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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독해만으로 푸는 생활과 윤리의 문제점.(2018학년도 6평 7번 문항을 중심으로)

작성자현돌|작성시간17.06.06|조회수921 목록 댓글 6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시문 독해만으로 생활과 윤리 기출 문항을 풀 수 있다는 생활과 윤리 강의의 문제점을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 해설을 통해 이야기해보려 글을 씁니다.


  최근 생활과 윤리 20문항 중 10 문항 정도는 개념 공부를 할 필요 없이, 제시문 독해만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평가원이 생활과 윤리의 일부 문항(1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100% 맞추는)을 독해만으로 풀 수 있도록 출제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문제 풀이가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 7번 문항의 EBSI 해설강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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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영방송 EBSI.co.kr에서 제공하는 2018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해설 중 20:56 ~ 21:35 에서 진행된 7번 문항 해설의 워딩입니다.)


7번 갈까요? 다음 사상가의 입장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1) 결혼은 당사자간의 애착과 계약에서 출발한다. 사실은요 여러분들이 이 학자가 누구인지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애착과 계약에서 출발한다.이 문장 만으로 여러분들 이미 답 찾을 수 있다구요. 왜 그런가 한 번 볼까요?

2) 결혼은 당사자간의 애착과 계약에서, 제가 ㄹ 선지 보여드릴께요.
결혼은 남녀간의 법적 계약이 아니라 애착으로 성립, 여기서 이미 ㄹ 선지 지울 수 있죠.

3) 제시문 시작할 때 애착과 계약에서 출발한다고 그랬는데, 계약이 아니라 애착이라면, 사실 ㄹ 선지 지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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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에서 EBSI 강사는 이 학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으며, 제시문의 첫 번째 문장만으로 ㄹ. 선지를 소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제시문의 내용을 주장한 학자 G, W,F 헤겔(이하 헤겔) 의 이론을 알 필요 없이 제시문과 선지의 대조만으로 문항을 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 번 검토해보겠습니다.


 제시문의 첫 번째 문장은 '결혼은 당사자 간의 애착과 계약에서 출발한다.' 입니다.

 ㄹ. 선지는 '결혼은 남녀 간의 법적 계약이 아니라 애착으로 성립한다.' 입니다.



 우선 강사는 헤겔의 가족 윤리에 대한 이론적 설명 없이, 제시문에서는 '결혼= 애착 and 계약'으로 서술되어있지만, 선지에서는 '결혼= not 법적 계약, but 애착'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일치-불일치로 ㄹ. 선지를 풀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 ㄹ. 선지는 틀린 선지였습니다. 따라서 강사의 풀이는 이번 문항에 대해 답을 맞추기는 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동일한 논리로 이 문항을 풀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1:1 대응 독해 전략을 통해서 이 문항의 답을 우연히 맞추었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위험한 풀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님이 코리끼 코를 만지듯)


 

우선 첫 번째로 '언어논리적 문제'입니다. 이러한 풀이는 제시문에서 '출발한다'와 선지에서 '성립한다'의 의미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풀이입니다.

 


 제시문의 첫 번째 문장에서 서술어를 봐주세요. '결혼은 당사자 간의 애착과 계약에서 출발한다.'

 ㄹ. 선지에서 서술어를 봐주세요. '결혼은 남녀 간의 법적 계약이 아니라 애착으로 성립한다.


'출발한다'와 '성립한다'는 반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발한다는 '시작, 0%→1%'을 말하며, 성립한다는 '끝, 완성, 99%→100%'을 말합니다.


 [네이버 사전] 

     출발出發 1. 목적지를 향하여 나아감. 2. 어떤 일을 시작함. 또는 그 시작.

     출발-하다出發- 1 .「…으로,…에서,…을」 (‘…으로’ 대신에 ‘…을 향하여’가 쓰이기도 한다) 목적지를 향하여 나아가다. 2.「…에서,…을」 (‘…에서’ 대신에 ‘…으로부터’가 쓰이기도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다.





     성립成立 1. 일이나 관계 따위가 제대로 이루어짐. ‘이루어짐’으로 순화.

     성립-하다成立-- 1. 일이나 관계 따위가 제대로 이루어지다.





