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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44 : 역발산기개세 <항우의등장>

작성자느랑골|작성시간22.04.17|조회수11 목록 댓글 1

*列國誌 44 : '力拔山氣蓋世' <項羽의 등장>

이제 바야흐로 列國誌(열국지)의 핵심인 楚漢誌(초한지)로 進入(진입)합 니다.

項梁과 項羽는 진시황에 의해 亡해 버린 楚나라의 명장, 項燕(항연)장군의 후예들이다. 그들 叔姪 (숙질)간은 일찍부터 천하를 도모할 웅지를 품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통일천하의 절대권 자였던 始皇帝가 죽고 나자 전국각지에서 는 저마다 자신들이 영웅 호걸임을 자처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겠다며 일어서고 있었다. 項梁(항량)과 項羽(항우)도 그러한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다.

項梁과 項羽는 보다 큰 야망을 품고 있었지만 사정이 허락지 않아 오랫동안 회계(會稽 : 회계산을 품고 있는 지역
이름.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紹興縣(소흥현). 과거 越王 勾踐(월왕 구천)이 吳王 夫差(오왕 부차)에 포위되어 敗하였으나 20年간 이를 갈며 가시
위에서 자고 쓸개를 씹으며 복수의 칼날을 갈던 끝에 드디어 吳王 夫差를 격파하여 '臥薪嘗膽(와신상담)' 이라는 四字
成語(사자성어)를 탄생시킴)라는 곳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會稽 城主 殷通(회개 성주 은통)이 뜻밖에도 項梁에게 만나자는 소식을 전해왔다.

項梁은 조카 項羽에게 물었다. "성주 은통이 나를 만나자고 사람을 보내왔는데 만나보는 것이 좋을 것 같으냐?"
"城主가 무슨 일로 숙부님을 만나고자 하는지 모르겠으나, 만나서 손해 볼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저쪽에서 만나자면 만나 주시지요." "하긴, 우리가 손해 볼 일은 없으니까 만나 보기로 하지."

項梁은 그날로 殷通(은통)을 찾아갔다. 은통은 항량을 정중하게 맞으며 말했다. "시황제가 죽고 나자, 전국 각지에 내 노라는 영웅 호걸들이 천하를 호령해 보려고 궐기하는 중이오. 때가 때인 만큼 나도 秦나라에 등을 돌리고 일어나 천하를 도모해 보고 싶은데, 項梁 장군이 나를 도와줄 수는 없겠소? 이 일이 성공하는 날이면 장군의 은공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오."

요컨대 始皇帝(시황제)를 대신하여 황제가 되고 싶으니 자기를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항량은 그 말을 듣자 어처구니가 없었다. (주제파악을 할 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위인이구나! 어찌 너 같은 머저리가 감히 황제의 자리를 넘겨본다고? 내 곱창에 자극을 주고 있구나... 흐흐흐) 그러나 겉으로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엉뚱한 대답을 했다. "城主(성주)께서 들고 일어나신다면 小生은 전력을 다하여 도와 드리겠습니다."

은통은 크게 기뻐하며 項梁의 손을 힘껏 잡으며 말했다. "고맙소이다. 항량 장군이 나를 도와 주신다면 大事(대사)는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소. 소문에 의하면, 장군의 휘하에는 項羽라 는 장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오?"

"예, 있사옵니다. 羽는 제 조카 아이옵니다." "아! 그래요? 항우 장군은 힘이 천하장사인데다가 氣槪(기개) 가 웅대하여 세상 사람들 은 그를 <力拔山氣槪世(역발산기개세) 의 項羽(항우)>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項羽 장군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오?"

성주 은통이 내심으로 탐을 내고 있는 장수는 항량이 아니라 그의 조카인 項羽였던 것이다. 항량은 은통의 검은 뱃속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시치미를 떼고 대답했다.

"羽는 올해 24살 이온데, 힘에 있어서는 그 애를 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 아이는 장차 큰 인물이 되리라고 믿사옵니다." 그러자 은통은 군침을 삼키며 "허어!.... 項羽가 그토록 뛰어난 인물이오?" "힘도 천하장사지만, 기상 또한 웅대하오니, 亂世(난세)를 평정할 인물이 틀림없을 것이옵니다." 은통은 그 말을 듣고 나자 항우가 더욱 탐이 났다.

