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스 대성당 근처
나무 그늘에 기대어
비 그친 뒤
화사하게 피어 있는
한 무더기 장미꽃에게
4월의 햇살과 바람과 비와
인간의 목마름에 대하여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는
첨탑 꼭대기 풍향계와도 같은
마음에 대하여 한 수 청하며
오래가는 희망에 대하여
질긴 근심과
삶의 노고와 주름진 피부에 대하여
그리운 사람이 잠든 무덤과
성인들과 천사들과
이 시대의 빛과 어둠에 대하여
묻는 순간 구름 사이 빠져 나온 햇살
침묵 속에 울부짖는다 벽력처럼
사월이 간다 할!
꽃들 피고 진다 할!
길 위에도 사람꽃이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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