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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54 : 장한,진을 떠나다

작성자느랑골|작성시간22.06.24|조회수5 목록 댓글 0

*列國誌 54 : 章悍, 秦을 떠나다

章悍은 황제의 칙사인 조상을 영창에 가두었으나 이 후의 일에 대해서는 대책이 서지 않았다. 項羽가 언제 다시 쳐들어 올지 모르는데 咸陽에서 는 추가 파병은 고사하고 모함으로 생사람을 잡으려 하고 있으니,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난감하였다.

장한이 이렇게 궁지에 몰리자,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始皇帝였다. (시황제께서는 나를 믿으셨건만, 우매한 二世 황제는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드는구나! 장한은 간신 趙高와 二世 황제도 같은 부류라 판단했다. 그러나 황제가 비록 昏昧(혼매)하더라 도 나는 臣下의 도리를 다 해야 할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자, 마지막으로 황제에게 상소문을 직접 올려 보기로 한다.

나라를 구할 수 있는 방도는 오직 하나! 그것은 간신 조고의 일당을 조정 에서 깨끗이 쓸어버리고, 거국적으로 힘을 모아 楚군을 제압하는 방법뿐이라! 그리하여 장한은 二世 황제에게 비장한 상소문을 올리게 되는데 그 내용에는 다음 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 ~ 중략하고, 만약 폐하께오서 趙高의 간악함을 깨닫지 못하시고 계속 조고의 농간에 빠지신다면, 폐하께서도 머지않아 조고에 의해 비참한 末路(말로) 를 맞게 되실 것이옵고, 시황제께서 이룩해 놓으신 대진제국도 그로 인해 존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문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하고 쓴 마지막 가언 이었다. 그러나 상소문이 황제의 손에 들어갈 리 만무하였다. 조고는 장한 의 상소문을 읽어보고 분노로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어느 놈이 이 상소문을 가지고 왔는지, 그놈을 당장 끌어내 내 앞에서 주리를 틀어라!" 결국 애꿎은 使者(사자)만 고문으로 죽고 말았다. 장한은 그 소식을 듣고 통탄한다.

그때, 咸陽에서 망명해 온 진희가 장한에게 "장군께서 아무리 나라를 구하려고 애쓰셔도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趙高는 진작부터 장군의 가족들을 구금해 놓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장군께서 아무리 戰功(전공)을 세우셔도 趙高는 장군을 절대로 살려두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러면 나는 앞으로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趙常을 즉시 참수하시고, 장군께서는 前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새로운 각오라니? 새로운 각오란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 .... "

진희는 바로 대답하기가 난처한 듯, 잠시 주저하는 빛을 보인다. 장한은 눈앞의 현실이 하도 암담하여 진희에게 다시 묻는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구려. 각오를 새롭게 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주시오." 그래도 주저하는 빛을 보이던 진희는 결심이 섰는지 비장하게 대답한다. "秦나라는 머지
않아 亡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장군께서 는 更生(갱생)하실 수 있는 길을 찾으셔야 하옵니다. 그 길은 楚將 항우와 제휴하여 秦나라를 하루빨리 멸망시키는 일입니다."

장한은 진희의 말을 듣고 펄쩍 뛸 듯이 놀란다. "아니, 나더러 항우와 손잡고 秦나라를 내 손으로 멸망시키라는 거요? 그건 안 될 말이오. 평생을 충절로 살아온 나더러 어찌 변절을 하라는 말이오?" 진희가 다시금 타이르듯 대답한 다. "물론 장군의 충절은 참으로 타의 귀감입니다. 그러나 충절을 하려면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하거늘, 二世 황제는 趙高와 짜고 장군을 숙청하려고 하는데, 장군은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말씀입니까? 나를 죽이려는 '사람을
위해 충성을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옵니까?" (어디 선가 들어본 얘기네!?...)

말인즉, 듣고 보니 옳은 말이었다. 임금 없이 어찌 충신이 있을 것인가? 그러나 장한은 <변절>이 라는 말 자체가 비위에 거슬려 "듣기 싫소! 듣기 싫으니 썩 물러가시오!" 하고 화를 내면서 진희를 쫒아버렸다.

