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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47 : 군사 범증 2

작성자느랑골|작성시간22.04.26|조회수20 목록 댓글 0

*列國誌 47 : 軍師 범증 2

"듣고 보니 과연 옳으신 말씀이시오. 그러나 楚나라의 왕손들은 진시황에 의해 모두가 몰살을 당했는데 어디서 그런 사람을 구해 올 수 있겠소?" "그래도 어딘가에 한 사람쯤 남아 있을지 모르오니, 그런 사람을 반드시 찾아 내셔야 합니다." 項梁은 그 말을 옳게 여겨 대장 鍾離昧(종리매)에게 命을 내린다.

"그대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楚나라 王孫을 한 사람 찾아 오도록 하시오. 촌수(寸數)는 멀어도 상관없으니 楚王 의 후예이기만 하면 되오."
종리매는 각고의 노력 끝에 어느 바닷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楚王의 王孫이라는 23살 된 청년 하나를 찾아 데리고 왔다.

이름이 미심(米心)이라고 하는 그 청년을 보자, 항량과 범증은 크게 기뻐하면서 그 청년을 <초회왕(楚懷王)> 으로 옹립한다. 그리고 범증이 말한다. "王을 새로이 모셨으니, 이제는 조정의 기틀을 갖추셔야 할 것입 니다." 그리하여 항량은 국가의 진용을 다음과 같이 편성, 임명한다.

초회왕(楚懷王) 미심(米心). 무신군(武信君) 항량(項梁). 대사마부장군(大司馬副將軍) 항우 (項羽). 군사 (軍師) 범증(范增). 군기장군(軍騎將軍) 계포(系布). 同... 종리매 (鍾離昧). 편장군 (偏將軍) 영포(英布). 산기장군 (散騎將軍) 환초(桓楚). 同.. 우영(于英).同 ... 우자기(虞子期).

이상과 같이 楚나라 진용을 세상에 널리 공포하니 그 옛날 楚나라 백성들은 저마다 새 나라에 대한 기대를 갖고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렇게 軍師 范增(군사 범증)의 지혜로 楚나라의 기틀이 잡혀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楚군이 함양으로 出擊(출격) 준비를 서두르고 있을 때, 갑자기 白髮을 휘날리며 웬 老 장수가 수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楚軍 진영으로 달려 오고 있었다. 깜짝 놀란 散騎 將軍 桓楚(산기 장군 항초)가 말을 몰아 달려나가며 "그대는 누구인데, 남의 營內(영내)에 함부로 들어오는가?! 그 자리에 정지하고 이름을 밝혀라!"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백발이 성성한 老 장수는 그 자리에 말을 멈추더니 큰소리로 대답한다.

"나는 예전의 楚나라 대장 송의(宋義)라는 사람이요. 그동안 楚國을 재건하려고 3萬여 명의 군사를 양성해 오고 있었는데, 項梁 장군이 楚王을 새로 옹립하고 咸陽 으로 쳐들어 간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힘을 보태고자 군사를 이끌고 찾아오는 길이오." 항량은 그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며 宋義를 영내로 불러들여 이렇게 말했다.

"장군이 데리고 오신 군사는 특별히 경자관군 (卿子冠軍)으로 부르기로 하십시다." 송의가 항량에게 건의한다. "이곳을 都邑(도읍)으로 정하시기에는 땅이 너무 협소합니다. 여기서 백 리쯤 떨어진 우소(旴昭) 라는 지역에는 楚나라 시절에 대장을 지낸 <진영>이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있으니, 진영 장군과 상의하여 그곳을 도읍으로 정하심이 어떠하겠나이까?"

"진영 장군은 나도 아는 분이니, 그 분과 제휴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소이다. 그러나 <旴昭>라는 곳이 과연 새로운 楚나라의 도읍으로 적당한 곳일까요?" "우소는 지형적으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要塞(요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項梁(항량)과 項羽(항우) 范增(범증)은 宋義(송의)의 말을 옳게 여겨 大軍을 우소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얼마를 행군하다 보니, 멀리서 붉은 깃발을 펄럭이며 수많은 군사들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었다.

"저게 웬 군사들이냐! 내가 직접 나가 알아 보리라." 軍師 范增이 말을 달려 나가 알아 보니, 창검을 번득이며 달려온 수만 군사들 선두에는 미목(眉目)이 수려한 장수 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귀장(貴將)은 뉘시오. 성명을 밝히시오." 그 장수는 범증 앞으로 한걸음 나오면서 대답한다. "나는 패현에 있는 유방(劉邦)이라는 사람이오. 항량 장군이 대군을 일으켜 秦나라를 친다고 하기에, 나도 楚軍 을 돕고자 하후영(夏侯英), 번쾌등의 장수와 함께 10萬의 군사를 이끌고 왔소이다."

"옛?! 劉邦 將軍(유방 장군)이시라구 요?" 范增은 깜짝 놀라며 유방을 유심히 살펴보니, 그의 얼굴에는 제왕의 기상(帝王之氣象)이 넘쳐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범증은 자기도 모르게, (아!, 내가 주인으로 모셔야 할 사람 을 잘못 선택했구나!)하고 내심으로 크게 탄식하였다.

범증이 유방을 안내하여 돌아와 항량에게 인사를 시키니 항량은 크게 기뻐하면서 劉邦에게 말한다. "유방 장군이 나를 돕기 위해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오셨다니 이처럼 고마운 일이 없구려. 이제 우리들 모두가 힘을 합하여 秦나라를 쳐 없애고 楚나라를 세우기로 하십시다."

