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들이 즐비한 카카오..
첫 상대 경기때도 마운드에서 운이 따라 내용이 나쁘지 않았던터라
감독님의 요청대로 이날은 불펜에서 몸을 풀며 상대팀 타자들은 힐끔 힐끔 분석해본다.
큰 기복없이 언제나 꾸준함이 있는 강호형이 선발 투수에 올랐지만, 지난 그것팀과때처럼 버뮤다 유삼지대에
흐르는 타구들은 최강 유격수 승현형과 의혁이의 멘탈을 흔들었고 이내 강호형이 내려오며 1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 받았다.
1아웃 주자 1,2루에 선 마운드.....첫타자 볼넷...1사 만루 상황...다음 타자를 보는순간 몸이 경직되고 머릿속은 하얘졌다...아니..이분은....
하필.......ㅎㅁ 새 됐다....
존재만으로 팔꿈치가 저리고 어깨를 시리게 만드는 경태형...
지난 경기때 내공을 연신 파울을 만들다가 볼넷으로 출루하셨던 악몽이 떠오른다.....
아마 내 기억에 2년전에도.. 아니 매번 나를 늪에 빠트리는 타자는 경태형이였다....
순간 악몽이 떠오르며,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니 든든한 팀원들의 눈빛은 영화 실미도의 북파공작원과 다름없다.
그래..팔이 빠져도 이 상황은 죽을듯이 던져보자....
심호흡을 크게 하고 뒷짐에서 공의 그립을 더욱 움켜잡고 유난한 기합과 함께 내 손을 떠난 공은
어느새 희안하게도 내 눈앞에 와있는거 아닌가.........그것도 잠자리가 유유히 날아오듯.....
그렇게 떡고물처럼 너무 쉽게 내 글러브에 들어온 타구는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베이스에서 떨어진 주자까지 아웃시키며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나에게 블랙맘마의 독을 풍기고 지독했던 트라우마 경태형을 씻어내는 순간이였다..인자한 미소뒤에 숨기고 있는 날카로운 이빨을 두개 정도는 부러트린 기분이랄까..(경태형 죄송)
아무튼 이에 탄력을 받아서인지 4이닝을 운이 좋게 마무리 하고 7:5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요즘 육아에.. 팀원 관리에.. 사업에.. 아픈다리에...연일 투구에.. 부서져라 노고하시는 병호형이 비장한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믿었던 북파공작원 눈빛을 한 최강 수비수들은 뼈아픈 실책을 범하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고..12:6으로 기세가 많이 눌린채 7회말로 공수 교대가 되었다...
이날 투수력은 만족스러웠지만, 타석에서 맥도 못추린 나는 선두 타자로 나서며 비장한 마음으로 배트를 드는데...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배트...(하...올해 2할이라니...배트를 바꿔볼까....어뢰 생김새 배트가 있다던데....)
그때였다!!!!!!! 작은 목소리지만 내 귓가에 이런말이 들려온다....자...자.....포기하지 말고 해보자.....끝까지 해보자....
분명 니코틴 파워를 충전하기 위해 내옆을 스치며 누군가 한말이다..남희형? 조퇴 병호형? 장복이형?
비뇨기과 의사쌤이 100세 할아버지의 곧휴도 일어나게 하는건...단순히 시각적 체감적인게 아니라 정신적인 것만으로도 벌어질수 있는 일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내가 마운드에 오를때 항상 큰 목소리로 정신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장복이형은 어느새 어깨 통증도 잊게 만드는 마법처럼 느껴진다.
네버 기브 업!!!이 주문 또한 마법처럼 이뤄지길 바라며 들어선 마지막 타석!!!!
자유로운 궤적의 미학으로 방어율 탑3에 랭크된 경태형이 내려가고 올라온 상대 투수의 공은 유난히 빨라 보인다..
배트에 자신이 없던 나는 운 좋게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가고... 다음 낙은이형 볼넷...남희형도 볼넷...
