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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46 : 군사 범증

작성자느랑골|작성시간22.04.23|조회수5 목록 댓글 0

*列國誌 46 : 軍師 范增(범증)


軍師 范增(군사 범증)


회계성에 도착한 項羽는 于英, 桓楚, 虞子期, 英布 等, 네 장수를 項梁에게 인사를 올리게 하였다.
항량은 네 장수에게 성대한 환영연을 베풀어 주며 말했다.

"千軍을 얻기는 쉬워도 쓸만한 장수 한 사람을 구하기는 더 어렵다고 하는데, 그대들 네 장수를 한꺼번에
얻게 되었으니 이런 기쁨이 어디 있겠소. 이제 우리 군사가 20 萬에 가까웠으니, 秦나라를 쳐부수기에
충분할 것 같소이다. 가까운 시일에 군사를 일으켜 함양으로 쳐들어 가는 것이 어떠하겠소 ?"

項羽가 즉석에서 대답한다.
"좋습니다. 명령만 내리시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咸陽으로 쳐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군사가 물경 20 萬에 이르렀으니, 썩어빠진 秦나라 군사가 百萬이기로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

그로부터 얼마 후 項梁이 秦나라를 치고자 大軍을 이끌고 회계 땅을 떠나려고 하자 백성들이 앞을 가로막으며 사정하듯 말한다.

"저희들은 오랫동안 秦나라의 학정에 시달려 오다가 城主님의 덕택으로 이제야 겨우 마음놓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주님께서 떠나가시면, 저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성주님께서 이곳을 떠나시려거든 차라리 저희들을 죽이고 가시옵소서."

항량은 백성들의 호소에 크게 감동하였다.
"내가 이곳을 떠나기로 어찌 그대들을 버리겠소. 나는 秦나라를 쳐서 만천하의 백성들을
구하고자 장도에 오르는 것이니 앞으로의 일은 조금도 걱정하지 마시오. 천하를 평정하고 나면 회계 고을에는 특별히 덕망있는 太守를 보낼 것이고 이 고을 백성 들에게는 10년 동안 모든 組稅(조세)를 면제해 줄 것이오. 그러니 이만 들 돌아가기바라오."

이렇게 항량은 백성들을 가까스로 달래 주고 征途(정도)에 오르는데, 그 威容(위용)이 장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제부터는 대군을 거느리고 江東을 거쳐 秦나라 수도인 咸陽으로 쳐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행이 회양(淮陽) 땅에 이르자, 대장 季布가 項梁에게 아뢴다.

"우리 軍에는 項羽 장군을 비롯하여 실전에 능한 맹장들이 여러 분 계시오나, 정작 軍師의 역활을 맡아 주실 어른은 한 분도 계시지 않습니다. 다행히 여기서 멀지 않은 산중에 범증(范增)이라는
志士 한 분이 계시오니, 그분을 우리들의 軍師로 모셔 오면 어떻겠습니까 ?"

항량이 대답했다.
"그런 분이 계시다면 꼭 軍師로 모시고 싶소이다. 그 분이 어떤 분인지 좀더 자세히 말해 보시오."
"범증은 古稀(고희)를 넘은 노인이기는 하오나 그의 智謨(지모)는 옛날의 孫子(손자)나 吳子(오자)를 능가하는 분이옵니다. 그분을 군사로 모셔올 수만 있으면 우리는 천하를 쉽게 평정할 수가 있을 것이옵니다."

項梁이 더욱 기뻐하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도 회양 땅에 <范增>이라는 高士(고사)가 칩거하고 있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소.
지금이 좋은 기회이니 계포 장군은 폐백(幣帛)을 갖춰 찾아뵙고 그분을 모셔 오도록 하시오."

