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열국지 48 : 항량의 전사

작성자느랑골|작성시간22.05.05|조회수8 목록 댓글 1

*列國誌 48 : 項梁의 戰死

秦始皇 死後(진시황 사후), 승상 李斯(이사) 와 함께 太子 扶蘇(태자 부소)와 몽염을 제거한 趙高는 진시황의 둘째 아들 胡亥를 황제로 추대한 후,
승상 李斯를 이용하여 반대 세력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드디어는 李斯까지 역모죄로 몰아 제거해버린다.

그런 후, 불알도 없는 내시인 趙高(조고)가 승상의 자리에 올라 秦나라의 권력을 한 손에 장악한다. 형식상으로는 <二世 황제>가 번듯이 존재했지만, 胡亥(호해)는 날이면 날마다 酒色(주색)에 빠져있어 사실상 趙高가 황제나 다름없었다.

그 무렵, 각 지방의 수령들은 승상 조고에게 "지금 우리 지방에서는 자칭 義兵(의병)들이 궐기하여 백성들을 심히 괴롭히고 있사옵니다. 승상께서는 군사를 파견하시어 역도 들을 속히 평정해 주소서." 하고 장계(狀啓)를 빗발치듯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權力(권력)을 휘두르는 맛에 취해있는 趙高는 그러한 장계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도둑떼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런 것을 가지고 왜들 이렇게 야단들이냐. 도둑을 다스리는 것은 지방관들의 책임이니 전국 각처의 지방 관리는 치안 유지에 만전을 기하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지방관은 가차 없이 그 죄를 물을 것이다." 趙高는 군사를 보내 反軍을 평정할 생각은 않고 이처럼 지방관들에게 엄포를 놓기만 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회서군수 (淮西郡守) 진염(陳炎)이 함양으로 달려와 승상 조고에게 보고한다. "前 楚나라 장수 項梁이 회왕(懷王)을 옹립하고, 우소(旴昭)에 도읍을 정한 뒤 項羽, 劉邦 等, 수많은 장수와 함께 30萬 대군으로 咸陽까지 쳐 올라올 기세를 보이고 있사옵니다. 승상께서는 시급히 군사를 파견하시어 그들을 속히 토벌하도록 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으면 함양이 위태롭게 될 것이옵니다."

趙高(조고)는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장군 장한(章悍)을 불러 命했다. "요즈음, 각 지방에서 도둑의 무리들이 들끓어 백성들을 몹시 괴롭힌다고 하는데, 특히 옛날 楚國 장수 項梁(항량)이란 자는 楚王을 새로 옹립하고 함양으로 쳐들어올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하니, 장군은 신속히 출전하여 그 자들을 토벌하도록 하시오." 대장군 章悍이 승상 조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淮西(회서) 지방 에서 항량이라는 자가 수십만 대군을 거느리고 함양을 넘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걱정을 하고 있던 중이옵니다. 命을 받들어 도적의 무리들을 지체없이 토벌하고 돌아오겠습니다."

秦나라 大將軍 章悍(대장군 장한)은 30萬의 대군을 이끌고 이유(李由), 사마흔(司馬欣), 동예 등의 대장들과 함께 초군박멸(楚軍撲
滅)의 장도에 올랐다. 그런데 회서 부근에는 齊나라와 魏나라의 義兵(의병)들이 별도로 준동하고 있어서, 그들을 먼저 정벌하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었다.

그리하여 장한이 齊軍(제군)과 魏軍(위군)을 치고 있을 즈음, 그 소식을 들은 항량은 項明에게 兵力 3萬을 주어 齊와 魏軍을 돕도록 하였다. 이로써 兩軍 間에 일대 혈전이 벌어졌는데, 義兵(의병)들은 정예 秦軍을 당해낼 힘과 역량이 부족하여 自稱 齊王(자칭 제왕)과 魏王은 모두 전사하고, 지원을 갔던 項明(항명)마저 전사함으로써 秦軍이 크게 승리하였다.