그러나 암담한 현실이 화풀이로 해결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날마다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데 어느 날, 趙나라의 陳餘(진여) 장군으로 부터 뜻하지 않은 친필 서한을 받았다.

<將軍께서 趙高의 모함에 빠져 고민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일찍이 秦나라의 名將 白起(명장 백기)장군은,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지대한 공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간신배들의 모함으로 결국 賜藥(사약)을 받아 죽음을 당했고, 가까이는 만리장성을 쌓는데 공로가 많았던 <夢焰,몽염,>장 군도 간신 조고에 의해 죽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군이 그의 마수에 걸려 들었다고 하니, 무슨 재주로 화를 면할 수가 있으오리까? 秦나라는 이미 宦官 조고의 천하가 되어 버려, 秦나라가 조만간 亡할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군께서는 그 점을 감안하여 心氣一轉(심기일전), 각 지방의 諸侯(제후)들과 협력하여 秦나라를 미련 없이 滅하시고, 스스로 大事(대사)를 도모해 보심이 어떻겠습니까?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지금이라도 항우와 뜻을 같이하여 갱생의 길로 나아가시는 것이 현명한 판단으로 사료됩니다. 깊이 숙고해 보시옵소서.>

진여의 충고는 수일 전에 들은 진희와의 의견과 너무도 흡사하였다. 장한은 진여의 우정 어린 서한을 받고 마음이 크게 동요되었다. 賢君(현군)이 없는데 어찌 忠臣이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백기 장군과 몽염 장군은 결국 충성을 다하다가 간신 조고의 손에 죽고 말지 않았는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어리석게 그들의 前轍(전철)을 밟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장한이 이와 같은 고뇌에 잠겨 있는 어느 날, 진희가 다시 나타나서 지나가는 말처럼 물어보는 것이었다. "일전에 제가 말씀드린 문제에 대하여 생각 좀 해 보셨습니까?" 장한도 이제는 화를 내지 않았다. "항우와 뜻을 같이하여 갱생의 길을 모색해 보라는 말씀이오?" "예, 그러하옵니다. 어차피 홀로 大事를 도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項羽와 힘을 합친다면 大事를 도모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옵니다." "장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나와 항우는 뜻을 같이할 사이가 못되네." "어째서 뜻을 같이 할 사이가 못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 이유는 항우의 숙부인 항량을 죽인 사람이 바로 나요! 그런 까닭에 項羽가 나를 <불구대천의 원수> 로 여기고 있는데, 그러한 항우와 어떻게 손을 잡을 수가 있겠소?" 진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장군께서 항우와 뜻을 같이할 용의만 있으시다면, 그런 문제는 제가 항우를 직접 찾아가 해결해 보겠습니다. 천하를 경영하려는 이때에, 그와 같은 사사로운 일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으음... 그대는 그만한 자신이 있다는 말이오?" "자신도 없이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함부로 드릴 수 있겠습니까?"

진희는 장한의 허락을 받고, 항우를 만나고자 초진으로 말을 달렸다. 항우는 진희를 만나자 대뜸 큰소리를 치고 나온다. "장한이 說客 (세객 : 말로써 상대방을 설득하는 사람. ~ 오늘날로 치면 유능한 외교관이나 변호사)을 보낸 것을 보니, 몹시 곤경에 처한 모양이구려."

그러나 진희는 항우가 큰소리를 치거나 말거나 자기 할 말을 당당하게 펴나간다. "진초 양군(陳楚 兩軍)은 전투태세로 대치(對峙)한 지가 너무도 오래 되었습니다. 따라서 군사들은 피차간에 몹시 지쳤고, 재정적으로도 쌍방이 몹시 궁핍해졌습니다. 이런 상태는 楚군을 위해서나 秦군을 위해서나 결코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옵니다.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양군은 자멸해 버리고, 제 3자에게 漁父之利(어부지릭)를 안겨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항우는 소리 내어 웃으며 비꼬듯 말한다. "하하하, 그러니까 나더러 장한에게 항복을 하라는 말인가?" 항우의 입에서 <항복>이라는 말이 나오자, 진희는 그 말을 순간적으로 역이용하여 이렇게 말했다. "아니옵니다. 천하의 명장 項羽 장군께 누가 감히 항복을 권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장군께서 장한의 항복을 너그럽게 받아 주시기를
권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뭐? 장한이 나에게 항복을 하겠다는 말이오?" "예, 그러하옵니다. 장한은 진작부터 본인의 역부족 을 깨닫고 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趙高의 모함에 빠진 원한도 있고 하여 마침내 장군 에게 투항할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하니 장군께서 장한의 투항을 흔쾌히 받아들여 주시옵소서. 제가 장군을 찾아뵙게 된 동기는 바로 거기에 있사옵니다." 항우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장한은 나의 숙부를 살해한 나의 원수요. 설사 그가 항복을 해온다 해도 내 어찌 그런 원수를 살려둘 수 있단 말이오?."

