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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평촌문학

샤갈 자반고등어 한 손 그리고 바람의 갈비뼈

작성자박선희|작성시간26.06.08|조회수33 목록 댓글 0

샤갈 그림 속의 여인은 이름의 단추를 모두 풀어헤친 채

먼저 떠오른 마음의 뒤꿈치를 따라가고 있었다

 

사흘 뒤 자반고등어 한 손이 되기 위해 고등어 두 마리가

몸을 걸었다 첫날에는 무거운 젖은 외투 같던 몸이

둘째 날에는 어깨선을 세웠다

거의 벗겨진 푸른 은빛 비늘 단추처럼 반짝였고

촘촘한 갈비뼈는 안감을 드러낸 살갗의 옷

꼬리는 물결의 주름을 하나씩 벗고

끝내 바다를 놓지 못한 채 파도 한 장을 품으려다

눈에 피멍이 들었다

 

한쪽에 몇 해째 접어 둔 그리움

목둘레만 늘어난 회색 스웨터로 걸려 있었다

건네지 못한 말은 구겨진 손수건이 되어 단추구멍

사이를 건너고 외로움은 짝을 잃은 양말 한 짝으로

바닥없는 신발 속을 걸어 다녔다

후회는 얼룩진 앞치마를 오후의 이마에 펼치고

기다림은 무릎 닳은 청바지로 빈 시간의 벤치에 앉아

계속 같은 자리를 남기고

한 번도 입지 않은 흰 셔츠 아직 태어나지 못한 꿈이 

안주머니에서 조금씩 펴지고 있었다

 

그때 보았다

 

땅과 하늘이 서로의 안감을 뒤집어 입는 것을

 

바람의 갈비뼈 끝에서 끌어당김의 기억 속 아직

아무도 입지 않은 하늘 한 벌이 잃어버린 이름의

단추를 채우듯

자반고등어는 끝내 삼키지 못한 수평선을 입 밖으로

꺼내 놓고 싶었고 한 번도 입지 않은 흰 셔츠의 

안주머니에 접혀 있던 꿈은 먼저 소매 밖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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