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해일 아저씨라고 불렀다
삼십 년째 밤의 물때를 지킨다
우표가 물비늘처럼 반짝이던 시절에도
푸른 알림창들이 어둠을 헤엄치는 지금에도
선반 맨 끝 늘 앉아 있는 표류병
더 높은 선반 오래 잠긴 상자 속에 감추어도
새벽이면 어느새 제 물때를 찾아 돌아와 있었다
마치 밤사이 보이지 않는 물길이
선반 끝까지 이어져 있는 것처럼
밤마다 항구에는 수많은 것들이 밀려왔다
갓 접은 종이배들은 가벼운 물새처럼 떠났고
한쪽 모서리가 닳도록 손 쥐어졌던 엽서들
주소를 여러 번 덧쓴 봉투들은 젖은 밧줄처럼
늦게 움직였고 떠난 것들의 빈자리마다
다른 것들이 들어와 빈 칸은 늘 잠시뿐
그 사이 표류병은 한 번도 길을 떠나지 않고
늘 같은 물때에 닿아 있었다
겨울이 몇 번 바뀌고 그의 머리카락이 파도
거품인 듯 희어졌을 무렵
해일 아저씨는 그 물때에 귀를 대어 보았다
찰랑 물소리 대신 종이 한 장이 자신을 접는 소리
찰랑 접힌 시간이 다시 펼쳐지는 소리
찰랑 건너지 못한 문장 하나가 병 속에서 오래
몸을 뒤척이는 소리 그 한 문장이 아직 출발하지 못해서
동이 틀 무렵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
빈 종이들의 항구에서
'다음에 이야기하자' 접힌 채 늙어가는 소리가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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