진희는 그 소리를 듣자, 별안간 仰天 大笑(앙천대소)를 하면서 혼자말로 이렇게 빈정댔다. "아!... 나는 項羽라는 인물을 大虎(대호)로 알고 있었는데 정작 와서 보니 항우는 한갓 고양이에 지나지 않았구나!"

그것은 항우에 대한 도를 넘어 선 모욕의 말이었다. 그러자 항우는 크게 怒하여, 허리에 차고 있던 劍을 뽑아 들며 진희에게 호통을 친다. "뭐가 어쩌구 어째? 네 놈이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진희는 항우가 화를 내거나 말거나 의연히 말을 계속 이어간다. "내가 듣던 장군과는 달리, 막상 만나고 보니 장군의 그릇을 알 수 있었소이다. 그러니 내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으리오. 무릇 진정한 영웅이란 "爲國忘家 用賢略仇<위국망가 용현약구>"해야 한다고 하였소. (나라를 위해서는 집안 일을 잊어버리고, 어진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원수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장한은 장군의 숙부를 사사로이 죽인 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나라를 위해 전투 중에 죽인 것뿐이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장군께서도 아신다면 章悍을 원수 대하듯 할 일은 아니지 않소이까? 그런데 장군은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어 大本을 망각하고 있으니 내 어찌 장군을 큰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소이까?"

항우는 진희의 물 흐르듯 논리 정연한 변론에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존심이 용납치 않아서인지, "네
이놈! 아직도 주둥이를 방자스럽게 놀릴 작정이냐?!" 하고 또 한번 호통을 쳤다. 그러자 아까부터 이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軍師(군사) 범증이 앞으로 나와 항우에게 "장군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사오니, 저 사람을 숙소에 돌아가 기 다리고 있게 해 주소서." 하고 항우를 말리며 나선다.

항우는 범증의 요청을 받고, 진희에게 말한다. "장한에 대한 문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여 대답할 테니, 일단 숙소에 돌아가 기다려 주시오." 진희가 물러가고 나자, 범증이 머리를 조아리며 아뢴다. "장한이 투항하려고 사람을 보내 왔으니, 장군께서는 그의 투항을 무조건 받아 들이시기 바랍니다."

"그 이유는?" "咸陽을 함락시키려면 우선 函谷關(함곡관)부터 점령해야 하는데, 우리가 函谷關으로 쳐들어가지 못하는 이유 는 그곳에 장한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장한은 그처럼 뛰어난 백전 노장입니다. 그러한 장한이 지금 우리에게 투항해 오려는 이유는, 趙高의 모함에 빠져서 죽음을 면키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장군께서는 사사로운 원한을 생각지 마시고 大本에 쫒아 그의 항복을 은의(恩義)로 받아들이시면, 그는 장군에게 신명을 다해 충성할 것이옵니다."

"음.....," "지금 秦나라에서 믿을 만한 장수라고는 오직 장한 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옵니다. 그러므로 장한만 우리편으로 끌어 오면, 秦나라는 비어있는 나라나 다름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함양을 함락시키기는 식은 죽 먹기보다도 쉬운 일이 될 것이 아니옵니까?"

"흐음....," 항우는 아직도 장한에 대한 감정의 골이 풀리지 않았는지 시큰둥한 표정만 계속 짓고 있었다. 그러자 범
증이 다시 음성의 톤을 높여 말한다. "만약 우리가 장한의 투항을 받아 주지 않으면, 장한은 他國(타국)으로 옮겨가 우리
에게 필사적으로 맞서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秦나라를 정복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적과 싸워야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옵니다."

