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학습이론에서는 교사가 주어진 교과내용을 열심히 가르치면 학생들은 모두 학습하게 될 것으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학생은 행동주의에서 설정하는 것처럼 수동적이지 않다. 필립 잭슨의 '잠재적 교육과정(hidden-curriculum)'은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학생은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나 학교 또는 교사의 교육적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른 측면의 배움이나 의미를 구성해 나간다. 때론 교사의 긍정적인 의도가 상반된 결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점에 교사는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국가수준의 일방적인 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야기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아이스너가 제시한 영교육과정(Null-Curriculum)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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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공식적인 교육과정의 목표 그 이상의 것을 은밀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장소라는 관점은 교과목 또는 수업 수준에서가 아니라 학교생활과 학교문화라는 보다 큰 관점에서 학생의 발달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이로부터 학생의 발달의 전체적인 장으로서 ‘학교생활’ 또는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경험의 연속’이 학생으로 하여금 어떠한 가치와 태도, 그리고 지식을 습득하게 되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으며 학교 교육과정이 갖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볼 때 학교에서 강조하는 지적 과정과 경시하는 지적 과정,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나 가르치고 있지 않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잠재적 교욱과정은 프리덴버그에 의해 처음 사용된 개념으로 필립 잭슨이 1968년 「아동의 교실생활」이란 저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론화 시켰다 잠재적 교육과정은 학교의 역기능을 분석하고 학교교육의 순기능을 확대․강화시키려는 교육적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학교생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인간교육이 가치관이나 도덕관의 확립을 올바로 하지 못하면서 실패하고 있다는 각성으로부터 학교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게 되었으며 이러한 역기능에 대한 비판 속에서 잠재적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는 학교교육의 역기능을 분석하고 인간교육을 해치는 요소를 계획을 통해 없애 역기능을 조절해 보자는 교육적 노력의 일환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잠재적 교육과정의 개념은 공식적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영역에서의 학생이 갖게 된 학습을 말하는데 즉, 표면적 교육과정이 학교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조직되고 가르쳐지는 반면에 잠재적 교육과정은 눈으로 볼 수 없고 들어나지도 않으며 학교의 여러 제반사항을 통하여 학교에서 의도한 바는 없으나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들이 은연중에 잠재적으로 학습하게 되는 경험 또는 학교에서 의도했으나 의도가 다른 학습결과를 나타낸 교육과정을 말 한다.
이러한 잠재적 교육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지적인 영역보다는 정의적인 영역과 관련이 깊다.
②주로 학교의 문화풍토와 관련이 있다.
③장기적이고 반복적이어서 항구성을 지니고 있다.
④교사의 인격적인 감화의 영향을 받는다.
⑤교육에 있어 바람직한 것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못한 것도 포함한다.
⑥학생들이 은연중에 가지게 되는 것이므로 표면적 교육과정에 집어넣는다고 해도 없앨 수 없다.
⑦학교가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아동을 지도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계획되어진 대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잠재적 교육과정은 필연적이다.
즉 학생들에게 봉사적인 태도를 가르치려면, 학교의 문화풍토부터 봉사적인 것으로 바꾸려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잠재적 교육과정을 보는 관점은 기능이론과 갈등이론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이는 다시 말해 보수적 관점과 급진적 관점으로 나누어지게 됨을 뜻한다. 보수적 관점의 입장은 잠재적 교육과정은 학교의 일상적인 내용으로서 쉽게 눈의 띄지 않으며 이러한 교육과정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연구하거나 실천할 때 잠재적 교육과정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을 압도할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사회의 유지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보는 입장이며 여기에는 잭슨, 드리븐, 김종서 등이 있다.
이와 반대로 급진적 관점을 주장하는 입장은 잠재적 교육과정은 단순히 ‘계획되지 않았다’ 기 보다는 ‘숨겨져 있는’ 교육과정이며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기능을 가지고 이는 기존의 질서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학교 교육에 부수되는 부정적인 잠재적 교육과정 때문에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일리치, 보울즈와 긴티스, 애플과 지루 등이 있다.
[사례1]
학교에서 의도했으나 의도와 다른 학습결과가 나타난 경우 : 학교에서 자치회를 결성하고 선거를 통해 자치회의 임원을 선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민주적인 생활태도를 길러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선거과정에서 금품이 오가는 현상이 벌어졌다면 이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즉, 잠재적 교육과정에 해당된다.
학교에서 의도하지 않았으나 학생행동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 : 수학은 학생들의 추리력과 공간력 등을 길러주기 위해서 가르친다. 그런데 가르치는 교사의 방법에 문제가 있어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게 되었다면, 이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잠재적 교육과정에 해당된다.
