫 발을 내려 놓으니
수줍은 아가씨 미소로 맞아준다
가슴 한복판에 불화살 맞은 듯
얼음보다 차겁고
불보다 더 뜨거운 심장 녹여가며
강물마저 검게 어둠을 뱉는 밤
홍단풍 옷고름 입에 물고
옥반지, 왜장 껴안고 치마폭 날렸던 곳
지금은 이끼 낀 절규
불어오는 바람조차 알지 못하도록
내 가슴 깊이 눈물되어 흐른다
※의암(義巖) : 논개(論介)가 왜장을 끌어안고 순절한 바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김준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거침없이 입맞춤을 할 일이다
손을 내밀어
꼬옥 포옹하면서 어루만지며
그렇게 사랑을 느낄 일이다
주머니가
짤랑짤랑한 날도
꽃들이 반기는 가게에 들러
장미 한 송이라도 살 일이다
가끔은
호수 같은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에 앉아
맑은 눈을 마주 보며 주워담을 일이다
또한
나뭇가지에 달이 걸터앉거나
거리에 네온 불빛이 휩싸일 쯤
바다가 보이는 길을 걸으며 속삭일 일이다
그러면서
늘 푸른 소나무같이
우직한 사랑 키워 배반하지 않고 살아갈 일이다.
공지사항
1. 9월 월례회의 모임안내
일시 : 9월 26일(금요일) 장소 : 웰빙전복(하당 퀸 엘리자베스 뒤)
시간 : 6시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2. 선상 시낭송회가 9월 27일(토)에 있습니다. 목포 시 문학회에서 주최합니다.
3. 2008년도 본회의 년간집 목포 문학을 올해는 10월중에 발간할 계획입니다. 회원님들 께 서는 9월 30일까지 원고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는 3편, 수필․단편소설․동화 등은 1편 씩입니다.
문단 경력도 함께 보내주세요.
인물사진 3매씩 보내주세요. 예총소사 만드는데 사용하며 우리협회의 회원카드에도 사용 할것입니다.
4. 축하합니다.
이명길 회원님께서 <연초록 축제>를 발간하였습니다.
5. 문협회비 : 온라인 입금 받습니다(회비 연 12만원, 예총회비 3만원)
농협 : 350-12-060694 고재복
미리 회비를 납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주소나, 전화번호가 변경되신 회원님께서는 총무에게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 목포 문인협회 카페가 개설되었습니다.
한메일에서 한글로 ‘목포문인협회’를 검색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