"項羽가 그런 인물이라면 나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구려. 그 사람을 한 번 만나게 해 줄 수 없겠소?" "그러시지요. 만약 羽를 부하로 쓰신다면, 城主께 서 계획하시는 일은 100% 성공하실 것이옵니다." "그렇다니 더욱 만나고 싶구려. 장군께서 돌아가시거든 項羽 장군을 꼭 좀 보내 주시오. "

항량은 집에 돌아오자, 곧 項羽를 불러 말했다. "城主 은통이 天下를 도모할 생각을 가지고 너를 부하 장수로 쓰고 싶다며 자기에게 너를 곧 좀 보내달라고 하더구나." 項羽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를 낸다. "뭐라구요? 은통 같은 머저리가 나를 부하로 쓰고 싶다고요? 아니 그래, 숙부님은 그런 놈을 그냥 두고 오셨단 말입니까?" "하하하, 살려 두지 않으면 어떡하겠느냐. 너는 은통의 부하가 될 생각이 없다는 말이냐?" "숙부님은 그걸 말씀이라고 하고 계세요?" 항우는 분노를 참지 못해 길길이 뛰다가 "가만있자! 그런 놈을 살려 두어서는 제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것 같으니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그놈을 물고를 내고 오겠습니다."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항량은 약간 당황해 하면서 "羽야! 그놈을 죽이고 싶거든 내일 나와 함께 가자!"하 고 제지하였다." "주먹으로 한 방만 때려 갈기면 그만인데, 무엇 때문에 숙부님까지 가시겠다는 겁니까?" "나도 생각이 있어서 그런다. 잔소리 말고 거기 앉거라. 너는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매사를 너무 서두르는 것이 큰 결점이니라."

項羽는 마지못해 그 자리에 도로 주저앉으며 "은통 같은 조무래기 한 놈쯤 때려죽이는데 무슨 절차가 필요합니까?“하고 투덜거린다. 그러나 항량은 침착하게 대답한다. "그런 게 아니다. 城主(성주)를 때려 죽인다면 우리에게 어떤 이익과 불이익이 있는지, 그 점을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게 아니냐?" "참, 그건 그렇군요. 그놈을 때려죽임으로써 우리에게 어떤 이로운 점이 있을 지가 더 중요할 것 같네요."

項羽은 잠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결심한 바가 있는지 얼굴을 번쩍 들며 외쳤다. "숙부님! 이왕이면 은통이란 놈을 죽여 없애고 그 자리를 숙부님이 앉으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우리도 천하를 도모할 수 있는 근거지가
마련될 것이 아니겠어요?" 항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생각했다. 내가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 바로 그 점이었다. 그러나 城主를 죽이고 내가 그 자리에 앉으려면 백성들을 납득시킬 만한 大義名分(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머저리 한 놈쯤 죽여 없애는데, 무슨 대의 명분이 필요합니까?" "모르는 소리 마라! 城主를 죽이는 데도 대의 명분이 필요하지만, 성주의 자리에 앉으려면 대의명분이 더욱 필요한
법이다. 그런 준비도 없이 어떻게 城主가 되겠다고 하느냐." "대의명분이야 꾸며대면 되는 것이 아닙니까?" "무슨 소리! 대의 명분이야 말로 백성들을 위하는 내용이라야 한다. 은통이 백성들에게 미움을 사온 터에 지금은 秦나라에 逆
謨(역모)까지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하니 이 점을 大大的으로 내세워 그자를 없애 버리면 우리들의 행동은 단순한 城主 살해에 그치지 않고 백성들을 위한 당당한 義擧(의거)로 간주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자연스럽게 백성들은 나를 성주로 받들지 않겠느냐?"

