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노로냐의 파도 앞에서 (이미경 2026-06-09)
밀려오는 파도 앞에 서면
가슴 한켠에는 두려움이,
다른 한켠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갈망이
서로를 밀어내듯 일렁인다.
부서지는 파도 위에 몸을 실었을 때
눈과 눈물, 콧물과 짠 바다가
뒤섞여 나를 삼키고
나는 내가 아닌 해파리가 되어 흔들린다.
깨지는 곳에 머무는 삶은
늘 넘어지고, 늘 흩어지고,
숨 고르기에 분주하다.
어느 순간,
나는 방향을 바꾼다.
부서짐이 아닌,
파도가 태어나는 곳으로.
그곳에서는
파도는 나를 밀어내지 않고
두둥실, 나를 들어 올린다.
때로는 그것을 뚫고 지나
그 너머에 닿을 때,
세상은 더 넓고, 더 부드럽게
나를 맞이한다.
파도를 등지고
팔을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두려움은 여전히 뒤에 남아 있지만
나는 더 이상 그 안에 있지 않다.
노로나의 바다 속,
물고기들과 함께 숨 쉬며
나는 깨닫는다.
경계 너머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고,
두려움 너머에는
조용한 확장이 있다는 것을.
인생은
부서지는 곳에 머무를 수도,
태어나는 곳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만약 그대 앞에 파도가 있다면
망설임 속에서도
조금 더 앞으로.
그 한 번의 용기가
그대를 다른 세계로 데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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