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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마을 유달산 詩集

길위에서 / 고은순 - 신춘문예공모나라 작품집11

작성자박종영|작성시간26.06.21|조회수0 목록 댓글 0

길위에서 / 고은순

 

돌계단이 닳아 있는 길은

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한숨이

낮게 드리우고

 

떠나던 날의 발걸음과돌아오지 못한 시간들이

겹겹히 눌려한 고개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산 허리를 감고 흐르는 바람은

누구의 이름을 부르다 멈추었는지

끝내 넘어가지 못한 말들이

구름에 걸려 있는

 

이 길위에서 등을 돌렸고

또 누군가는 끝내 돌아오지 못한 채

먼길로 들었으리라

 

나  또한 오래전

보내지 못한 사람 하나

마은에 묻은 채 살아왔음을

이 고개에 서고서야 알았습니다

 

넘어가면 잊힐 줄 알았던 것들이

돌계단 사이에 앉아

자꾸 말끝을 붙잡습니다

 

사람이 떠난 자리마다

시간이 먼저 남고

그 시간은 길이되어

또 누군가를 지나가게 합니다

 

여기가

그 많은  삶이 넘어가던 자리

 

그리운 것들이

끝내 다 건너지 못하고 

바람으로 머물던 곳

 

문경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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