계포는 즉시 폐백을 준비하여 범증이 칩거한다는 기고산(旗鼓山)으로 찾아나섰다.
그러나 워낙 험한 山이어서 범증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 나무꾼을 만나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그 어른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여 여기서도 30리쯤 떨어진 토굴 속에 살고 계십니다. 설혹 찾아 가시더라도 만나 주지도 않을실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계포가 다시 30 里쯤 산속으로 찾아 들어가니 어느 토굴 속에서 거문고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옳지 ! 范增 선생이 저 토굴 속에 계시는 게 분명하구나 ! )
이윽고 계포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토굴 안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혼자서 거문고를 타고 있었는데, 첫 눈에 보아도 고결한 기품이 범증 선생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리하여 계포가 인기척을 해 보이니, 백발의 노인은 거문고를 뜯던 손을 멈추고 계포를 쳐다보며 조용히 묻는다.

"그대는 무슨 일로 왔는고 ?"
季布는 우선 범증에게 큰절을 올린다음, 폐백을 조심스럽게 내놓으며 말했다.

"소생은 楚國 대장 項梁 장군의 휘하에 있는 季布라 하옵니다. 지금 秦나라의 학정이 잔학무도하여 항량 장군께서는 秦나라를 平定하여 백성들을 구하고자 군사를 일으켰사온데 선생을 軍師(군사)로 모시고자하여 소생이 命을 받고 찾아왔사옵니다."

"나같은 쓸모없는 늙은이를 軍師로 쓰시겠다고 ? 하하하."
범증은 고개를 들어 크게 웃고 나서,
"項梁이란 사람은 어떤 분인가 ?"
하고 묻는다.

"項梁 장군은 일찍이 楚나라의 명장이셨던 項燕 장군의 아드님이시옵니다."
"으음 ....楚나라의 項燕 장군에게 그런 아들이 있었던가 ? 어쨌거나 나 같은 늙은이를 데려가 보았자 쓸모가 없을 것 이니 이 폐백들은 가지고 그냥 돌아가시게 !"
하며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는 것이었다.

季布는 머리를 조아리며 간곡히 설득한다.
"지금 천하가 너무나도 어지러워 백성들을 도탄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힘을 합쳐 秦나라를 쳐 없애야 할 때이옵니다. 하물며 선생께서는 孫子와 吳子를 능가하는 智略을 가지고 계실 뿐만 아니라 춘추도 이미 古稀를 넘기셨사오니 經世濟民(경세제민)을 위하여 마지막 奉公을 하셔야 할 때라 사료되옵니다.

그 옛날 姜太公이 周의 文王을 만나 세상을 도모한 故事(고사)도 있지 않사옵니까? 선생께서는 사양치 마시옵고 부디 項梁장군을 도와주시옵소서."

范增은 季布의 간곡한 설득에 감명받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나 역시 秦始皇의 잔혹한 虐政(학정)에 분노하여 세상을 바로잡아 줄 인물이 없을까? 하고 일찍부터 생각하고 있었네. 자네가 項梁 장군의 命을 받고 나를 데리러 왔다니 나도 자네를 따라 나설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네. 그러나 세상 만사에는 天數(천수)라는 것이 있네. 내가 자네를 따라 내려갈 것인지의 여부는 오늘 밤 천수를 점쳐 보아 내일 아침에 결정할 테니 이 폐백은 내일 아침까지 보류해 두시게."

그러나 계포는 폐백을 범증에게 억지로 안겨주며 간곡히 사정한다.
"선생님께서 오늘 밤에 천수를 점쳐 보시고, 내일 아침에 마음이 달라지실지도 모르오니 저희들의 성의는 지금 받아 주시지요."

범증은 마지못해 폐백을 받으며 말했다.
"그대가 義를 위해 이처럼 정성을 다하여 권하니, 나도 더이상 거절할 수가 없네 그려. 그러면 내일 아침에 자네와 산을 내려가기로 하세."

