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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방

달팽이에 대한 명상

작성자차대식|작성시간26.06.08|조회수7 목록 댓글 0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

때때로 비가 내리고

비 온 뒤엔 달팽이들이

길 위에 올라와 함께 걷자고

민달팽이 기지개를 켜고

가진 것 집 한 채

등에 짊어지고 길을 나섰네

인간이 지고 가는 배낭의 무게와

생명 있는 것들이

오체투지로 끌고 가는 상처난 마음들

모두가 길 위에 있어

순례자들 발에 밟혀 부서질까

저어하여 까맣게 개미떼 몰려들까

숱한 로드킬이 안쓰러워

보이는 대로 길가로 던져둔다

모두는 아니지만 너라도

살아서 이 생을 견뎌달라고 축원하며

부서지지 말고 번성하라고

그런 마음으로

어쩌다 그물에 걸린 인연을

그렇게 배웅하며

나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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