[사례2]
만연한 한탕주의에 벌써 물이 든 탓일까. 우리 청소년들의 부패인식수준이 기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돈만 벌수 있다면 감옥을 갈수 있다”고 거리낌 없이 얘기하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지난달 중학생 및 고교생 1100명을 상대로 ‘ 반부패 인식’ 조사를 한 결과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 17.7%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이다”라는 물음에도 청소년 20% 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학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간식이나 선물을 주는 것은 안 된다‘라는 질문에 동의한 학생은 42.6%에 불과했다. ”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은 괜찮다“라는 질문에 17.2%가 ’그렇다‘고 답했고 ”나를 더 잘 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라는 질문에는 절반을 조금 넘는 65.4%만이 ’그렇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반부패교육 경험유무를 묻는 질문에 87.4%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해 학교 현장에서 반부패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081022000116
정효영(신목중3)군은 “도덕 교과서(138쪽)에 ‘김 노인에게는 결혼한 아들 셋과 출가한 막내딸이 있다’고 기술된 부분이 있다”며 “아들은 ‘결혼’, 딸은 ‘출가’라고 표현해 ‘딸은 키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고 밝혔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71089.html
외대 부속외고 2년 이효진양은 기술·가정 교과서의 '내 신분에 맞는 옷차림'이란 항목을 두고 "학생의 신분과 주변의 시선에 맞게 옷차림을 바꾸라는 구절은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하고 청소년의 외모를 통제하려는 어른의 관점만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809899
Esiner가 제안한 영 교육과정이란 개념은 공식적 문서에 포함되지 않은 교육과정을 의미한다.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 역시 문서에 표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잠재적 교육과정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한 교육과정인데 비해, 영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의 결정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제외하는 교육과정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다.
영 교육과정은 공식적 교육과정을 배우는 동안 놓치게 되는 교육내용으로, 일종의 기회비용으로 생각 할 수 있다. 즉 수학 교과를 배우는 동안에는 수학이외의 다른 교과는 배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수업 시간 동안 배우는 과목으로 인하여 배우지 못하는 다른 여러 기회 학습내용을 영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영 교육과정에서 ‘영’이란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0(ZERO)를 의미한다. 원문으로는 NULL Curriculum 이라고 불리며 Null이란 ‘법률상 구속력이 없는’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영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에는 없는 교육과정’. ‘법률상의 구속력이 없는 교육과정’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영 교육과정의 특징으로는 ①교육과정이 선택과 배제, 포함과 제외의 산물이기 때문에 영교육과정은 공식적 교육과정의 필연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②영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공식적 교육과정을 배우는 동안에 놓치게 되는 기회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③영 교육과정은 특정 내용을 배제, 약화시켜 학생들이 배울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기능도 수행한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사례1]
산업혁명 직후 산업노동력이 필요할 때 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는 가르쳤으나, 셈하기는 가르치지 않았다. 셈하기를 배우면 학생들이 육체노동을 싫어하고 회계사나 경리사원이 되려고만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셈하기’는 한 동안 영 교육과정이었다.
[사례2]
인류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중대한 사항이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결정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역사·과학 교과서는 진화론만을 무비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미션 스쿨조차 일반 학교와 같은 교과서를 채택해 진화론만을 가르쳐야 하는 실정이다. 어린 학생들이 절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게 될 교과서가 이렇다면 진화론은 과학적이고,창조론은 신화라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0941094
왜 21÷3=7인지 3가지 방법으로 설명하라? 초등학교에서 나눗셈을 배울 때 나눗셈의 개념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저 계산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개념이다. 그러니 교사도 설명하기 어려워 얼무어버리기 쉽고 아이들도 외우거나 잘 모르는채 넘어간다.
즉 교사가 나눗셈의 개념을 의도적을 배재하였으므로 영 교육과정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27788
이로서 볼 때 잠재적 교육과정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은 학교의 공식적 교육과정이 학생을 지도하는 하나의 준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사 스스로가 다양한 시각에서 학생들을 보고, 지도하는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생활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경험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 또한 또 다른 잠재적 교육과정의 산물일 뿐일 것이다.
영교육과정은 학교교육이 사회적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공식적 교육과정에서 제외된 영 교육과정은 매우 중요한 영역일 가능성이 많다. 위의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진화론은 가르치고 창조론은 가르치지 않고 있지만 요즘 학계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나눗셈의 개념을 교과서에 따로 요약해 둔다면 교사들이 나눗셈의 개념을 빼버리지 않을 것이다. 즉 이러한 영 교육과정의 분석을 통해 공식적 교육과정이 풍성해 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