項羽는 그 말을 듣고 크게 감탄하였다. "과연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러면 숙부님은 지금 바로 저와 함께 은통을 만나러 가십시다. 그래서 제가 대의명분을 내세워 은통을 때려죽일 테니 숙부님은 백성들의 성원을 받아 城主가 되세요. 우리가 장차 천하를 도모하려면, 지금부터 그와 같은 비상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 입니다."

그리하여 項羽는 項梁과 함께 은통을 찾아간다. 은통은 두 사람에게 환영연을 베풀면서 項羽에게 말했다. "項羽 장군의 先聲(선성)은 진작부터 익히 들었소이다. 오늘은 이렇게 일부러 찾아와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구려." 그러자 항우는 퉁명스러운 말소리로 "내가 일부러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를 만나자고 했다면서요? 당신은 잘 알지도 못하는 나를 어떤 일로 오라 가라 하셨소?" 하고 대뜸 시비조로 나왔다.

은통은 흑곰 같은 덩치에 대들듯이 따져대는 항우의 氣勢(기세)에 그만 겁에 질려 몸을 떨며 항량에게 묻는다. "내가 項羽 장군을 왜 오시라고 했는지 아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던가요?" 항량은 시치미를 떼고 "성주님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羽에게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羽를 부르신 이유를 본인에게 직접 말씀하십시오." "아, 그래요? 그렇다면 내가 項羽 장군에게 직접 얘기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항우에게 말한다. "秦나라는 이미 亡兆(망조)가 들었기에 나는 이 기회에 천하를 도모해 볼 생각인데 項羽 장군은 나를 꼭 좀 도와주기 바라오. 일이 성취되면 장군의 은공은 잊지 않을 것이오." 은통이 말을 끝내자마자 항우는 느닷없이 버럭 화를내며..
"뭐야? 너 같은 쫄따구가 秦나라를 배반하고 天下 를 도모해 보겠다고? 그렇다면 네놈은 배은망덕한 역적이 아니냐? 오냐! 네가 오늘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나는 너 같은 역적은 도저히 살려 둘 수가 없다!"하고 벽력같은 소리와 함께 은통을 한 주먹으로 쳐 갈기니 나가떨어진 그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항우는 그 길로 밖으로 달려나가 거리를 누비고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이렇게 외쳐댔다. "이 고을 城主라는 자가 逆謨(역모)를 꾸미기에 나는 항량 장군의 命에 의하여 그 자를 나의 주먹으로 때려죽였소. 項梁 장군은 본시 楚나라의 명장이셨 던 項燕 장군의 후예이시니 그분을 城主 로 받들면 백성들은 秦나라의 虐政(학정)에서 벗어나 옛날 楚나라 때의 태평성대를 다시 누릴 수 있게 될 것이오." 백성들은 그 말을 듣고 저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하여 項梁은 코도 풀지 않고 백성들에 의해 城主로 추대되었다. 항량은 수많은 군중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포부를 소리 높이 외쳤다.

"친애하는 楚나라 동포 여러분! 우리들은 秦나라의 억압에서 벗어나 楚나라를 다시 일으킬 때가 도래하였습니다. 백성들을 보호하고 楚(초)나라를 재건하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지상 명령입니다. 나는 일개 성주로 만족하지 않고 秦9진)나라를 때려 부수고 만 天下(천하)를 楚나라로 돌려 놓고야 말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백성들은 항량을 뜨겁게 환영하였다. 그리하여 항량과 항우는 은통이 거느리고 있던 군사 8千여 명을 일약 부하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무렵, 江東에서는 <진영>이라는 義士(의사)가 2萬여 명의 楚나라를 재건하는 독립군을 길러 오고 있었다. 진영은 項梁 이 城主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군사를 몰고 달려와 항량과 합류하였다. 게다가 인근 각지에서 뜻을 같이하는 젊은이들이 꼬리를 물고 몰려와서, 항량의 군사는 불과 몇 달 사이에 5~6萬 의 大軍으로 불어났다.

