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사진작품의 완성
19세기 예술사진은 화가출신의 예술지향적인 사진가들이 사진을 당시의 주류예술인 회화와 동등한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서 노력한 최종 결과물이다. 그래서 내용적으로나 외형적으로 회화와 유사한 결과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여러 장의 필름을 조합인화하거나 물감과 유제를 혼합하여 프린트하기도 하고 촬영 할 때에 연 초점 렌즈를 사용하여 선명도가 떨어지는 최종결과물을 생산하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통적인 회화와 같이 한 장으로 주제를 표현하려고 노력 하였다. 하지만 ‘라이프’와 같은 포토저널리즘 잡지에 발표 된 작품이나 현대영상사진은 회화적인 표현방식에서 탈피하여 한 장이 아니라 최소한 2장 이상으로 특정한 주제를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현대사진에서는 탈장르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회화적인 표현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지만, 작품 한 장 한 장마다 서사구조를 갖추면서도 여러 장의 사진이 모여서 특정한 주제를 시각화한다. 회화는 특정한 주제를 정하여 캠퍼스에 그것을 재현하면 작품이 완성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사진은 사진가가 자신이 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촬영, 현상, 인화 과정을 거친 이후에 주제에 부합되는 사진을 고르고 그것을 최종적인 작품사이즈로 프린트한 다음에 작품의 내용과 어울리는 액자로 작품을 포장하여야 작품이 완성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사진에서는 사진가가 영화감독과 같이 명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주제 및 소재 그리고 표현방식을 선택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전통적인 모더니즘 사진가처럼 현실에 존재는 사물이나 특정한 사건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이후에 암실작업을 통하여 그것을 재현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주제와 부합되는 특정한 소재를 만들거나 상황을 완벽하게 연출하여 마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제작하듯이 사진작품을 제작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진이 디지털테크놀로지와 만나면서부터는 디지털프로그램에서 현실에서 수집한 특정한 이미지를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이미지와 상황을 창조하여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현대사진에서는 촬영과정 못지않게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한 후처리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현대사진에서는 사진가가 정한 주제를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보완하는 후처리 과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매체예술이므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매체가 발전하게 되면 작업과정도 달라지고 미학도 달라진다. 디지털테크놀로지와 만난 현대사진은 그것을 잘 반영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제 사진작품의 완성은 암실이 아니라 컴퓨터모니터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사진의 개념과 미학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테크놀로지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대사진을 비롯한 동 시대 시각예술은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장르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조형질서와 미학이 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동시대 시각예술의 가장 큰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