이날 밤 , 범증은 밤이 깊기를 기다려 하늘을 우러러 천수를 점쳐 보았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歎息(탄식)을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 項梁은 천하의 주인이 될 사람이 아니었는데 내가 그를 따라가기로 약속한 것은 커다란 실책이었구나. 그러나 男兒一言 重千金(남아일언 중천금)이니, 폐백까지 받은 이상 이제는 어쩔 수 없이 項梁을 도와야겠다")

다음날 범증은 계포의 인도로 항량을 찾아오니, 항량은 陣門 밖까지 영접을 나와 범증을 上座에 모시며,
"선생께서 우리들을 위해 이처럼 下山해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사옵니다. 바라건데, 오늘부터는 軍師로서 많은 지침을 주소서."

范增이 두 번 절하며 말한다.
"장군께서 천하를 義로써 구하시겠다고 하시니, 노구(老軀)는 王業을 이루어가시는데 犬馬之勞(견마지로)를 다하겠사옵니다.

項梁은 范增을 軍師로 모신다는 命을 각 장수에게 하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한다.
"우리는 곧 江東을 거쳐 함양으로 쳐들어갈 계획인데, 선생은 이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범증은 한참 동안 숙고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전체의 판세를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함양으로 쳐들어가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최근에 패현(沛縣)에서 劉邦(유방)이라는 인물도 봉기했다고 합니다. 또 오래 전부터 반기를 들고 일어난 진슨, 오광등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들에 대한 정보도 시급히 알아볼 필요가 있사옵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함양으로 쳐들어가면 될 게 아닙니까 ? 진승과 오광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
범증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한다.

"天下는 나 혼자만의 천하가 아니옵니다. 그들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 그들과도 손을 잡고 咸陽을 공동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옵니다. 만약 그들이 몰락했다면,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우리가 같은 전철(前轍)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진승, 오광등과 섣불리 연합했다가 이용만 당하고 배신당하는 신세가 되면 어떡하지요 ?"

범증은 그 말을 듣고 破顔大笑(파안대소) 하면서 말했다.
"하하하, 세상이란 결국, 먹느냐 먹히는냐의 싸움 이옵니다. 큰 고기는 작은 고기를 잡아먹어야만 살아가게 되므로, 우리가 그들에게 잡아먹히느냐 또는 그들이 우리에게 잡아먹히느냐 하는 문제는, 누가 큰 고기이고 작은 고기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옵니다.

項梁은 范增의 말이 옳다고 여겨, 사람을 사방으로 보내 진승과 오광의 소식을 소상하게 알아보았다.
그 결과, 진승과 오광은 어처구니없게 몰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승은 몇 개의 고을을 점령하고 나자 스스로 楚王을 자처하고 많은 미녀들을 거느리고 주색에 탐닉하였다. 張耳(장이)와 陳餘(진여) 等, 두 장수가 눈물로 諫言(간언)하였으나, 진승은 끝내 듣지 않고 주색에 미쳐 돌아가다가, 결국에는 秦의 將軍 장한의 손에 어이없게 죽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范增(범증)은 이 소식을 듣고 항량에게 물었다.
"진승이 왜 어이없게 亡해버렸는지 그 원인을 알고 계시옵니까 ?"
"목전의 小慾,소욕.에 눈이 어두워 酒色(주색)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물론 그 점도 있사옵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項梁은 바로 그 뜻을 알 수가 없어서 즉석에서 반문했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원인이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范增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한다.
"진승은 대의 명분을 내세울 줄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진승도 처음에는 秦나라를 징벌하여 백성들을 도탄 속에서 구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세력이 커지자 楚나라의 왕손을 王으로 옹립할 생각은 아니 하고 자신이 스스로 王이 되었기 때문에 백성들은 아무도 그를 따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진승이 망하게 된 원인은 바로 그점에 있었던 것이옵니다."

항량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그런 과오를 범하지 않겠소이까 ?"
"公께서 군사를 일으켜 陣.진.을 친다는 소문을 듣고 각처에서 장수들과 백성들이 앞 다투어 몰려드는 것은, 公이 楚나라의 충신이셨던 項燕 장군의 후손이기 때문인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公께서도 天下를 잡고자 하신다면, 楚나라의 王孫을 楚王으로 옹립해 놓고 활동하셔야 하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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