秦軍이 동아(東阿)에 까지 진출하여 楚軍을 본격적으로 공격할 태세를 갖추자, 항량은 사태의 위급함을 보고 받고 회왕에게 아뢴다. "臣이 직접 나가 적장 장한을 한칼에 베고 秦軍의 항복을 받아 오겠습니다." 그러자 軍師 范增(군사 범증)이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장한은 소문난 맹장이므로 혼자 나가시면 위험합니다. 項羽 장군을 선봉장으로 내세우시옵소서. 저도 함께 따라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楚군이 진영을 갖추고 秦군과 마주하게 되자 항우는 단기필마로 질풍같이 달려 나가며 적진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楚군 대사마 항우로다. 장한은 어디 있느냐. 장한에게 할 말이 있으니 앞으로 나오라." 그러자 장한이 말을 달려 나오며 항우를 조롱한다.

"내가 바로 장한이다, 너는 싸우러 왔느냐? 주둥이 질을 하러 왔느냐? 글 못 쓰는 선비가 붓 타령을 한다더니 싸우러 왔으면 싸우기나 할 일이지 무슨 놈의 할 말이 있다는 거냐!" 항우가 다시 큰 소리로 외친다.

"장한은 내 말을 똑똑히 들어라. 너희들의 二世 황제는 무도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간신 趙高는 불알도 없는 환관으로 간악하기 이를 데 없는 놈인데 너는 그런 놈 밑에서 딱가리하는 짓이 그토록 좋으냐? 秦나라 민심은 완전히 이반되어 버렸다. 그대는 그러한 실정도 모르면서 정의의 기치를 들고 일어선 우리와 싸우려 하고 있으니, 그것은 물고기가 끓는 가마솥으로 뛰어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대는 목숨을 구하고 싶거든 지금 이 자리에서 곱게 항복하라!"

章悍은 그 말을 듣자 크게 웃으며 대답한다.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란 말이 있느니라.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큰소리를 치느냐. 우리 秦軍(진군)은 천하무적의 强軍(강군)이 요, 그대는 이미 망해 버린 楚國의 쥐새끼에 불과하다. 네 놈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감히 나에게 덤벼드는걸 보니 오늘이야 말로 너의 제삿날이 될 것이다!" 항우는 그 말을 듣기가 무섭게 장창을 꼬나 쥐고, 질풍 같은 속도로 장한을 향해 달려 나갔다.

장한은 한평생을 전쟁으로 살아온 백전 노장이었다. 그러나 폭풍처럼 달려드는 항우를 당해 내기는 나이도 너무 많았고 힘도 역부족이었다. 그런대로 10합, 20합까지는 항우와 대등하게 싸웠지만, 30합이 넘어서자 숨이 가빠지면서 결국은 말머리를 돌려 도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대장 이유가 싸움을 가로막고 나섰다. "요 쥐새끼 같은 놈아! 너는 뭐냐!" 항우가 벼락같은 고함을 지르며 장창으로 이유의 가슴을 찌르려고 달려드니 이유는 혼비백산 秦中으 로 줄행랑을 치고 만다.

사마흔과 동예가 그 광경을 보고 한꺼번에 달려 나오며 싸움을 가로막았다. 1대 2의 유리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인가? 사마흔과 동예는 항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항우는 싸울수록 몸이 날래지고 힘이 솟구쳐 오르는지, 좌충우돌로 사마흔과 동예를 공격하니 사마흔과 동예도 마침내 말머리를 돌려 삼십육계를 놓았다. "이 쥐새끼 같은 놈들아! 어디로 도망을 가느냐!"

항우는 두 적장을 맹렬하게 추격하였다. 項梁이 멀리서 그 광경을 보고 英布(영포), 桓楚(항초), 于英(우영) 등 세 장수를 급히 불러 명한다. "항우가 저렇듯이 무모하게 적진 깊숙한 곳으로 쳐들어가면, 후방이 차단될까 두렵다. 그대들은 군사 5천씩을 거느리고 급히 달려 나가 항우 장군을 도와라."

이렇게 秦軍은 80여 리나 쫒겨 가서야 간신히 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敗將 章悍(패장 장한)은 절치부심을 하면서 막료들에게 말했다. 적의 세력이 워낙 막강하여 지금 싸워서는 승리할 가망이 전혀 없다. 그러하니 우리는 완병지계(緩兵之計)를 쓰기로 하겠다."