 두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이므로, 언어논리적으로 보아도 제시문에서 결혼이 당사자간의 애착, 계약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그것이 곧 선지에서 결혼이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제시문 사상가 헤겔의 사상을 알지 못하고, 제시문과 선지를 연결한 것은 문제풀이 방법론을 잘못 적용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전에서 사용했을 때 위험성이 있으며,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만 아무런 의심 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1:1 대응 사례:

Case1)서술어구의 재진술일 경우>


'(인격을) 목적으로 대한다 = (인간 존엄성을) 존중한다' 



 2018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5번의 경우 제시문에서 설명하는 '인격을 목적으로 대우'하는 말은 선지 ②의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라는 말과 동일한 층위의 말입니다. 따라서 이는 1:1 대응 문제 풀이 방법론을 적용해도 됩니다.)



case2) 서술어구의 단순 축약일 경우





  2018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평가 18번 문항의 경우 제시문에서 '본질을 사물들 안으로 가져와 소중히 보살피며' 를 '사물을 보살피면서'로 축약했습니다. '본질'과 '사물'은 다르지만, '안에 본질을 가지고 있는 사물'을 보살핌은 1:1 대응 접근을 허용하는 정도의 축약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이런 식의 '제시문과 선지의 1:1 대응' 문제풀이는 '윤리학 개념'을 올바르게 학습할 수 없게 만듭니다.  위 해설은 문제는 맞췄지만, 헤겔에게 결혼의 성립을 '남녀 간의 법적 계약과 애착의 결과'이상의 '인륜체임을 올바르게 설명하지 못 했습니다.


헤겔은 『법철학』에서 다음과 같이 씁니다.


 "특히 대부분의 자연법에서 그러했듯이 예전에는 혼인이 단지 육체적인 측면에 따라서만, 즉 자연적인 측면에 따라서만 고찰되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혼인을 오직 성적인 관계로만 간주하였으며 혼인에 대한 그 외의 규정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은 봉쇄되어 있었다. 그러나 혼인을 또한 단순히 하나의 시민적인 계약으로 파악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조야한 생각인데 심지어 칸트에게서조차 이러한 견해가 엿보인다. 곧 칸트의 경우에는 두 사람의 자의가 서로 합치하여 계약이 맺어지는 까닭에 혼인은 계약에 따른 상호적인 사용의 형식으로까지 비하되어 버렸던 것이다. 역시 배척해 버려야 할 세 번째의 견해는 혼인을 오직 애정(유미주의적 사랑)과 동일시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애정은 감정이기 때문에 모든 측면에 있어서 우연성을 용인할 수밖에 없지만 이 우연성은 인륜적인 것이 지녀서는 안 될 형태이기 때문이다."


 헤겔은 당시의 ⓐ 자연법(결혼은 자연적인 성관계)  ⓑ 칸트-계약론(결혼은 당사자간의 법적 합의의 결과)  ⓒ 낭만주의(피히테, 주관적 관념론, 유미주의적 사랑(로맨틱 애정)은 결혼의 객관적인 출발점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헤겔에게 결혼은 '객관적인 이성에 근거하는 남녀 양성의 지속적이고 전체적인', '인륜적 사랑에 의해서, 그들 각자의 자연적이고 개별적인 인격성을 지양하고 하나의 통일된 인륜체, 인격을 형성하기를 자유 의사에 따라 동의에 의해서 형성되는 '법적인 인륜적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양성의 인격적인 결합인 혼인은 본질적으로 단순히 자연적인, 동물적인 결합도 아니고 단순한 사회 계약도 아니다. 혼인은 상호간의 사랑과 신뢰 속에 있는 심정이 도덕적으로 통일되는 것인데 이것은 두 인격을 하나의 인격이 되게끔 만는다."


"그러므로 혼인은 다음과 같이 보다 엄밀하게 규정되어져야 한다: 혼인은 그것을 통해서 혼인의 일시적인 것, 변덕스러운 것 그리고 단순히 주관적인 것이 혼인으로부터 소멸되어 버리는 법적인 인륜적 사랑인 것이다."


따라서  선지 ㄹ.을 '결혼은 남녀 간의 법적 계약과 애착으로 성립한다.'라고 선지를 바꾸어도 옳은 선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법적 계약'과 '애착'은 혼인을 이루는 한 계기로서 작용할 뿐 더 이상 혼인을 나타내 주는 전일적인 특성이 아니기 떄문입니다.(혼인으로부터 지양되는 것.)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계약과 애착' 등은 주관적인 출발점일 뿐, 객관적 출발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교육과정(교과서)과 EBS 수능특강에 제시된 제시문과 설명으로부터도 충분히 유추, 정리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 ①가족은 공동체 윤리에 의거한 사랑의 결합으로 맺어진 부부가 그들의 미혼 자녀와 함께 구성된다. 이 가족은 남녀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므로 남녀의 상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동체 윤리에 의거한 사랑을 바탕으로 가족 공동의 재산을 취득하고 형성한다. 자녀는 부모의 공동체 윤리적 사랑의 결실이자 대상이요 목표이다. 이렇게 자신과 상대가 분리되지 않은 가족 공동체의 윤리는 자신과 상대가 구분되고 이해타산을 중시하는 시민 사회의 공동체 윤리로 이행하고, 이후 가족 공동체 윤리와 시민 공동체 윤리를 함께 가지는 국가 공동체 윤리로 나아간다.

