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의 변천사
자기초월심리학
자기실현과 자기초월
현대 심리학의 대가 에이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욕구의 체계’ 이론을 발전시키면서 ‘자기실현’을 인간의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슬로우는 그의 생각과 이론이 원숙한 단계에 이르게 된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이론을 정정하였다. 인간의 최고의 단계는 ‘자기실현’이 아니라 ‘자기초월’이라 밝혔다. ‘자기초월’이라 함은 자아보다 더 높은 목적을 위하여 자신을 헌신함을 의미한다.
이에 대하여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의 말을 인용하여 보자.
“인생의 진정한 기쁨은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적을 위하여 자신이 쓰임 받는 것이다. 세상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여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대신에 자신이 세상 사람들을 보다 더 행복하게 하는 일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조벽교수는 그의 책 '인성이 실력이다'라는 저술을 통해 인성도 실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성은 성격이 아니라 실력입니다. 타과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일시적인 행위가 아니라 지속되는 습관입니다. 인성은 공부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실력이며, 미래에는 더더욱 인성이 리더십에 필수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인성에 투자해야 하고, 인성을 실력의 범주에 두어야 합니다." (p42)
"인성은 '인생 성공'이라는 두 글자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보아도 될 정도로 성공의 핵심입니다.(중략) 마치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알파벳을 외우고,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배우는 순서에 따라 노력해야 하듯이 인성도 주요 요소를 순차적으로 배우고 연마해야 얻을 수 있는 실력임을 강조합니다."
이와 같이 조벽교수는 인성은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이며 이를 통해 성공적인 인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는 집단지성을 필요로 하며 이는 다른 생각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일을 할 때 기대할 수 있다. 아쉽게도 집단은 사람들의 집단이며 사람 사이의 관계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인간관계에 갈등이 존재한다. 그래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려면 관계를 조율해 나가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남과 더불어 일을 할 수 이는 능력에는 인성이 필요한 것이다. (조벽, "인성이 실력이다." p53)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려면 동물적인 본능인 이기심과 공격성, 성적 충동 등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불안한 존재이기에 그 불안감, 공포감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감정 조절력도 발휘해야 합니다. 각종 욕구와 욕정을 잠시마나 미룰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자기조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성공하는 사람의 핵심 능력이라는 관계조율의 전제 조건은 자기조율 능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물적인 본능에 맞서서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조율은 어려운 일이다. 왜 그리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는지가 분명할 때 비로소 자기 조율이 가능해진다. 자신을 뛰어넘고 삶의 의미를 보다 큰 것에서 찾는 것, 그것은 공익조율이라고 한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꿈을 추구하고 끼를 부리며 경쟁을 일삼으면 결국 모두가 불행해진다. 반면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역시 윈-루즈 이분법에 머물러 있다.
공익조율은 모두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윈-윈의 결과를 내다보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비전을 갖는 것이다. (p54)
대한민국은 지금 ‘창의’ 중
[인터뷰] 조벽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조벽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그는 학생들과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창의·인성교육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여 ‘창의 박사’로 불리기도 한다.
미시적으로는 창의적인 교육방법부터 거시적으로는 인생을 신선하게 바라보는 시선까지, 그는 창의를 통해 인생을 논하며 청소년 뿐 아니라 20대를 훌쩍 넘은 성인들에게도 ‘힐링 강의’를 선보이고 있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가 언급한 이야기는 언뜻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호기심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창의교육은 어떤 면에서는 많이 시행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미비한 상태에 있다. 학생들에게 답이 없는 문제를 내어주고 문제를 풀어보라는 방식의 창의교육은 이미 교육현장에 많이 퍼져 있지만,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찾게 하는 교육방식은 굉장히 미비하다.”
조 교수가 국내 교육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지만, 이야기를 듣노라니 문득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이 스쳐갔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들어왔는지.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주어진 문제를 푸는 데 급급할 뿐 스스로 자신만의 맞춤형 문제를 만들지는 않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하니, 교육 현장에서 창의교육을 받으며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사회에서 창의적인 아웃풋(output)을 요구받는 어른들의 모습과 별 다를 게 없다고 느껴졌다.