이렇게 항량이 회계 성주가 되면서 그 세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었지만 項梁과 項羽의 世評(세평)은 그리 좋은 편만은 아니었다. 더구나 은통과 교분이 두터웠던 季布(게포)와 종리매(鍾離昧)같은 義士(의사)들은 은통이 항우의 주먹에 맞아죽었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크게 분노하였다. 그들은 곧장 會稽(회계)로 달려와, 항우에게 서슬이 퍼렇게 따지고 들었다. "그대는 멀쩡한 남의 고을의 城主를 때려죽이고 그 자리를 빼앗았으니, 그것을 어찌 義라 할 수가 있겠는가? 은통을 때려 죽인 이유를 분명히 말해보라. 그대의 행동이 옳지 않으면 우리는 단연코 용서치 않으리라."

그러나 項羽는 태연자약한 얼굴로 껄껄껄 웃고 나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은통은 國錄(국록)을 먹고 살아오면서 反逆(반역)을 도모한 者다. 세상을 바로잡아 보려는 項梁 장군께서 어찌 그런 자를 살려 둘 수 있겠는가? 秦나라는 이미 국운이 다하여 이제는 楚나라가 再起(재기)할 판이니, 그대들도 우리와 함께 秦나라를 거꾸러뜨리고 楚나라를 일으켜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대들은 구차스럽게 은통의 죽음에 연연해하지 말고 天下 大勢(대세)에 순응하여 우리와 함께 楚나라를 일으키기로 하자. 그러면 그대들의 공적은 靑史(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項羽의 氣槪(기개)가 너무도 당당하여 季布(게포)와 鐘離昧(종리매)는 절로 고개가 수그러졌다. 그리하여, "실상인즉 우리들도 일찍
부터 楚나라를 일으켜 볼 생각에서 지도자를 찾던 중이었소. 장군께서 이 기회에 저희들을 모두 거두어 주십시오." "좋소이다. 백성들을 구하려는 義擧(의거)에 동참해 주시는데 어찌 마다 하리오."

이리하여 項羽는 季布와 鐘離昧를 즉석에서 도기 장군 (都騎將軍)으로 임명하였다. 이로써 항량과 項羽의 군사는 10萬 명에 육박할 만큼 불어났다. 項羽는 계포, 종리매 등과 술잔을 나누면서 말했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군사를 기르고 있는 義士(의사) 들이 많을 텐데, 그대들 이외에 우리와 뜻을 같이해 줄 지사들이 또
없겠소?" 그러자 계초가 대답한다. "도산(途山) 속에는 우영(于英)과 환초(桓楚)라는 의적장 (義賊將)이 8千여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칩거(蟄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도둑질로 살아가고 있으나 그들의 마음을 돌려 대장으로 발탁하면
장군께서 대업을 도모하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입니다." 項羽는 계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도산 속에 그런 장수가 숨어 있다면 그들을 곧 만나러 갑시다. 그들이 義를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의 동지 가 될 수 있을 것이오."

항우는 계포와 함께 즉시 도산으로 떠났다. 그러나 守門將(수문장)은 항우 일행을 營內(영내)로 들여보내 주려고 하지 않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기에 우리 두령님을 감히 만나겠다는 것이오?" 항우는 그들의 軍律(군률)이 매우 엄격한 것을 보고 내심 감탄 하면서 수문장에게 말했다. "나는 초국 대장 項梁 장군의 命에 의하여, 당신들의 두령을 만나러 온 項羽 장군이다.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당신들의 두령에게 項羽 장군이 찾아왔다는 말을 전하라." 수문장이 본부로 달려가 그 말을 전하니 우영과 환초가 직접 나와 항우를 반갑게 맞아 들였다. "장군의 先聲(선성)은 익히 들었소이다. 오늘은 어떤 일로 이처럼 깊은 산중까지 찾아 오셨소이까?" 우영과 환초는 위풍이 당당한 모습이, 첫눈에 보아도 대장의 재목이 분명하였다.

