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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방

부르고스 대성당에서

작성자차대식|작성시간26.06.08|조회수12 목록 댓글 0

부르고스 대성당 첨탑을 올려다 보면서

시인 동주의 잘생긴 얼굴과

그의 시 십자가를 떠올렸다

힘든 시절을 견디며 사는 일은

또한 힘든 일이어서

누구나 제 몫의 십자가를 지고 가지만

뾰족한 탑 위에 자리잡은 십자가는

신의 피뢰침과도 같아서

소돔과 고모라의 세상이 버티어 내도록

저렇게 높이 매달린 것이리

누군가를 위해

작은 피뢰침이 되는 삶

그게 길의 예술이라는 걸

기억의 힘이라는 걸

희망의 근거라는 걸

저 돌들이 소리치는 사자후가

쇄도하는 이 자리에

서 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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