출처: 생활과 윤리 교과서(천재교육) 73p


  • ①혼인의 주관적인 출발점을 이루는 것은 혼인의 관계 속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 사이의 특별한 애정이나 혹은 양친의 배려와 준비 등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출발점은 두 사람 사이의 자유로운 동의인데, 이 동의는 하나의 인격을 이루고자 하는 그러한 동의, 혼인이라는 통일 속에서 그들의 자연적이고 개별적인 인격성을 지양(止揚)하고자 하는 그러한 동의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통일은 하나의 자기 제한이지만 두 사람이 이 통일 속에서 그들의 실체적인 자기의식을 취득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그들의 해방인 것이다.

출처: (헤겔, 법철학 강요) 생활과 윤리 수능특강(EBS) 69p에서 재인용



 

  • ①부부 사이에서의 사랑의 관계는 아직 객관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비록 사랑의 감정이 실체적 통일을 이룬다고는 하지만 이 통일은 아직 아무런 객관성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는 자녀를 통해 비로소 이런 객관성을 갖게 되며 또한 바로 이들 자녀를 통해 결합의 전체를 목도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녀를 통해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은 자녀를 통해 아내를 사랑하는 가운데, 마침내 두 사람은 자녀에게서 다름 아닌 그 자신들의 사랑을 직감하게 된다. - 헤겔, “법철학 강요” -

출처: (헤겔, 법철학 강요) 생활과 윤리 수능특강(EBS) 69p에서 재인용



 

• ①혼인은 한 명의 남성과 한 명의 여성이 배필을 이루게 되는 의식을 제도화한 것이다. 성년이 된 두 당사자는 자유로운 교제를 통해 사랑과 신뢰를 확인한다. 이때의 사랑은 인륜적 사랑으로서, 그들 각자의 자연적이고 개별적인 인격성을 지양하고 하나의 통일된 인륜체, 인격을 형성하기를 자유의사에 따라 동의할 때 느끼는 인륜적 감정이다.

출처: 생활과 윤리 수능특강(EBS) 74p 1번 문항을 헤겔의 가족 윤리에 맞게 변형


→ 도표 정리:






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① 개념학습 없이 제시문-선지 1:1 대응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② 독해로 문제를 푸는 것은 좋은 문제 풀이 전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응용 윤리학 개념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바른 개념 학습 없이는 잘못된 1:1 대응과 올바른 1:1 대응을 구분할 수 없고 잘못된 풀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④ 그 결과 앞으로의 시험에서 '헤겔의 가족 윤리'가 6평에 기출되었던 '개념'을 올바르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는 문항으로 재출제되었을 때 틀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⑤ 특히 만약 헤겔 문항이 평가원 시험에 출제될 경우 결혼의 '객관적인 출발점', '결혼의 성립', '헤겔 결혼의 의의'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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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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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힉스 | 작성시간 17.06.06 맞아요. '정확하게 도출되는지'를 따지려는 학생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압니다. 작년 '윤사' 19번 문항도 비슷한 사례임. 이 문항은 실력이 있는 학생일수록 많이 틀렸어요. 그래서 역진이 발생해서 정답률이 10%대 초반이었을 겁니다. 문제 자체가 어려웠던 것은 절대로 아니었고요(노직 문제).
  • 작성자힉스 | 작성시간 17.06.06 너무 길어서 나중에 자세히 읽기로 하고, 생윤 '비문학' 문제의 문제점에 대해 세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첫째는, 제시문에서 선지가 도출되지 않는 사례가 많습니다. 비문학 문제의 선지는 '착한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대충 착한 내용을 골라서 정답이 되면 그 선지가 제시문에서 정확하게 도출이 되는지 안 되는지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제시문에서 도출되지 않지만 제시문이 특정 '사상가'인 경우 그 사상가의 이론에는 맞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사상사가의 사상'을 묻는 게 아니므로 제시문에서 도출되어야 하는데, 제시문에서 도출되지 않더라도 그 '사상가의 이론'에 맞으면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 답댓글 작성자힉스 | 작성시간 17.06.06 넘어가는 거예요.

    셋째, 심지어 선지가 이론적으로 틀린 경우도 있습니다. 제시문에서 도출되는 것 같지만 내용상 이론적으로 틀린 경우입니다.

    정말 생윤 비문학 문제는 요지경 속입니다. 문제가 정말 많은데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론화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공론화할 방법도 없어요. 이의제기 게시판에 이의제기하는 것밖에는 없는데, 그것도 일정기간 지나가면 글 자체가 사라지고, 평가원에서는 함구하죠. 인강강사들이 해야 하는데, 자신들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의제기를 못하기도 하고요.

    어떻게든 공론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이 게시판 찾아보면 작년 모의수능에 비문학 오류도 많다는 지적을 한 제 글이
  • 작성자힉스 | 작성시간 17.06.06 있을 겁니다.
  • 답댓글 작성자힉스 | 작성시간 17.06.06 지금 그 글 찾아보니 없는데, 제가 삭제한 모양이네요. 다른 사이트에도 올려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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