項羽가 그들에게 말했다. "秦나라가 무도한 까닭에 지금 전국 각지에서 조무래기 자칭 영웅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무고한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소이다. 두 분 장수는 좀처럼 만나 보기 드문 호걸이라 들었소. 그런데 어찌하여 도탄에 빠져 허덕이는 백성들을 구할 생각은 아니하고 이 깊은 산중에서 도둑 노릇만 하고 계시오? 나의 숙부 項梁 장군께서는 秦나라를 쳐부수고 옛 楚나라를 되찾기 위하여 궐기하셨으니, 두 분도 우리와 함께 새로운 王業(왕업)을 일으켜 나갑시다."

환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秦나라가 亡조가 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막강한 군사를 가지고 있지요. 따라서 蓋世(개세)의 영웅이 나오기 전에는 진나라를 당해낼 사람이 없을 것이외다. 장군이 義兵(의병)을 섣불리 일으켰다가 패하는 날이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터인데,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하늘을 보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 당신네들은 나 자신이 바로 <개세의 영웅>이란 것을 모르시는 모양이구려. <力拔山 氣蓋世(역발산 기개세) : 힘은 산을 뽑을 정도요 기상은 세상을 덮을 만하다)의 영웅>이 란 바로 나를 두고 일컬어 오는 말이오. 당신네들은 아직 그런 소문도 듣지 못하셨소?" 환초는 눈을 커다랗게 뜨며 말했다. "과연 역발산의 勇力(용력)을 가지고 계신지 한번 보십시다. 그래서 그것이 사실이라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項羽의 실력을 알기 전에는 부하가 될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항우는 또, 한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나의 용력을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나의 수하가 될 수 없다는 말이구려. 하하하. 무엇으로 나의 힘을 시험해 보려는지, 어서 말씀을 해보시오." 환초가 대답한다. "이 山아래 우왕묘(禹王廟)의 정원에 세 발 달린 돌솥이 있는데, 그 돌솥의 무게는 천근이 넘을 것이오. 그 돌솥을 넘어뜨렸다가 다시 일으켜 세워 보시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될 일인데, 장군이 해보이신다면 우리 두 사람은 두말 않고, 장군의 부하가 되겠소.

"그 돌솥이 어디에 있는지 가 봅시다." 일행이 산을 내려와 보니 과연 우왕묘의 뜰에는 거대한 돌솥이 있었다. 높이가 일곱 자에, 둘레가 두 아름이나 되는 엄청나게 큰 돌솥이었다.



"이 돌솥을 땅에 넘어 뜨렸다가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말이오?" "그렇소. 아무리 장사라도 아마 어려울 것이오. "이딴 것을 가지고 어렵기는..." 항우가 돌솥에 손을 대고 "낑!"하고 밀어붙이니, 그 거대한 돌솥이 한 번에 땅에 넘어져 버렸다. "어!....?" 환초와 우영은 까무러칠 듯이 놀랐다가 아직도 미덥지 않았던지, "넘어뜨리기는 쉬워도 일으켜 세우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오."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해보겠소." 항우는 넘어뜨렸던 돌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마치 벽돌 한 장을 일으켜 세우듯이 손쉽게 일으켜 세웠다. 그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항우는 한 술 더 떠서, "제자리에서 뉘었다 일으켰다 하기는 너무도 쉬운 일이니, 나의 진짜 힘을 한번 보여 드리기로 하리다."하고 말하더니, 그 무거운 돌솥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 안고 넓은 뜰을 세 바퀴나 돌고 나서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이었다. "어떻소? 이만
하면 당신네들의 대장이 될 수 있겠소?"

환초와 우영은 항우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머리를 땅바닥에 조아리며 말했다. "저희들이 장군님을 미처 알아 뵙지 못하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오늘의 무례를 관대하게 용서하시고, 저희들을 부하로 거두어 주십시오."

"고맙소. 나의 동지가 되어 준다면 나는 그대들을 대장으로 삼을 것이오." "다시없는 영광이옵니다. 저희들에게는 부하가 8千여 명이 있사오니, 그들도 모두 데리고 귀속하겠습니다." "고맙소. 그러면 막사에 들러서 그들도 직접 만나
보기로 합시다." 이렇게 하여 項羽는 두 장수와 8千여 명의 精銳兵(정예병)을 한꺼번에 얻게 되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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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가오산 | 작성시간 22.04.19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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