“그동안 학교에서 가장 흔하게 연습해 온 사고방식은 A, B, C, D가 주어지고 함수방정식에 이를 대입하는 식이었다. 압도적으로 이러한 훈련을 받아왔다. 때문에 다른 식의 문제해결은 엄두가 안 나는 게 사실이다. 발명과 창의에는 함수가 존재하지 않으니까. 여기서 발명에 대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문제 해결 과정에 사용되는 발명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답이 있는 문제를 내어주고 보기를 주었다. 발명의 개념을 여기에 접목해 보면 답이 없는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 방법이나 도구를 찾도록 할 수 있다. 이 역시 많은 학생들에게는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방정식이 존재하지 않은 문제가 주어졌으니까. 두 번째 발명이 필요한 문제는 학생으로 하여금 문제 자체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이 더욱 높은 차원의 발명을 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무엇이 진정 문제인지 잘 모른다. 때문에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다 채워주지 않고 있다.”
사실 스스로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은 물론, 스스로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모두 아우르고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고차원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조벽 교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생각’인 독창성과 ‘세상을 둘러보는 행각’인 적절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발명을 염두에 뒀을 때,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바로 독창성과 적절성.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독특한 것, 즉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로 불리는 게 독창성이라면 경제활동을 염두에 두면서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이 적절성이다. 이걸 좀 더 ‘창의적’으로 이야기해 볼까. 독창성이 ‘세상에 둘도 없는 생각’이라면, 적절성은 ‘세상을 둘러보는 행각’인 셈이다. 어떤가. 정의 방법이 새롭지 않나. ‘적절성’과 ‘독창성’에 대해 재미있고 신선하게 정의를 내렸으니까. 이 말은 인터뷰를 하는 도중,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것이지만 오랜 기간 내가 창의력에 대해 생각해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즉, 새로운 것이 나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고민과 찰나의 영감이 모두 중요한 셈이다.”
조벽 교수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영감도 중요하고 계속해서 고민하는 삶의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사람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강조하고, 어떤 이는 기본에 충실한 태도가 먼저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국 이 두 가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창의’ 폭발하고 있어
최근 국내에 분 오디션 열풍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치는 바람으로 끝날 것 같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격과 시청자 타깃을 달리하며 새로운 형태로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조벽 교수는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많은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지만 원곡을 얼마나 새롭게 편곡했느냐가 승패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청중들이 새로운 음악을 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가수들의 노래가 모두 새롭게 편곡돼 불리고 있다. 창의력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창의적인 마인드를 원하고, 또 그것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것만 볼지라도 현재 대한민국은 창의력이 서서히 폭발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잠재돼 있던 창의력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문득 궁금해진다. 교육현장에서는 창의교육의 일환으로 발명교육이 서서히 중시되고 있는데 창의와 발명의 관계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조 교수는 창의와 발명에 대해 두 개념이 절대 같은 개념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마치 피카소가 그린 그림에 대해 창의적이라고는 하지만 발명이라고는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발명이라는 용어는 현대에 와서 쓰임새를 많이 생각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이 큰 개념이고 그 안에 발명이 있을 수 있으며, 발명이 큰 개념이고 그 안에 창의력이 존재할 수 있다. 두 가지가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사고방식이 사용되는 것은 매우 유사하다.”
조벽 교수는 발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창의력’을 언급했다. 더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 역시 발명 행위를 완성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호기심을 갖고 사물을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호기심이 있어야 질문이 있고 질문을 해야 새로운 것이 생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만든 주크 버그는 자신을 상대로 하나씩 질문을 정립해 나간 것이다. 그 결과 전에 없던 새로운 발명품, ‘페이스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갖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거미줄을 봐도 왜 다른 것은 다 들러붙는데 정작 거미는 붙지 않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아마 여기에는 부모들의 조언이 이유가 되지 않을까. ‘딴짓 하지 마라’ ‘엉뚱한 생각을 하지 마라’ 등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생각을 점차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벽 교수는 인터뷰 도중 퍼지 사고력(Fuzzy thinking)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알쏭달쏭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고력으로, 수렴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가 동시에 공존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어 그는 실패해도 담담하게 넘어갈 수 있는 긍정심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험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은 여유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는 긍정심과 창의력을 모두 허락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 사람의 창의능력은 현재 매우 잠재돼 있다. 점차 확산되고는 있지만 발현되지는 못하는 중이다.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런데 교육에서 한 가지만 너무 키워주고 다른 것은 그러하지 않는다면 창의교육은 힘들 수 있다.”
모두가 우사인 볼트처럼 100m를 달릴 필요가 없다는 조벽 교수. 그는 다양성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