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홍콩영화의 상징적 장르로 불리던 느와르는 이제 그들 자신도 ‘부활되어야 할 장르’로 말하고 있다. 미국으로 간 오우삼을 다시 불러올 것인가? <강호>로 데뷔하는 황정보 감독과 홍콩 영화계에서 유일하게 느와르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작가 크리스티 토는 ‘우리가 하겠다’고 나선다. 홍콩 느와르의 신문법을 쓴 영화로 알려진 <강호>를 가지고 부산국제 영화제를 찾은 두 사람을 만났다.
먼저 황정보 감독에게 묻고 싶은 건.... 당신의 프로필을 간단히 말해달라.
7살 때까지 광동에서 살았고 어머니가 경극배우로 활동 해 리허설 때마다 지켜보았다. 그때부터 ‘무대’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였는데 매일 탁자 위에 흰종이를 한장 씩 두고 가면서 나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다. 영화를 전공하지는 않았다.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3살 때부터 시작했다. 그전에는 안경디자인 일을 하고 밴드활동도 했었다. 음악을 들을 때 움직이는 이미지를 담으려고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그 후 단편영화제에 참가해 금상을 받았다. 그 영화제때 심사위원이 재능이 있는데 왜 안경디자인 일을 하냐고 했었다.
Q. 독립영화를 찍다가 유명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찍은 소감은?
독립영화는 10여명의 스탭이 모여서 영화를 찍는 반면에 상업영화는 한 장면을 찍는데 5~60명의 조연배우와 스탭들이 찍는 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들뜨고 행복했다. 이 영화를 찍는 내내 나는 무척 들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황제처럼 대접 해줘서 좋았다. 예를 들면 내가 콜라를 무척 좋아하는데 독립영화를 할 때는 내가 콜라를 가져다 먹어야 하는데 <강호>때는 콜라를 알아서 가져다 주더라구.
독립영화만 하다가 거대규모의 상업영화를 할 때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느와르 영화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할 수 없는 데 과거 홍콩 느와르 영화에 비교 당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프로듀서인 증지위가 처음에 2개의 시나리오를 주면서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 때 난 <강호>를 선택했다. 증지위가 처음 연출을 의뢰했을 때 부담감이 컸고 주연배우가 유덕화, 장학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부담감이 커졌다. 그 두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최고조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두 배우가 나에게 어떤 영화를 찍고 싶은지 물었고, 내가 이러이러한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찍어라. 잘해보자’라고 말하면서 격려해줘서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촬영기간 내내 그들은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강호’의 주제는 무엇인가?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정’이다. 사람의 모든 감정, 애정, 질투, 증오, 복수 등 모든 것의 밑바탕에는 ‘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홍콩영화와 한국액션영화의 차이점은?
홍콩의 액션영화는 세계적인 마피아인 삼합회를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액션영화는 굉장히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만드는 게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홍콩영화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당신은 홍콩영화의 현재를 어떻게 보는가?
전성기 때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마구 찍어대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나 앞으로 다시 부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인 것이든 예술적인 것이든 여러 방면에 가능성 있는 인재들이 많고, 중국 개방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이 경제침체기 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등 예술산업이 아직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나?
경제는 계속 순환되는 것이니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제가 좋지 않아도 항상 영화를 보는 소비자층은 있다.
크리스티 토. 당신의 프로필을 간단히 말해달라.
나는 평범한 1979년생 시나리오 작가다. 홍콩 내에서 ‘남자영화’를 쓴 유일한 여성 시나리오 작가라는 특이점은 있지만.
<강호> 시나리오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 되었나?
처음에 프로듀서인 증지위가 시나리오 집필을 제안하면서 outline을 정해주었다. 소재와 비정한 ‘강호’의 세계가 드러날 것, 형제에 관한 이야기이며 하루사이에 일어난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돈, 여자를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검은 세력들도 실상은 평범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이 시나리오를 쓰는 출발점이었다. 여기에 나의 호기심을 덧붙여서 집필했다. <강호>는 평범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1979년생이고 여자인데 어떻게 이런 남성느와르 영화를 쓰게 되었나?
호기심에서 시작 되었다. 마피아세계에 있는 사람들도 사실 평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쓰게 되었고 <영웅본색> 등의 예전 홍콩느와르 영화를 많이 보고 참조하였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
약 3개월 정도 걸렸다.
계속 느와르 영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쓸 것인지? 연출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다른 세계, 신선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영화를 해보고 싶다. 무술액션, 호러, 멜로, 경찰 이야기 등 다 써보고 싶다. 감독은 30대 이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
돈은 많이 벌었나?
둘 다 첫 데뷔작이라 많이 받지 않았다. 그리고 서로 식사대접을 하다가 돈을 다 썼다.(웃음)
다른 작품 쓰고 있는 것이 있는지?
관심있는 작품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자꾸 남성세계를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시나리오 작가들에게는 자기 안에 여러 개의 서랍을 가지고 있어 그때그때 열어서 쓴다. 현재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으며 일단 프루트 첸 감독과 차기작을 함께 하기로 결정되어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시나리오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소설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래 시나리오작가가 되고 싶어했었다.
한국배우 중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전지현을 무척 좋아하며 정말 좋은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의 연기가 무척 인상 깊었으며 특히 자살하려고 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눈에 자살하고 싶다는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 무척 놀랐었다. 대단한 배우다.
두 사람 모두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느와르영화를 할 계획인지?
어두운 뒷골목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강호>로 느와르 영화를 하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배우와 스탭들과 일하게 돼서 둘 다 무척 행복했다. 앞으로는 느와르 장르가 아닌 다른 영화를 하고 싶다. 물론 신선한 소재라면 느와르 영화라도 할 의향이 있다.
인터뷰 제공 : 지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