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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방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에서

작성자차대식|작성시간26.06.08|조회수24 목록 댓글 0

약속은 이루어졌고

나는 길을 걷고 또 걸어

여기에 도착했다

40일의 나날을 걷고 걸어

비 온 뒤의 무지개를 보면서

당신이 주신 약속을 떠올리면서

어두운 죽음의 함정이 놓인

팜플로나의 밤을 지나

비에 젖고 바람에 마르면서

여기에 서 있다 다시 여기에서

햇살과 백파이프 소리와

드러누운 사람들의 춤과 웃음과

피어오르는 향불 연기를 보면서

삶은 온 몸으로 그렇게

밀고 가는 거라는 김수영 시인의

말을 떠올리면서 여기

이렇게 비도 내리지 않는 광장에서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가고 있다

이제 어디로 다시 길 떠날 것인가

어떤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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