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그림 속의 여인은 이름의 단추를 모두 풀어헤친 채
먼저 떠오른 마음의 뒤꿈치를 따라가고 있었다
사흘 뒤 자반고등어 한 손이 되기 위해 고등어 두 마리가
몸을 걸었다 첫날에는 무거운 젖은 외투 같던 몸이
둘째 날에는 어깨선을 세웠다
거의 벗겨진 푸른 은빛 비늘 단추처럼 반짝였고
촘촘한 갈비뼈는 안감을 드러낸 살갗의 옷
꼬리는 물결의 주름을 하나씩 벗고
끝내 바다를 놓지 못한 채 파도 한 장을 품으려다
눈에 피멍이 들었다
한쪽에 몇 해째 접어 둔 그리움
목둘레만 늘어난 회색 스웨터로 걸려 있었다
건네지 못한 말은 구겨진 손수건이 되어 단추구멍
사이를 건너고 외로움은 짝을 잃은 양말 한 짝으로
바닥없는 신발 속을 걸어 다녔다
후회는 얼룩진 앞치마를 오후의 이마에 펼치고
기다림은 무릎 닳은 청바지로 빈 시간의 벤치에 앉아
계속 같은 자리를 남기고
한 번도 입지 않은 흰 셔츠 아직 태어나지 못한 꿈이
안주머니에서 조금씩 펴지고 있었다
그때 보았다
땅과 하늘이 서로의 안감을 뒤집어 입는 것을
바람의 갈비뼈 끝에서 끌어당김의 기억 속 아직
아무도 입지 않은 하늘 한 벌이 잃어버린 이름의
단추를 채우듯
자반고등어는 끝내 삼키지 못한 수평선을 입 밖으로
꺼내 놓고 싶었고 한 번도 입지 않은 흰 셔츠의
안주머니에 접혀 있던 꿈은 먼저 소매 밖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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