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아날로그 사진과 디지털 사진
사진은 전통적인 시각예술과는 다르게 과학기술의 발달에 영향을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므로 그것에 따라서 표현매체의 특성과 개념이 달라진다. 카메라 메커니즘과 감광유제는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매체의 기본적인 성격이 새롭게 규정되어지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감광유제와 필름과 인화지의 지지체가 변화되었는데, 전통적인 아날로그 사진의 마지막 유제는 은염이고 필름과 인화지의 마지막 지지체는 셀룰로이드와 종이이다. 즉 필름과 인화지 표면을 이루는 은 입자가 상을 맺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전통적인 은염사진은 광학과 화학적인 프로세스의 산물인 것이다. 그와 다르게 디지털사진은 광학과 전자공학의 산물이다. 렌즈를 통해서 카메라 바디에 들어온 빛이 디지털이미지로 존재하게 된다. 즉 디지털 이미지는 수많은 타일로 구성된 모자이크 그림과 같이 사각형 픽셀의 집합으로 구성된 것이다. 아날로 사진과 디지털 사진은 이미지가 생성되는 방식이 렌즈를 통해서 들어온 빛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상을 맺히게 하는 방식이 화학과 전자공학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의 프린트 과정도 전혀 다르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프린트가 일반화되어 있어 아날로그 사진도 디지털 프린트로 최종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사진이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만나면서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진작품이 제작되고 있다. 과거에는 암실작업에서 작가가 이미지형성에 개입하지만, 이제는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작가의 표현의지가 개입되는데 좀 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생산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 사진은 작가가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지만 디지털 사진은 사실상 표현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사진이 표현방식으로 수용하면서부터 사진가는 현실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재구성하여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은 과거에 화가가 그린 그림과 같이 작가의 표현의지가 자유롭게 개입된 것이지만, 현실과의 구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현실 그 자체이다. 디지털 사진을 제작하는 표현방식과 작가의 작품제작태도는 소설가 소설을 쓰거나 영화감독이 영화를 제작하는 태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작가가 명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내러티브를 창조한 결과물이 디지털시대의 사진작품인 것이다.
디지털 사진작품의 내부를 살펴보면 현실을 재료로 하여 작가가 자신의 미적감수성과 세계관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작가 매기 테일러와 다니엘 리의 작품에서 그것이 잘 드러나고 있다. 현대미술의 여러 표현매체 중에 하나가 사진이다. 사진은 예술가가 자신의 표현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한 사진작품제작 방식의 변화가 사진의 기본적인 개념과 미학에 변화를 가져왔지만, 전통적인 사진제작방식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제작방식을 수용하느냐는 작가의 주관에 의해서 선택해야하는 표현방식 일뿐이다. 디지털사진의 특성 자체가 현대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