"완병지계란 어떤 계략을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敵陣에는 장수다운 장수는 항우 하나가 있을 뿐인데, 항우는 初戰(초전)에 대승하여 매우 교만해 졌을 것이다. 장수가 교만해지면 병사들이 수비를 게을리 하게 되는 법이다. 우리가 지금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병사의 손실만 생길 뿐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니, 당분간은 이곳에 수비를 견고하게 하고 머물러 있다가 단 한 번의 싸움으로 최후의 승리를 거둘 것이다."

과연 백전 노장다운 심계 (深計)였다. 한편, 항우는 초전에서 크게 승리하고 본진으로 돌아와 항량에게 고한다. "내일은 우리 군사를 총동원하여 적을 송두리째 때려 부수기로 하겠습니다." "장한은 천하의 명장이라고 들었는데, 네가 그만한 자신이 있느냐." "직접 싸워 보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내일은 아예 뿌리를 뽑아 버려라."

다음날, 항우는 中軍이 되고, 영포는 右軍, 유방은 左軍이 되어, 진고(陳鼓)를 크게 울리며 30萬 대군이 일시에 적진을 향하여 휘몰아쳐 나아가니 그 기세가 하늘을 덮을 듯 당당하였다. 이에 장한은 형세가 불리한 것을 깨닫고 긴급 군령을 내렸다.

"우리가 지금 싸워서는 승리할 가망이 없으니, 눈물을 머금고 일시 후퇴를 해야 하겠다. 그러나 모든 군사가 한 곳
으로 일시에 후퇴하면 적의 집중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니, 각 부대는 방향을 달리하여 후퇴하라. 나는 정도(定陶)로 갈 것인즉, 사마흔과 동예 부대는 복양으로 후퇴하고, 이유 부대는 옹구(壅丘)로 후퇴하라. 분명히 말해 두거니와 오늘의 퇴각은 二步 전진을 위한 一步 후퇴라는 것을 명심하라."

秦軍이 세 갈래로 분산 후퇴하자, 항우는 壅丘 (옹구)로 추격하여 대장 이유를 한칼에 베어 버리고, 유방은 사마흔과
동예 부대를 백 여리나 추격하여 성양(城陽)이 라는 곳에 도달하였다. 유방이 거기서 계속 추격하려고 하자, 모사(謀
士) 소하(蕭何)가 말린다. "적을 막다른 궁지(窮地) 로 몰고 가서는 안 되옵니다. 도중에 복병(伏兵)이라도 있으면 낭패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추격을 멈추도록 하시옵소서." 유방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일단 성양에 머물렀다.

한편, 英布는 장한을 맹렬히 추격해 갔으나, 재빨리 후퇴한 장한은 정도성(定陶城) 성문을 굳게 잠그고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영포는 그곳에 陣을 치고, 시도 때도 없이 싸움을 걸어 보았으나 장한은 일체 응전하지 않았다.

마침 그때, 항량이 後軍을 거느리고 정도에 당도하여 전황을 살펴본 後 영포에게 말했다. "秦軍이 싸우려 들지 않는 것을 보면 몹시 피폐한 모양이니, 그들의 지원군이 오기 전에 지금 때려 부숴야 할 것이 아닌가?" 영포가 대답한다.

"장한이 지금 성안에 갇혀 있기는 하오나, 그의 병력은 아직도 막강하여 함부로 때려 부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항량은 그 말을 듣고 꾸짖는다. "성안에 갇혀 있는 적을 때려 부수기가 뭐가 어렵다는 말인가? 내가 대군을 거느리고 왔으니, 오늘 당장 돌격전을 감행하여 아예 끝장을 내버리기로 하세." "그것은 장한을 너무 만만하게 보시는 무리한 작전인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 이것은 軍令이다. 오늘 밤 子時(밤 11시~1시 사이)를 기하여 총 공격을 감행하라."