어느새 나는 3루 베이스에 올라서있고 옆에서 무사!!! 무사!!라는 베이스코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다음 타석 강호형의 인필드플라이가 조금 아쉬웠지만, 7회말 원아웃 주자 만루에 상민이형의 ...밀어내기 볼넷....
그때부터 스물스물 사부작 사부작 희망의 불씨가 느껴진다......1번 타자는 최근 불방망이를 뽑는 창원이 아닌가.....
하지만, 불씨에 휘발유를 잔뜩 뿌려줄꺼라 믿었던 창원이가 휘발유 대신 시원한 물을 끼얹는 삼진...
7회말 투아웃....패색이 짙었지만, 분조야 에메랄드 같은 승하가 적시타를 치고....이은 교성이 마저 호쾌한 중월 2루타...
어느새 스코어는 12:11...
2사 2루에서 승현이형을 고의4구로 채우고 의혁이와의 승부를 택했지만 의혁이는 6할 타자에 걸맞게 또 동점 적시타를 터트리고 덕아웃 분위기를 축제의 장으로 뒤바꿔 놓았다..
12:12 동점 상황에 어깨에 곰 열마리를 짊어진채 타석에 서는 기돈이형....
끝끝내 볼넷을 얻어내시고 타자 1순회뒤 투아웃 만루에 끝내기 찬스를 나에게 물려주셨다.
내가 할수 있을까? 매번 득점권 찬스에서는 욕심을 내라고 하는 내가
이런 드라마 같은 경우에 마지막 타자가 되어보니 순간 생각이 너무도 많아 졌다..
투수가 볼넷이 많았으니 초구 기다려볼까.....아니야 상대 투수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니 무조건 초구는 들어온다...
초구쳐..그래 초구치자.....아니야..1라운드때 1분을 남겨놓고 초구 쳐서 이길수 있는 경기를 동점으로 끝나게 만든 역적 장본인이 였잖아...
생각이 많던 찰나 투수의 초구가 눈에 보이고.. 생각이 많던 나는 어림없는 애매한 헛 방망이질에 원스트라익....
그리고 같은 코스....또 헛스윙 투스트라익...
7회말 주자 만루 2사 노볼 투스트라익...수세에 몰린 나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낯설지만 배트를 한뼘이나 짧게 잡고 친 세번째 공....
뛰는 방향으로 높이 뜬 타구와 힘차게 달려오는 우익수가 교차되는 순간에 허탈함이 몰려오며 다리가 풀렸지만,
알프스 초록 들판에 작은 양한마리가 보이는거 아닌가....공이 초록 그라운드에 떨어진순간 이게뭔가하며 1루 베이스를 돌아 덕아웃을 보게 되었고 양손에 물병을 들고 해맑게 뛰어오는 교성이를 보고 그제야 내가 끝내기 안타 주인공이 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순간 환희의 카타르시스가 분출되고 ....교성이가 뿌려주는 물은 낮은 기온에도 마치 여름철 때양볕에 한줄기 단비처럼 달콤하게 느껴졌다...
이날 경기는 모든 팀원이 합심해서 이룬 기적같은 결과지만 나는 최윤오타니가 된 느낌적인 느낌????
희비가 엇갈렸지만, 즐거운 경기를 선사해준 카카오팀원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분조야 일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분조야 화이팅 태성 화이팅!!!
소맥 파워로 쓰다보니 말미에 흐릿해지네요....즐겁게 읽으셨다면 댓글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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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81최윤오(태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10 기돈형님 마지막 꾹꾹 참으시고 볼넷 나가시면서 이어주신다는 그 비장한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형님이 만드신 결과에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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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93김보현(그것) 작성시간 26.04.10 시합때는 한번 뵀지만, 오타니 인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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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81최윤오(태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10 에고..과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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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77김태진(카카오) 작성시간 26.04.10 어깨부상중이지만
최윤오선수 공은
위력적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81최윤오(태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10 곧 후루쿠였다는거 티 날꺼에요..ㅎ다음 경기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