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산
배승환
하늘에 검은 장강이 흐르더니
버팅기던 장막
열두 개 살 위로
생살을 삼키는 사자
찢어진 개의 입
촉에 독을 먹은 화살
M16 개머리판
수만 드론이 날아왔다
우양산에 붙어살던
수많은 부메랑 드론이
흰 구름에 가린 검은 태양을 향하고
저무는 낮달의 절구통 속으로
라일락꽃 향기를 품고
거지 나사로에게 던진 신사임당 지폐
타락한 천사를 위해 잘린 기도의 손이
날아갔다
드론을 공격하는 드론
삼백육십오 일 스물네 시간
우양산을 배낭에 넣다가
이제는 양손에 쥐다가
세찬 바람에 날릴세라
심장 좌심실
깊숙이 넣어 온몸을 세웠다
우양산 시작노트
‘우양산 시작노트’
두 낱말은 표준어가 아니다.
‘우양산과 버팅기다’시를 위해 만든 말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바로 살아 있는 낱말이다. 초현실주의 시를 지향하지만, 사람들의 감각과 경험에서 멀어진 문장을 쓰고 싶지는 않다. 볼 수 없는 그림이 그림이 아니듯이 읽을 수 없는 글이 문학이 될 수 없다. 문인은 고뇌를 통해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하는 사람이라 믿는다.
시어를 만든다는 것은 완전히 전혀 새로운 말을 창조하는 일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마음속 보이지 않는 곳에 잊혔던 단어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저 멀리 있는 냄새들을 끄집어내어 옥 같은 보석으로 연마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깨닫게 하는 것이다.
걸으며 주제와 소제를 생각한다. 규칙적인 리듬으로 한 발 옮길 때마다 자연스러운 언어를 생각한다. 연과 행이 주제로 연결되도록 심장으로 호흡한다.
그리고 며칠 되뇌며 숙성한다.
초안을 연필로 만든다.
그러나 첫 연의 비표준어‘버팅기던’을 그대로 둘지 ‘버텨내던’‘버텨낸’ 버텨오던‘이라는 표준어로 고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 단어는 입과 머리에서 맴돈다.
이제 일차 초안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