그렇게 도착한 우소(旴昭)에서 항량은 유방, 진영과 함께 함양으로 쳐들어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 즈음,
회음(淮陰)땅에 산다는 韓信(한신)이라는 젊은이가 항량을 찾아와 "咸陽으로 쳐들어가려면 많은 장수가 필요하실텐데, 저도 兵學을 연구한 사람이니, 이 사람을 장수로 기용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하고 장수가 되기를 자원하고 나왔다.

項梁이 보니, 韓信은 풍채가 초라하여 장수깜 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자네처럼 초라한 사람이 무슨 장수가 되겠다는 말인가?" 항량이 일언지하에 퇴짜를 놓아 버리자, 범증이 급히 달려와 항량에게 귀뜸을 한다.

"저 사람은 행색은 초라하지만, 觀相學(관상학)상으 로 보아 장차 큰 인물이 될 相입니다. 그대로 쫒아 버리면 후일에 큰 禍(화)를 입게 될지 모르니, 장군으로 기용하여 붙잡아 두도록 하소서."
"에이, 여보시오. 저런 볼품 없는 위인을 무슨 장군으로 기용하란 말씀이오?"

"그런게 아니옵니다. 저 사람을그냥 쫒아 버렸다가는 후일에 반드시 후회하게 되실 것이옵니다. 그러니 어떤 명목으로든지 붙잡아 두셔야 합니다." "軍師께 서 아무리 말씀하셔도 저런 인물을 장군으로 기용할 수는 없소이다. 軍師께서 이처럼 말씀하시니 집극랑(執戟郎 : 현재의 軍 계급으로 치면 위관장교 급)으로나 쓰도록 하지요."

軍師 范增은 항량의 앞을 물러나오며 혼자 개탄해 마지않았다. 아! 武信君 (項梁)이 이토록 사람을 몰라보니 어찌 大業(대업)을 이룰 수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韓信은 어떤 사람인가? 한신은 회음 (淮陰)의 몹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는 거지노릇까지 하였고, 성장해서도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 지금도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아 팔아서 살아 오는 궁핍한 처지에 있었다. 그러면서도 포부만은 크기가 이를데 없어서, (사나이로 태어난 이상 나도 언젠가는 천하를 호령하는 인물이 되리라!.)라는 생각을 품고, 자나깨나 長劍(장검)을 허리에 차고 다녔고 틈만 있으면 武藝(무예)를 연마하고
兵書(병서)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다. 이러기를 장장 10여 년, 이제는 武人으 로 서는 자신이 섰지만 생활이 쪼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韓信이 어느 날 개울가를 지나는데 빨래를 하던 아낙네가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한신은 하얀 쌀밥을 보자 시장기가 더한지라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아낙네의 식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밥을 먹던 아낙네는 그 모양이 무척 측은하게 여겨졌는지 "배가 몹시 고픈 모양이니 먹다 남은 밥이라도 들고 가시오."
하고 말하며 반 사발쯤 되는 찬밥을 한신에게 내밀었다.

한신은 아낙이 주는 남은 밥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단숨에 먹어치우고 아낙에게 빈 그릇을 돌려주며 공손히
머리를 숙여 말했다. "후일 제가 出世(출세)를 하면 오늘의 은혜는 반드시 갚아 드리겠습니다."

아낙은 그 말을 듣고 화를 발칵 내며 한신을 호되게 꾸짖었다. "사내 자식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주제에 무슨 은혜를 갚겠다는거요?! 나는 젊은이가 하도 측은해서 밥을 주었을 뿐이지 은혜를 갚으라고 준 것은 아니오!" 한신은 아무런 대꾸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로부터 얼마 후, 한신은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팔려고 장 거리로 들고 나갔다. 그러자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한신이 허리에 차고 있는 장검을 보고 놀려대기 시작한다. "이 자식아! 너는 허리에 검을 차고 다니기는 하지만, 천하에 못나 보이는 놈이다. 네가 용기가 있거든 그 검으로 나를 한 번 찔러 보거라. 나를 한 번 찔러 봐...!"

한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더욱 신바람을 나서 "나를 찌를 용기가 없거든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 나가라!"하고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그러자 한신은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고 땅바닥을 기어 그 소년들 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 나왔다. 그 광경을 보자 구경꾼들조차, "허리에 장검을 차고만 다녔지, 너야말로 천하의 졸장부요 용기도 없는 겁장이로구나!"하고 한신을 크게 조롱하며 웃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이 광경을 끝까지 지켜 보던 허부(許負)라는 노인은 한신 앞으로 다가와 어깨를 다정히 두드리며 이렇게 위로해 주었다.
"자네가 지금 비록 겁쟁이라고 조롱을 당하고 있지만, 관상학 상으로 보면 자네는 장차 큰 인물이 될 걸세. 지금처럼 매사를 묵묵히 참아가면서 자중하시게. 그러면 자네에게 반드시 때가 오게 될 것이야." 그러자 한신은 빙긋 웃으며 돌아서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은 몇해 후 楚軍이 咸陽으로 진격해 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신은 항량을 찾아와 장수로 써 줄 것을 자원한 것이었다.
그러나 項梁(항량)은 韓信(한신)의 외모만 보고 겨우 <집극랑>이란 위관급 장교의 직위만 주었는데, 바로 이 韓信이 후일 劉邦을 도와, 天下를 평정하는 역사상 위대한 장군이 되었던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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