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우린 위 아래층 살며
연년생
아이들 키우며
오랜 세월 인연을 쌓아왔다.
요즘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살고
내가 거리상 젤 멀다.
서로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오랜 인연이다.
아랫집 친구는
그 당시
밥 맛이 없을 때는 세살짜리
울 작은아들을 불러
고등어를 밥 수저에 올려주면
"작은아들이 맛있게 먹는모습에 입맛이 돌아왔다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
그게 우리였다.
작은아들 혼사 날
추운 겨울인데
땀 삐질흘리며
많은 얼굴들 속에서
그 얼굴이 제일 먼저 보였다.
그 때
새신랑(작은애)이 오랜만에 본
그 친구를 엄마보듯 와락 안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서로의 시간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 친구는 그날의 온기를
지금도 품고 산다.
가끔 마음이 무너지는 날이면
전화기를 꼭 쥐고
그 이야기를 꺼낸다.
“그때 말이다…
참 따뜻했노라…”
그 한마디에
그날의 체온이 다시 살아나
수화기 너머로 조용히 번져온다.
그 온기가 쓸쓸함을
얼마나 오래 밝혀주는지 알기에.
그리고 늘 마지막엔
그 친구가 나를 붙든다.
“느그 아들은…
어디서든 잘 살 거다.”
그 말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고
힘겹게 살아낸 세월이
알아서 건네는 믿음이고
혼자 버텨온 사람이 보내주는
따뜻한 확신이었다.
그날 내 아들이 안아준 건
한 사람의 등이 아니라
그 친구가 견뎌온
수십 년의 외로움이었다는 걸
그 온기는 지금도
서로의 삶 한켠에서
조용히 오래 남아 있다는 것도 안다.
작년에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내게 어렵게 털어놓는다.
어쩌다 보니
돌싱이 되었다고,,,,
어제는 대중교통으로 왕복 3시간여
걸려 옛동네 가서 아짐들
넷이 만나 꽉 안아주고
따뜻한 기억안고 돌아왔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연리지의 광주광역시 55 작성시간 26.03.23 이더(64년).경기성남.여
힘들었고
외로웠을 그분에게
따뜻한 마음과
가슴으로 안아주고
오셨으니 그분마음엔 그온기가 오래
남을거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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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내(63 부산.여) 작성시간 26.03.23 코끝이 찡하네요
포옹해준 ᆢ멋진아드님이네요
이더님의 마음을 닮으신듯 ᆢ
저도 애들 어릴때 만났던
성일이 엄마가 생각나네요 늘 붙어다니고 주로 제가 성일이네 집에갔고
깔끔하고 솜씨좋은 성일이엄마
성일아빠 외도로 속앓이하더니
인천으로 이사간뒤 소식뚝!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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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더(64년).경기성남.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23 살아보니
먼 친척보다
이웃 사촌이
찐 사촌이더라고요
혹시 옛 전화도 뒤져보시고
아이들 동문회 오고가면
성일이 소식을 알아내면
성일엄마 소식도 알 수 있을거에요.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찾아보세요.
저도 어느 분을 찾고싶은데
궁금하긴한데
요즘은 또 개인 프라이버시라고
전번을 안 주네요.
재가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
작성자금강 남 49 공주시 작성시간 26.04.09 네가 받는 기쁨보다
내가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는
그 좋은 친구들이네여
외로운 밤
따뜻한 온기를 느낍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더(64년).경기성남.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4.09 네 ,
이른 시각에 다녀가셨네요
먼 친척 보다
더 좋은 관계에요
애들은 각자 안 친하지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