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꽃이 뭉실하다 / 박종영
봄이 오는 길목을 지키고 선
키 작은 풀꽃의 정성으로
푸른 들녘을 선물 받은 우리,
한식 곡우 지나 어느새
이팝나무 꽃숭어리가 뭉실하게 푸짐하다
꽃을 피우는 바람의 상처는 보이지 않고
이 봄날 지우지 못한 기억 하나 밤을 새우게 한다
봄바람이 떠난 자리
한낮이 여름을 흉내 낸다
무성한 푸른 잎이
어두운 마음 위에 그늘로 웃고 있다
사월의 꽃 이팝나무가
하얀 쌀밥처럼 뭉실하게 피어
누구네 가슴처럼 하얗게 일렁인다
계절은 귀한 생명들이 모여
한 세월 머물다 가는 바람의 길이다
눈물 같은 봄날이 인색하지 않아 고마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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