영포는 항량의 군령이라는 말에 무리한 작전인 줄 알면서도 복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하여 楚軍은 秦軍 총사령관인 장한이 농성(籠城)중인 정도성에 子時를 기하여 총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초군 병사들은 성안으로 빗발치듯 쏘아대는 화살의 엄호를 받아가며, 나무사다리를 성벽에 걸치고 개미 떼처럼 기어
올랐다. 성채(城砦)를 人海 戰術(인해전술)로 일거에 점령하려는 야심찬 작전이었다. 그러나 그대로 보고만 있을 秦軍 이 아니었다. 돌덩이는 물론이고 끓는 물과 기름을 성벽을 기어 오르는 楚軍에게 쏟아 부으며, 화전(火箭, 불화살)을 빗발치듯 쏘아댄다.

그리하여 성벽을 기어 오르던 楚兵들은 돌덩이에 맞아 떨어져 죽고, 나무사다리에 불이 붙어 땅에 떨어져 죽고, 화살에 맞아 죽고....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명으로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아군의 불리함을 목격한 항량은 분노로 몸을 떨며 "충차 (衝車)를 만들어 城門(성문)을 깨부수어라."하고 비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것은 무리한 명령이었다. 어느 세월에 <충차>를 만들 것이며, 충차로 성문을 부수려 한들 敵이 보고만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군사들이 충차를 만들고자 통나무를 베어오니, 城 안에서는 기름 부은 불덩이를 계속 아래로 퍼부어대니 애써 모아온 통나무들이 모두 불에 타 버릴 뿐이었다. 항량은 희생이 커질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이놈들아! 성벽을 기어 올라갈 생각은 아니하고 왜들 꽁무니만 빼느냐!" 하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집극랑(執戟郞) 韓信(한신)이 항량의 동태를 보다 못해 간한다. "공격을 퍼부을 수록 아군의 피해만 심해질 뿐이오니, 오늘은 공격을 일단 중지하고 수비를 견고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그러자 항량이 벼락같은 고함을 지른다.

"너는 무슨 돼먹지 않은 소리를 씨부려대고 있느냐? 나는 군사를 일으켜 한 번도 져본 일이 없었다. 이따위 성채 하나를 공략하지 못하고서야 장차 어떻게 큰일을 도모할 수 있겠느냐?!"

그 말에 卿子冠軍大將(경자관군대장) 송의(宋義)가 다가와 충고한다. "우리가 初戰(초전)에 승리하여 적을 너무도 가볍게 보고 있었습니
다. 敵은 초전에 패한 관계로 정신적으로 오히려 굳게 결속되어 있어서 쉽게 무너뜨리기 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장한은 소문난 명장이니 오늘 밤으로 승부를 보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韓信의 말대로 공격을 일단 중지하고 수비를 견고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좋다! 오늘 밤은 공격을 일단 중지했다가 내일 밤 子時를 기하여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장한 따위를 두려워할 내가 아니로다." 마음이 교만해진 항량은 장한을 깔보고 있었다.

항량은 정도성 공략에 실패하고 本營에 돌아오자, 북받쳐 오르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는지 혼자 술을 퍼마시고 있었
다. 집극랑 韓信이 그 광경을 보고 또다시 간한다. "군사는 싸울 때보다도 휴전했을 때, 더욱 경계해야 하옵니다. 적이 오늘 밤에 반격을 해 올지도 모르오니 장군께서는 술을 삼가 하시옵소서." 그러자 항량은 또다시 고함을 지른다.

"너 같은 조무라기가 무슨 잔소리가 이리도 많으냐! 내일 밤은 적을 뿌리째 뽑아 버릴 것이니 두고 보아라!"

그리고 술을 대접으로 계속 들이키는 것이었다. 韓信은 속으로 (아!... 항량은 兵事(병사)를 논할 그릇이 못되는구나!)하고
탄식을 하며 그 자리를 물러나와 버렸다.

그로부터 몇 시각이 지난 뒤, 병사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 먼동이 틀 무렵, 별안간 어디선가 일발 포성이 울리더니 수만의 秦軍이 함성을 울리며 楚軍 진지로 물밀듯이 쳐들어 왔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楚軍은 우왕좌왕하며 어둠 속에서 槍劍(창검)을 찾느라고 야단법석이었다.

