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부르고스
인류 진화 박물관 근처에서
몇 십만 년 전
아타푸에르타 산맥에서 깨어난
고인류가 걷고 있다 손에 손 잡고
낯선 세계에 표착한 프라이데이처럼
보무도 당당하게 자의식도 없이
벗은 몸으로 탄력 있게
탄탄한 희망의 몸짓으로
걸어가고 있다 손 내밀어
그를 잡고 한참을 걷고 싶다
그와 함께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중인지
이야기 나누고 싶다
사마리아 여인이여
그대가 본 목마른 나그네는 어디로 갔는가
수백만 년 전 고인류가 무덤을 열고
부르고스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가를 걷고 있다
음식 냄새 허기를 돋우고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이토록 오랜 삶이라니
이토록 긴 여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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