"흐음....," 항우는 떨떠름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었다. 백발이 성성한 범증은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어 "章悍 이 진희를 시켜 우리에게 투항을 자청해 온 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기회입니다.
예로부터 '天與不取 反受其咎'(천여불취 반수기고)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늘이 베푸는 것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殃禍(앙 화)를 입게된다.> 는 말씀이오니, 장군께서 는 舊怨(구원)을 깨끗이 잊으시고, 장한의 투항을 흔쾌히 받아 들이시는 大人의 풍모를 보여 주시옵소서.

국가 백년대계는 인재를 등용하여 잘 쓰는 데 있사옵니다. 숙부의 원수를 갚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일이옵고, 훌륭한 장수를 얻는 것은 천하의 公事(공사)를 도모하는 일이옵 니다. 사사로운 일로 천하의 公事를 그르치지 않도록 하시옵소서.

(진실로 진실로, 지금 이 나라에 范增같은 인물이 있어야 하건만, 오직 정권유지를 위하여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편
갈라 놓는가 하면,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 것도 恨스러운데 南은 東西로 분열되더니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진보와 보수로 이념에 경도되고, 사리사욕에 혈안이 된 者들만 득시글거리고 있으니... 이를 어이 할거나!....)

범증이 이같이 설득하자, 항우는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얼굴을 들어 결연히 말한다. "軍師의 말씀, 잘 알아들었소이다. 그러면 장한의 使者(사자)를 이리로 부르시지요." 항우는 진희를 불러들여 웃음까지 지으며 말했다.

"范增 軍師의 권고에 따라 장한 장군의 투항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니, 貴公(귀공)은 함곡관으로 돌아가 장한 장군에게
勅使(칙사)의 목을 베어 가지고 오도록 하시오." 진희가 크게 기뻐하며 函谷關 으로 돌아와 모든 것을 사실대로 告하니, 장한은 조금은 불안스러운지 "范增은 천하에 널리 알려진 무서운 道士(도사)요, 그가 詐術(사술)로써 나를 꾀어다가 잡아 죽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 점이 의심스러우시다 면, 제가 항우를 다시 찾아가 다짐을 단단히 받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진희가 항우를 다시
찾아와서 "장군께서는 설마, 장한을 속임수로 꾀어 죽이려는 것은 아니겠지요?"하고 물으니, 항우는 크게 웃으며 대
답한다. "丈夫 一言(장부일언)은 重千金(중천금)이라 하였소." 내가 장한 장군을 죽이려 한다면 어찌 이 같은 잔꾀를 쓰겠소. 그 점이
의심스럽다면 내가 證標(증표)를 주리다." 항우는 화살 한 대를 부러뜨려, 한개는 진희에게 주고 다른 한 개는 자기가 간
직하면서 말한다. "이 증표를 가지고 가서 나를 믿고 안심하고 오시도록 하시오."

진희가 函谷關(함고관)으로 돌아와 그 증표를 장한에게 전하니 장한은 크게 기뻐하면서, 옥에 갇혀있던 칙사 趙常(조상)을 끌어내 바로 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모든 장수들과 함께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10만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나와, 항우가 주둔하고 있는 장남에서 30리쯤 떨어진 곳에 陣을 펼쳤다. 그리고 수십 명의 장수들과 함께 白旗(백기)를 높이 들고, 소금에 절인 칙사 趙常의 수급을 가지고 항우의 진지로 찾아오니, 항우는 범증을 비롯하여 많은 장수들을 거느리고 원문(轅門)까 지 몸소 영접을 나왔다. 장한은 땅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항우에게 告한다.

"소장은 장군의 숙부를 살해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장군께서 소장을 이처럼 정중하게 맞아 주시니 감격스러운 말씀 다할 길이 없사옵니다. 차후에는 신명을 다해 장군을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항우는 장한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한다. "장군이 우리에게 오셨으니, 이제 우리는 운명을 같이할 동지가 된 것이오. 어제의 이 오늘에는 생사고락을 같이할 심우(心友)가 되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오. 나는 장군을 굳게 믿고 있으니 많이 도와주시기 바라오. 우리가 목적을 달성하는 날, 장군의 공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오."

"....."

장한은 감격스러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흐르는 눈물만 훔쳤다. 실로 착잡하기 그지 없었으리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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