秦軍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창과 칼로 찌르고 철퇴로 내려치며 楚軍을 짓밟았다. 어둠 속에서 비명이 난무하였고 동이 틀 무렵에는 楚軍의 시체가 땅을 덮었고 그들이 흘린 피는 바다를 이루었다. 술에 곯아 떨어진 항량은 호위병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시 피하기는 했으나 때마침 대장군 항량을 찾아다니던 秦將 孫勝(진장 손승)에게 발견되어 접전 끝에 뜻밖에도 전사하고 만다. 일찍이 雄志(웅지)를 품고 亡해버린 楚나라를 재건하려던 항량의 뜻은 이렇게 허무하게도 꺾여버렸다.

(술! ~ 자신을 이기지 못한 사람 들이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과음하는 술 ~

이것이 지나치면 어떻게 되는지를 項梁이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긴, 三國誌에서도 천하의 호걸 張飛(장비)도 술에 취해 부하들을 매질한 뒤, 곯아떨어지자 두 명의 부하에게 목이 잘리고만 사실이 있음을 독자 제위께서는 기억하시리라...)

이렇게 總(총) 사령관 項梁이 戰死(전사)하자 살아남은 병사들은 저마다 도망치기에 바빴다. 宋義 와 英布, 두 장수가 가까스로 남은 병사들을 규합하여 陳留에 새로이 陣을 구축하고 있을 때, 城陽에 주둔하던 劉邦이 급보를 듣고 달려왔다. 그러나 병사들의 사기가 워낙 떨어져 있어 반격할 상황이 아니었다.

劉邦은 패전한 병사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위로한다. 전쟁에서 "一勝一敗(일승일패)는 兵家之常事(병가지상사)"다. 오늘의 패전은 후일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니, 모두들 낙심 말고 더욱 분발하라." 병사들은 劉邦의 따듯한 위로에 감격했다.

한편, 宋義 장군은 壅丘 (옹구)로 달려가 項梁의 전사를 알리니, 항우는 그 자리에 쓰러져 울부짖는다. "나는 어려서
부터 숙부님 슬하에서 자랐고 兵學(병학)도 숙부님으로부터 배워왔다. 그러나 숙부님께서 大義를 세우고 의병을 일으켜 大
事를 도모하는 도중, 홀연히 가셨으니 이를 어쩌라는 말이오!"

항우의 통곡이 어찌나 통절했던지 이를 듣고 있던 부하 장병들도 하나 같이 눈물을 흘렸다. 軍師 范增(군사 범증)이 항우의 슬픔을 위로하며 "새로운 楚나라를 일으켜 보려던 武信君이 비록 돌아 가셨지만, 楚나라의 대업 은 성취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를 따르는 군사들이 30만에 이르니, 그 어찌 장래가 밝다고 하지 않을 수 있으오리까? 바라옵건데, 장군께서는 눈물을 거두시고 武信君 의 遺志(유지)를 계승하여, 하루속히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소서."

항우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대답한다. "무신군께서 성업의 결과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니 이처럼 슬픈 일이 어디 있단 말이오." 범증이 다시 말한다. "무신군의 공적은 크오나 이미 돌아가신 분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오니 대업을 완수한 후, 묘당(廟堂)을 새로 지어 해마다 제사를 크게 지내 드리셔야 하실 것이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옵니다. 장군께서 무신군께 진정으로 효도를 하시는 길은 무신군의 뜻을 이어 받으시어 하루속히 秦나라를 정벌하고 楚나라를 재건하셔야 합니다."

"너무나 원통하여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어찌하오." "아녀자들처럼 울기만 하시는 것은 오히려 孝(효)뿐만 아니라 大業(대업)의 장도에도 누가 되는 일입니다. 냉정함을 되찾아 하루속히 대업을 이루는 것만이 진정한 孝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항우는 그제서야 눈물을 거두고 결연히 말한다. "軍師의 말씀, 잘 알아 들었소이다. 그러면 일단 진류로 돌아가 무신군의 영결식을 치룬 다음 그 어른의 뒤를 물려받도록 하겠소.

項羽는 모든 군사들을 거두어 일단 陣留로 퇴각했다. 그리하여 劉邦을 비롯한 모든 장수들과 함께 項梁의 장례식을 엄숙하게 치루고 바로 그 자리에서 項梁의 지위를 이어 받은 項羽는 楚軍의 최고 사령관이 된다.

<계속>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cheongbaji | 작성시간 22.05.06 목빠지게 기다렸습니다~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