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항심. 염 기식
수북히도 쌓였구나.
바람에 뒹글어
갈 때 만이라도
외롭지 않으려고
사계절 품어 안고 떨어진
그대들은
찬 바람 스치는 길에 길섶에
한적한 숲 속에
그렇게 많이도 쌓였구나.
체념인양 달관인양
세월을 먹고 마시다가
고운 빛깔에 취해
추락의 두려움도 모르고
여기저기 모여
바람이 부는대로
발길에 채이는대로
짓 밟히고 치이고
으스러지고 깨져도
그저 사그락 거리며
영원한 잠을 위해
짙은 침묵에 잠겼구나.
나 이제 낙엽되어
떨어진 그대를
더 이상 낙엽이라
부르지 않으련다.
스산함과 외로움에
처절하고 고독했던 몸짓도
가녀렸던 연 초록도
무성했던 잎새도
화려했던 단풍도
고운 햇살에 살랑이던 모습도
한 순간 모두 벗어 던지고
어쩌면 그렇게 편히도 모여
상흔에 회한에
상심한 발길들에
무언의 클릭을 암시하며
너희도 어느땐가
나처럼되리라는
짙은 암시만을 남긴체
여기저기 함께 모여 뒹글며
편히도 쉬는구나.
나 이제 더 이상 낙엽을
눈물이라 쓸쓸함이라 허무라
부르지 않으리라.
세월의 고운 흔적을
품어안고 긴긴 잠 속에서
아름다운 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져 기절한
세상에서 가장 행복을
잘도 전하고 전파하는
천상의 아름다운 행복 엽서라
부르리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리의 몸 짓이라 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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